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여행 출발! 광화문광장으로 모여라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2.08.10. 12:30

수정일 2022.08.10. 18:31

조회 1,922

이혜경 문화관광해설사가 광화문광장의 숨은 역사와 공간에 담긴 이야기를 설명해 주었다. Ⓒ심재혁
이혜경 문화관광해설사가 광화문광장의 숨은 역사와 공간에 담긴 이야기를 설명해 주었다. Ⓒ심재혁

8월 6일, 광화문광장이 새롭게 시민 앞에 선을 보였다. 새로운 광화문광장은 시민들이 오래 머물고 싶은 공원 같은 공간이자, 차도를 줄이고 보행로를 확장한 보행자 우선 중심 공간으로 변화했다. 광화문광장 일대는 조선시대 ‘육조거리’라 불리는 곳으로 많은 문화재가 있었다. 그 문화재를 최대한 원형 보존하여 역사가 숨 쉬는 광장으로 재조성했다.

특히, 광화문광장을 중심으로 한 역사 스토리텔링이 눈길을 끌었다. 육조거리, 관청의 터 등 수많은 역사 콘텐츠가 광화문광장을 가득 채우고 있고, 세종대왕동상과 이순신장군동상이 광화문광장을 지키고 있다.

서울도보해설관광 누리집에서 사전예약을 통해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도보여행을 떠날 수 있다.

지난 8월 2일, 개장 이전 이혜경 문화관광해설사의 안내로 광화문광장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았다. 다양한 이야기 중 ‘역사’를 중심으로 바뀐 광화문광장의 모습을 소개하려 한다.
630개의 돌에는 1392년부터 2022년까지 역사적 사건, 서울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630개의 돌에는 1392년부터 2022년까지 역사적 사건, 서울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심재혁

630개의 돌에 새겨진 우리의 역사

먼저 광화문광장 좌측, 세종문화회관 쪽 광장 북측부터 출발했다. 역사물길은 세종문화회관에서부터 이순신 동상이 있는 남측까지 흐르는 물길로 630개의 돌에는 우리의 역사, 서울의 역사가 담겨 있다. 1392년 조선 건국부터 광화문 광장 조성인 2022년까지 우리나라의 주요 역사가 돌에 새겨져 있다.

실제 몇 개의 돌을 살펴봤는데, 1910년에는 경술국치인 국권 피탈과 일제의 토지조사사업 시작과 주시경 선생의 ‘국어문법’ 간행 등의 이야기가 새겨져 있었다. 1929년에는 원산총파업의 역사적 사실과 함께 서울의 이야기도 담겼는데, 여의도 비행장 준공과 경평(경성-평양) 축구대회 개최 등 잘 몰랐던 역사도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역사물길은 630개의 돌뿐만 아니라 물이 흐르고 있어 무더운 여름날에는 곳곳에 설치된 돌벤치에 앉아 발을 담가도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1910년은 일제강점기의 시작, 경술국치가 일어났던 해다.
1910년은 일제강점기의 시작, 경술국치가 일어났던 해다. Ⓒ심재혁

세종대왕 동상과 업적 다시 보기

다음으로 살펴볼 역사는 세종대왕과 관련이 있다. 세종대왕은 조선시대, 그리고 우리나라 역사에서 살펴보면 역대 최고의 성군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연유로 우리나라 최초의 문화회관도 세종대왕의 이름을 따 '세종문화회관'이라 했고, 광화문광장에도 당당히 세종대왕동상이 자리한다.
세종대왕 동상. 오른손을 들어 온 백성이 훈민정음을 널리 쓰도록 하라는 대왕의 정신을 표현했다. Ⓒ심재혁
세종대왕 동상. 오른손을 들어 온 백성이 훈민정음을 널리 쓰도록 하라는 대왕의 정신을 표현했다. Ⓒ심재혁

세종대왕동상의 뒤편에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전시관인 ‘세종이야기·충무공이야기’의 출입문이 있다. 이와 함께 총 6개의 기둥에는 세종대왕의 업적을 그림·글로 쉽게 풀어냈다.

세종대왕의 6개의 업적은 다음과 같다. ▲세종대왕의 최고의 업적인 훈민정음 창제·반포의 주력기관인 집현전의 설치와 내용을 담은 집현전학사도(集賢殿學士圖), ▲이종무 장군이 왜구의 소굴 대마도를 정벌하는 과정을 담은 대마도정벌도(對馬島征伐圖), ▲김종서 장군을 주축으로 여진족을 정벌한 육진개척도(六鎭開拓圖), ▲세종대왕이 세자와 함께 북극성을 관찰하는 모습을 담은 서운관도, ▲책을 인쇄하고 있는 주자소의 광경을 그린 주자소도, ▲박연이 음가를 시험할 때의 장면을 담은 지음도.
집현전의 설치와 내용을 담은 집현전학사도(集賢殿學士圖)
집현전의 설치와 내용을 담은 집현전학사도(集賢殿學士圖) Ⓒ심재혁

앞서 소개한 것 외에 장영실과 함께 앙부일구, 혼천의, 자격루 등을 만들고, 농업사회였던 조선에 농업생산력을 증대시기키 위해 농사직설(農事直設)도 편찬했다. 세종대왕은 '복지'면에서도 시대를 달리했다. 특히, 토지의 비옥도를 6단계로 나눠 세금을 달리 책정하는 전분 6등법과 흉년과 풍년에 따라 역시 세금을 달리 거두는 연분 9등법은 백성을 생각하는 세종대왕의 애민정신(愛民精神)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세종대왕은 여성이 출산하면 100일의 출산휴가를 줬는데, 이는 노비라도 반드시 지키게 했다 하니 시대를 앞선 정책이 놀라울 뿐이다.
앙부일구 등 세종 때 만든 발명품도 전시됐다.
해시계 앙부일구 등 세종 때 만든 발명품도 전시됐다. Ⓒ심재혁

조선을 지킨 난세의 영웅, 이순신

광화문광장 북측을 세종대왕이 지키고 있다면, 광화문광장 남측은 이순신 장군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이순신 장군은 1968년부터 광화문 광장을 지키고 있는데, 이순신장군 동상으로 현재의 서울 지하철 1호선의 선형이 바뀐 일화도 있다. 당시 1호선의 계획은 종로를 지나 광화문, 서대문으로 연결하려 했지만, 이순신장군동상 아래를 통과해야 해서 선형을 달리해 시청-서울역으로 변경했다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이 일화는 현재까지도 시민에게 구전(口傳)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광화문광장 남측은 이순신 장군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광화문광장 남측은 이순신 장군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심재혁

이번 광화문광장 조성을 통해 바뀐 점은 이순신장군 동상 좌측에 총 23개의 돌과 함께 이순신 장군의 어록이나 난중일기 속 이야기를 돌에 새겼다는 점이다. 이순신 장군의 첫 전투였던 옥포해전부터 노량해전까지 총 23전 23승을 기록했기 때문에, 23개의 돌로 이순신 장군의 승리를 기념했다.

돌에는 ‘적의 배가 천 척이라도 우리 배에 똑바로 덤비지 못할 것이니 조금도 동요하지 말고 온 힘을 다해 활을 쏘아라’라는 말과 ‘슬프다. 내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등 난중일기 속 이야기를 소개했는데, 외국인들도 쉽게 이순신 장군을 알 수 있도록 영문으로도 소개한 점이 좋았다.
아들을 먼저 보낸 이순신 장군의 설움이 담긴 난중일기 속 이야기.
아들을 먼저 보낸 이순신 장군의 설움이 담긴 난중일기 속 이야기 Ⓒ심재혁
명량대첩 당시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이순신 장군이 한 말이 새겨져 있다.
명량대첩 당시 병사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이순신 장군이 한 말이 새겨져 있다. Ⓒ심재혁

이순신장군동상 앞 승전비 근처에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명량대첩’을 상징하는 명령분수가 있다. 명량분수는 명량 해전 당시 남아있는 배 12척을 상징해 총 12개의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에서 12라는 숫자와 23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까닭이다.
이순신 장군하면 떠오르는 거북선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이순신 장군하면 떠오르는 거북선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심재혁

그 외에 광화문광장은 조선시대 비리 관원을 탄핵하고 감찰, 사정 업무를 수행했던 사헌부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전시장을 조성했다.  6조(이조, 호조, 예조, 병조, 형조, 공조)의 일부인 형조와 공조, 병조 터를 소개하고 있다.

광화문광장을 보수하면서 발견한 수많은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고, 시민에게 최대한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 했다. 또한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동상 주변에는 숨은 역사적 의미를 지닌 것을 전시하여 시민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숨은 역사를 찾는 ‘역사 여행’의 시작점이 된 광화문광장을 누려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다.

광화문광장 도보해설관광 안내

○ 도보코스: 광화문광장→세종문화회관→세종대로 사람숲길→도로원표→서울시의회→덕수궁 대한문 앞→시청광장→청계광장→칭경기념비→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전망대
○ 사전예약: 서울도보해설관광 누리집

시민기자 심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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