여의도 시범아파트 스카이라인이 달라진다! 구자훈 MP 인터뷰
내 손안에 서울
발행일 2022.11.18. 15:20
여의도가 개발된 것도 비슷한 시기였다. 1968년 비행장으로 사용하던 여의도를 대규모로 개발하기 위해 밤섬을 폭파하고 거기서 나온 돌로 여의도와 한강 사이 제방을 쌓았다. 넓은 백사장에 불과했던 여의도를 대규모로 개발하기 위해 서울시는 1968년 밤섬을 폭파했다. 1970년 마포와 영등포를 잇는 마포대교가, 1971년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건설되었다. 그리고 50여 년이 지난 2022년 여의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MP(Master Planner)인 구자훈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 교수를 만나 여의도 시범아파트 계획안 및 신속통합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먼저, 신속통합기획이 무엇인지 설명 부탁 드립니다.
또 다른 문제점은 민간이 만든 계획안은 대부분 수익성을 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주변 주거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계획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심의 과정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수정을 거치게 되고, 도시·교통·환경·건축 등 여러 분야에서 이슈가 나올 때마다 다시 수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계획안들이 이전의 방식이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신속통합기획은 전체 큰 틀을 짜면서 단지계획에 대한 세부계획을 공공에서 함께 수립합니다. 단지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상황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단지에 좋은 안을 만들고, 그것을 상위계획과 비교하여 맞출 건 맞추고 수정해야 하는 것은 수정을 요구합니다.
상위계획과 상호 정합성을 맞추는 과정을 거쳐 공공성도 확보하고 최선의 안을 만드는 ‘통합’의 과정이 신속통합기획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Q. 신속통합기획의 방식으로 진행한다면, 입주민이나 일반 시민들에게 어떤 이점을 줄 수 있나요?
기존 방식으로 재개발·재건축을 할 때는 상위 개념에서 만들어진 틀 안에 맞추다 보니 주민들의 필요나 요구를 반영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주변 환경과의 고려와 같은 부분들이 소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신속통합기획은 주민들의 안을 받아서 공공에서 조정해 주민들한테 설명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주민들에게 미리 기획안을 안내하고 수정할 부분들의 요구를 듣기도 합니다. 이전에 했던 방식보다는 훨씬 더 유연하게 주민들이 원하는 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주변 지역과 이웃 주민들에 대한 배려도 함께 고려하게 됩니다.
Q.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는 물론 주민들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해진 것 같아요. 서울시와 주민의 역할은 어떻게 구분되고,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나요?
신속통합기획은 최초의 계획안은 주민이 제안한 것이고, 공공에서 기획하긴 하지만 협의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만들어가기 때문에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부분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선정부터 자문을 도와줄 전문가를 모으고, 사업의 전문 지식과 과정을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는 역할까지 맡아 하고 있습니다. 내용적인 부분이나 절차, 사람을 구성하는 부분에서 서울시가 끌고 가고 있어요. 전문가와 주민,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조율하고 소통하는 데 서울시의 역할이 크다고 봅니다.
공공과 주민, One 팀이 되어 만드는 여의도 시범아파트
Q. 이번에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했습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MP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점은 무엇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여의도 시범 아파트에서 중요한 부분은 내부적 관점과 외부적 관점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내부적 관점에서 보면 여의도 시범아파트 단지는 사실 여건이 굉장히 안 좋은 단지예요. 주변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있어요. 학교의 일조권을 보장하려면 고층으로 올릴 수가 없는 거죠. 고층으로 못 올라가면 사업성이 줄어드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적절한 높이까지 올려서 어느 정도 사업성이 나오도록 배려해줘야겠다는 것이 내부적이 관점에서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외부적 관점에서는 담장을 세워서 주변과 단절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수용해 주변과의 조화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여의도 금융지구의 종사자·외국인을 위한 임대주거단지를 고려하거나, 한강과 여의도 주변 지역과 서로 어울리는 단지를 만들어야 한다는 중요한 관점이 있었습니다.
Q. 신속통합기획은 단지의 특수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특수한 상황은 어떤 게 있었나요?
여의도의 특수한 상황 중 하나는 한강에 면한 아파트 단지라는 점이었습니다. 서울시는 한강을 가능하면 열린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한강변에 공원을 배치한다는 원칙이 있었어요. 기존 지구단위계획은 한강 쪽으로 다 공원을 놓게 되어 있었어요.사실 이 단지는 주변 학교 때문에 고층이 못 올라가는 지역이 반 이상인데, 한강 쪽을 모두 공원화 해서는 적절한 사업성을 얻기가 어려웠어요. 사실 한강변은 주변 건물과 면해 있지 않아서 일조권과 같은 문제가 없어서 어느 정도 고층이 들어서야 했죠. 결국 한강변이 공원이 되어야 한다는 점과 어느 정도 한강변으로 아파트가 나와줘야 한다는 게 중요한 부분이었죠.
고심한 끝에 삼분의 이 정도는 공원으로 하고 삼분의 일은 아파트를 짓는 대신 저층부를 개방해서 적정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구조로 만들었어요.
Q.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 덕분에 빠르게 진행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신속통합기획을 하면 재개발·재건축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어떤가요?
이전의 재개발·재건축은 상위계획 만들고, 단지계획 만들고, 심의 받는 과정이 오래 걸리는 겁니다. 여러 가지 심의를 하면서 3~4년이 걸리기도 하는데, 공공이 주민들이 계획안을 만드는 과정에 사전에 관여하면서 도시·교통·환경 등 여러 위원에게 자문을 받습니다. 개별적으로 진행되었던 심의 과정들이 신속통합 과정 안에서는 사전 점검이라는 것을 통해서 여러 부분을 함께 고려하여 통합적 계획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신속통합기획은 말 그대로 ‘신속’과 ‘통합’이라는 용어로 나뉘어 있어요. ‘신속’은 빨리 된다는 의미이고, ‘통합’은 통합해서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주민들은 이 신속통합기획의 핵심을 신속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신속이라는 결과는 통합이라는 과정을 공공에서 먼저 진행했기 때문에, 사후의 과정이 짧아져서 얻을 수 있는 것이에요. 신속통합기획의 핵심은 신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통합에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신속통합기획이 더 잘 진행되기 위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그런 부분들을 서울시에서 먼저 좋은 제도를 만들었고, 그 방법으로 효과가 이미 있다는 것이 여러 사례를 통해서 나타났기 때문에 잘 정착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또 한 편으로는 이와 같은 제도를 서울시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다른 도시들에도 적용할 필요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구자훈 교수는 “신속통합기획은 이전 방식에서는 할 수 없는 재개발·재건축의 묘수를 찾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현재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곳은 50여 곳에 이른다.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낡고 오래된 주택과 지역을 정비하는 데 있어 공공과 주민이 만나 통합이라는 과정을 거쳐 한 팀을 이루고, 신속한 결과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하여 변화시켜갈 서울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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