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겼던 역사의 시간을 다시 잇다…'창경궁-종묘' 시민 개방

시민기자 이병문

발행일 2022.08.04. 09:20

수정일 2022.08.04. 17:30

조회 976

일제가 갈라 놓은 창경궁과 종묘가 지난 7월 22일 90년 만에 다시 연결됐다. 1932년 일제가 지금의 종로 관통 도로(율곡로)를 개설하면서 창경궁과 종묘 사이의 지맥이 끊어졌는데, 서울시는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녹지를 조성해 끊어졌던 녹지축을 연결하는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을 12년 만에 마무리하며 시민에게 개방했다.

이번 역사복원사업을 통해 일제가 허문 궁궐 담장 503m를 복원했고,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약 8,000㎡의 녹지대로 연결했으며, 담장을 따라 창경궁을 바라볼 수 있는 340m 길이의 '궁궐담장길'을 새롭게 조성했다. 

시민에게 개방되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직접 복원 현장을 찾았다. ‘궁궐담장길’은 돈화문과 원남동 사거리 사이에 위치하는데 어느 방향이든 입출입이 모두 가능하다. 필자는 원남동 사거리에서 출발했으며 율곡로 터널 옆 엘리베이터 또는 계단을 통해 궁궐담장길로 입장할 수 있었다. 

이번에 새롭게 조성된 길이 340m, 폭 3m의 궁궐담장길은 보행약자를 배려하여 계단과 턱이 없는 완만한 경사로 설계되었다. 궁궐담장길을 걷다 보면 나무가 많이 식재된 걸 볼 수 있는데 참나무류, 소나무, 귀룽나무, 국수나무, 진달래 등 760그루를 심었으며 훗날 자연스러운 다층구조의 숲이 되도록 조성했다고 한다. 

얼마간 걸으면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창경궁에서 종묘로 갈 때 이용했던 북신문이 나오는데, 이 또한 <종묘의궤>, <승정원일기> 등의 문헌에 기반하여 원형 그대로 복원되었다. 담장 옆에서는 이번 복원 과정에서 발견한 새김돌이 설치된 모습도 볼 수 있다. 북신문이 복원되었다고는 해도 현재 궁궐담장길에서 종묘와 창경궁 출입이 불가능한데, 서울시는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도록 하기 위해 문화재청과 협의 진행 중이다. 

북신문을 지나 경사로를 오르면 2011년도 발굴조사에서 발견된 북신문 서쪽 담장의 기초로 추정되는 지대석이 전시되어 있다. 이를 통해 담장이 두 차례에 걸쳐 만든 것임을 알 수 있다고 한다. 궁궐담장길은 짧은 구간이라 천천히 걸으며 구경해도 약 30분이면 충분하다. 이길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개방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정해져 있으니 방문 시 참고하길 바란다.
90년 만에 다시 연결된 창경궁과 종묘 ⓒ이병문
90년 만에 다시 연결된 창경궁과 종묘 ⓒ이병문
원남동 사거리에서는 터널 옆 엘리베이터를 통해 입장이 가능하다. ⓒ이병문
원남동 사거리에서는 터널 옆 엘리베이터를 통해 입장이 가능하다. ⓒ이병문
창경궁과 원남동 사거리 ⓒ이병문
창경궁과 원남동 사거리 ⓒ이병문
율곡로 터널 옆의 담장 너머로 창경궁이 조망된다. ⓒ이병문
율곡로 터널 옆의 담장 너머로 창경궁이 조망된다. ⓒ이병문
7월 22일 90년 만에 창경궁과 종묘가 연결되었다. ⓒ이병문
7월 22일 90년 만에 창경궁과 종묘가 연결되었다. ⓒ이병문
종묘 옛 지형 복원을 통해 찾은 새김돌이 다시 설치되었다. ⓒ이병문
종묘 옛 지형 복원을 통해 찾은 새김돌이 다시 설치되었다. ⓒ이병문
복원된 궁궐담장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길 ⓒ이병문
복원된 궁궐담장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길 ⓒ이병문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창경궁에서 종묘로 갈 때 이용했던 북신문 ⓒ이병문
임금이 비공식적으로 창경궁에서 종묘로 갈 때 이용했던 북신문 ⓒ이병문
종묘 북쪽 담장에 유구가 전시되어 있다. ⓒ이병문
종묘 북쪽 담장에 유구가 전시되어 있다. ⓒ이병문
북신문 서쪽 지대석을 통해 담장이 두 차례 걸쳐 만든 것임이 밝혀졌다. ⓒ이병문
북신문 서쪽 지대석을 통해 담장이 두 차례 걸쳐 만든 것임이 밝혀졌다. ⓒ이병문
참나무류, 소나무, 귀룽나무, 국수나무, 진달래 등 760그루가 식재되었다. ⓒ이병문
참나무류, 소나무, 귀룽나무, 국수나무, 진달래 등 760그루가 식재되었다. ⓒ이병문
궁궐담장길 개방시간은 09시부터 18시까지다. ⓒ이병문
궁궐담장길 개방시간은 09시부터 18시까지다. ⓒ이병문
율곡로 터널 위에서 바라본 돈화문 ⓒ이병문
율곡로 터널 위에서 바라본 돈화문 ⓒ이병문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하기 위해 율곡로 터널을 지하화하였다. ⓒ이병문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하기 위해 율곡로 터널을 지하화하였다. ⓒ이병문

시민기자 이병문

서울시민에게 문화정책과 행사정보를 소개하는 서울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내가 놓친 서울 소식이 있다면? - 뉴스레터 지난호 보러가기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