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뽑은 책들을 도서관에 짠! 무료 북큐레이션 강좌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2.11.16. 13:23

수정일 2022.11.1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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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포털 '에버러닝'에 등록된 북큐레이션 강좌를 수강했다.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포털 '에버러닝'에 등록된 북큐레이션 강좌를 수강했다. ⓒ윤혜숙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 학교에서 보내준 가정통신문을 통해 서울시교육청에서 제공하는 평생학습포털 '에버러닝'을 알게 되었다. 그 당시 에버러닝에 등록된 강좌 목록을 살펴보면서 여러 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했던 기억이 있다. 이후 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한 뒤부터 에버러닝을 잊고 지냈는데 최근 마포평생학습관에 들렀다가 북큐레이션 강좌가 열릴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예전의 기억을 소환했다. 평생교육학습의 장으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제공하는 에버러닝이 있다는 사실 말이다.
마포평생학습관 1층 다온의숲 서가에 북큐레이션한 책이 전시되어 있다.
마포평생학습관 1층 다온의숲 서가에 북큐레이션한 책이 전시되어 있다. ⓒ윤혜숙

거의 10년 만에 에버러닝에 접속해서 강좌를 신청했다. 에버러닝에는 서울시교육청 산하 도서관에서 열리는 모든 강좌가 등록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남산도서관, 정독도서관, 마포평생학습관 등이 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도서관은 서울 시내 전 자치구에 산재해 있다. 원하는 강좌를 선택한 뒤 수강 신청하면 된다.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북큐레이션'은 4주차 총 8시간으로 구성된 교육프로그램이다.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북큐레이션'은 4주차 총 8시간으로 구성된 교육프로그램이다. ⓒ윤혜숙

기자는 마포평생학습관 1층 다온의숲에서 진행하는 북큐레이션 강좌를 신청했다. 강좌명은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북큐레이션’이다. 지난 10월 19일 오전 10시부터 12시에 진행된 1주차를 시작으로 11월 9일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총 4주차로 강좌가 진행되었다.

문은경(한국북큐레이터협회) 강사의 교육에 따라 북큐레이션에 대한 개념, 독자 파악과 대상, 상황에 따른 주제 선정, 북큐레이션 서비스를 위한 도서 선별, 북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북큐레이션 전반을 알아가는 수업이다. 보통 8주차 교육과정으로 구성되는데 이번엔 절반인 4주로 압축해서 구성되었다고 한다. 마지막 수업시간에는 수강생들이 각자 소주제에 맞춰서 책을 전시해보는 실습까지 했다.
북큐레이션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참여자들
북큐레이션 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참여자들 ⓒ윤혜숙

그렇다면 '북큐레이션'이란 무엇일까? 큐레이션은 미술관, 박물관 등에 전시되는 작품을 기획하고 설명해주는 큐레이터에서 파생한 신조어다. 산업화 이후 출판물도 대량 생산함으로써 정보 과잉이 발생했다. 그래서 책을 취사선택해서 읽어야 하는 독자에게 결정 장애가 생겨났다. 따라서 북큐레이션은 객관적인 기준을 활용하여 주제별로 도서를 선별해서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출판사든 서점이든 개인 독자든 독자층 형성을 위한 목적을 갖고 북큐레이션을 하고 있다.   
기자는 '삶'을 키워드로 정해서 의식주에 관한 책들을 선별했다.
기자는 '삶'을 키워드로 정해서 의식주에 관한 책들을 선별했다. ⓒ윤혜숙

북큐레이션 서비스 과정은 4가지 핵심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기준 설정, 독자에 맞는 선별, 시각화, 독자 참여 및 체험 순이다. 기준을 설정하면서 대상, 키워드, 주제, 소주제를 정해야 한다. 

‘책과 사람을 이어주는 북큐레이션’ 과정에 참여한 수강생은 주로 40, 50대 중년층이다. 그래서 중년층을 대상으로 키워드를 ‘삶’과 ‘가을’ 2개의 주제로 나눴다. 첫 번째 주제는 ‘우리의 삶’, 두 번째 주제는 ‘우리의 가을’로 정한 뒤 각자 소주제에 맞춰서 책을 선별했다. 기자는 소주제를 ‘입어라 엣지있게, 먹어라 맛깔나게, 살아라 안락하게’로 정해서 거기에 맞춰 의식주를 주제로 한 책들로 9권을 골랐다. 
수강생이 소주제에 맞춰서 기획의도와 서평을 작성하고 있다.
수강생이 소주제에 맞춰서 기획의도와 서평을 작성하고 있다. ⓒ윤혜숙

교육이 진행되는 마포평생학습관 1층 다온의숲 벽면에 서가가 갖춰져 있다. 창문 앞의 서가엔 책 표지의 색깔별로 구분한 책들이 일렬로 꽂혀 있다. 그리고 건너편 서가엔 도서관 사서가 북큐레이션한 책들도 있다. 수강생을 위해서 창문 앞 서가 8칸을 비워뒀다. 마지막 날 수강생 각자 키워드 및 소주제에 맞춰서 선별한 책들을 빈 서가에 전시했다. 수강생은 그중에 책 한두 권의 서평을 작성해 와서 색종이에 옮겨 적는 등 각자의 서가를 꾸미느라 분주했다.
수강생들이 각자 선별한 책을 어떻게 북큐레이션할지 협의하고 있다.
수강생들이 각자 선별한 책을 어떻게 북큐레이션할지 협의하고 있다. ⓒ윤혜숙

총 4주차 8시간의 교육 결과 수강생이 북큐레이션한 책이 서가에 전시되었다. 다온의숲을 방문한 사람들은 서가에 전시된 책들을 구경할 수 있다. 기자를 비롯한 수강생들은 이론 수업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직접 실습까지 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 교육이었다.

교육에 참여한 수강생은 “아직 초등학생인 자녀가 있어요. 그래서 독서에 관심이 많아서 북큐레이션 강좌를 신청했어요. 매주 수요일 오전에 시간을 내기 쉽지 않았는데 그래도 마지막에 실습까지 할 수 있어서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시간이었어요”라고 소감을 밝힌다.
북큐레이션 강좌는 강사의 이론 교육에 이어 수강생의 실습으로 마무리되었다.
북큐레이션 강좌는 강사의 이론 교육에 이어 수강생의 실습으로 마무리되었다. ⓒ윤혜숙

마지막 4주차까지 교육에 참여한 수강생은 총 6명이다. 수강생 각자 교육에 참여한 목적과 의도는 다르겠지만 책을 좋아하고 독서를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북큐레이션 자격증 취득과정에 대한 문의도 많았다. 

문은경 강사는 “마포평생학습관이 도서관이어서 이론 교육을 받고 실습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도서관 사서에게 후속 교육과정을 신설해달라고 요청해도 좋습니다. 그게 여의치 않다면 수강생들이 동아리를 만들어서 도서관에서 꾸준히 실습해보는 것도 괜찮습니다”라고 말한다.
북큐레이션 강좌가 끝난 뒤에도 서가엔 수강생이 북큐레이션한 책이 전시되어 있다.
북큐레이션 강좌가 끝난 뒤에도 서가엔 수강생이 북큐레이션한 책이 전시되어 있다. ⓒ윤혜숙

교육이 끝난 뒤 다온의숲을 방문한 지역주민들이 책장에 북큐레이션한 책에 관심을 보이는 모습을 보니 더욱 뿌듯하다. 마포평생학습관 1층 다온의숲은 지역주민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독서도 하고, 공부도 할 수 있다. 이곳을 방문한 분들은 책장에 진열된 책들을 마음껏 꺼내서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의 책을 대여할 수는 없다. 그 점이 아쉽긴 하지만 수강생들이 북큐레이션한 책들을 꺼내어 읽어보는 독자가 더 많이 생겨나길 바란다. 

평생학습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라면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포털 에버러닝에 접속해서 강좌를 살펴보고 수강신청해 보는 건 어떨까? 무료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으로 자기계발이나 취미활동의 폭을 넓혀나갈 수 있다.
기자가 '삶'을 키워드로 정해서 북큐레이션한 책이 서가에 꽂혀 있다.
기자가 '삶'을 키워드로 정해서 북큐레이션한 책이 서가에 꽂혀 있다. ⓒ윤혜숙

서울시교육청 평생학습포털 '에버러닝'

홈페이지
○ 문의: 02-399-9048, 02-399-9510

마포평생학습관

○ 주소 : 서울시 마포구 홍익로2길 16(서교동)
홈페이지
○ 문의 : 02-2137-0000

시민기자 윤혜숙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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