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신설선 방학 연장, 기대해도 좋을까?

한우진 시민기자

발행일 2022.04.05. 15:05

수정일 2022.04.05. 17:31

조회 17,299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211) 우이신설 연장선, 방학동·쌍문동에 교통편의 제공 기대
한우진 시민기자

'경전철(輕電鐵)'이란 가벼운 전철이란 뜻으로, 기존 지하철이 크고 무거운 중전철(重電鐵)이었던 것에 상대말로 쓰이고 있다. 현재 서울시에서 운영 중인 경전철은 2017년 개통된 우이신설선(신설동-북한산우이, 11.4km, 13개역)이 유일하며, 오는 5월 28일 두 번째 경전철인 신림선이 개통할 예정(샛강-관악산, 7.8km, 11개역)이다. ☞ [관련 기사] 서울시 제2호 경전철 '신림선' 어디까지 왔나
그런데 현재 우이신설선을 연장하는 사업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이를 우이신설 연장선 또는 우이방학선 등으로 부른다.
우이신설 연장선 노선도 ⓒ서울시
우이신설 연장선 노선도 ⓒ서울시

서울의 동북부 쪽으로 향하는 우이신설선은 화계역-수유역까지는 4호선과 나란하게 북쪽으로 올라간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4호선은 동쪽으로 방향을 틀고 우이신설선은 계속 북쪽으로 향하면서, 지하철 노선이 양쪽에서 벌어진 사이 지역은 지하철역이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이에 따라 북쪽으로 향한 우이신설선의 끝에서 노선을 동쪽으로 연장하여 이곳 지하철 음영(陰影)지역을 관통하여 1호선 방학역에 닿게 하는 사업이 바로 우이신설 연장선인 것이다.

우이신설 연장선은 기존에 지하철을 이용하기 불편했던 방학동, 쌍문동에 교통편의를 제공해줄 수 있다. 이를 통해 강남북간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또한 서울을 관통하는 중요 광역전철인 1호선과 환승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지하철망의 네트워크 효과를 강화시켜줄 수 있다. 게다가 이런 많은 장점이 있는데도 사업규모는 3.9km, 3개역에 불과하므로 저비용 고효율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우이신설선의 다양한 모습 ⓒ(주)우이신설경전철
우이신설선의 다양한 모습 ⓒ(주)우이신설경전철

사실 우이신설 연장선은 애초에 우이신설선 사업과 함께 추진하면 좋았다. 실제로 우이신설 연장선은 별도의 차량기지가 있는 게 아니라 기존 우이신설선의 차량기지를 사용한다. 당연히 차량도 똑같은 규격(철차륜 2량 1편성)이다. 하지만, 민자 사업의 여건상 동시 개통은 어려웠고, 나중에 따로 추진하기도 곤란했다. 그래서 본 연장선 사업은 서울시가 맡아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우이신설선 방학 연장선은 현행 우이신설선 종점인 북한산우이역이 아니라, 그 전 역인 솔밭공원역 북쪽에서 연장이 된다. 이는 연장선이 주변에 아파트가 많은 해등길을 따라가기 때문이다. 또한 종점인 북한산우이역이 차량기지 방향으로 깊숙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렇게 차량기지 쪽의 종점에서 연장이 되는 게 아니라, 그 앞 역의 번화가에서 연장되는 것은 1호선 병점-서동탄, 신분당선 광교중앙-광교에서도 볼 수 있다. 보통 차량기지는 외진 곳에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 바로 연장하기가 곤란하다.
우이신설 연장선은 주변에 아파트가 많은 해등길을 따라 이어질 예정이다. ⓒ도봉구청
우이신설 연장선은 주변에 아파트가 많은 해등길을 따라 이어질 예정이다. ⓒ도봉구청

실제로 우이신설선 솔밭공원역 북쪽을 보면, 향후에 터널과 선로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하터널을 북쪽 방향 양쪽으로 넓혀둔 곳이 있다. 우이신설선 공사 당시에 이미 우이신설 연장선 계획이 존재했기 때문에 공사가 편리하도록 미리 준비를 해둔 것이다. 공사관계자들의 선견지명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솔밭공원역 북쪽의 우이신설 연장선 분기부 사전 공사 구간 ⓒ한우진
솔밭공원역 북쪽의 우이신설 연장선 분기부 사전 공사 구간 ⓒ한우진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우이신설 연장선 개통 후 열차 운영 방식이다. 선로가 분기되는 노선의 경우 양방향으로 교대로 운행하는 방법과 짧은 노선을 지선으로 별도 운행하는 방식이 있다. 전자는 지하철 5호선 강동역(하남·마천 방면 교대 운행)에서 사례를 볼 수 있고, 후자는 2호선 성수역이나 신도림역에서 볼 수 있다.

현재 운행방식이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필자 개인 생각으로는 5호선처럼 앙방향 교대 운행의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지선 운행방식은 환승불편이 생기는 데다가, 지선 열차가 되돌림 운행을 하기 위한 별도의 승강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수역이나 신도림역과 달리 솔밭공원은 이런 추가 승강장이 없다. 따라서 연장선 개통 후에는 신설동역에서 북한산우이행과 방학행 열차가 교대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분기 노선인데 한쪽은 짧고 차량기지 방향이라는 점에서는 1호선 수원 방면에서 서동탄행과 천안-신창행 열차가 교대로 운행되는 것과 같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신림선에서 분기되는 난곡선 노선도 ⓒ서울시
신림선에서 분기되는 난곡선 노선도 ⓒ서울시

이 같은 우이신설선의 분기 노선이 주목되는 것은 향후 신림선과 난곡선에서도 재현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솔밭공원역에서 우이신설선 연장선이 갈라지듯, 향후 신림선 보라매공원 역에서 난곡선이 분기될 예정이다. 당연히 난곡선도 신림선과 똑같은 고무차륜 차량을 사용한다. 분기 운행은 시 외곽으로 갈수록 줄어드는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면서, 지선의 별도 운행으로 인한 환승 불편도 없앨 수 있는 좋은 운행 방식이다. 이번 우이신설 연장선이 건설과 운영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면, 향후 난곡선의 추진도 더욱 원활해질 수 있을 것이다. ☞ [관련 기사] 고무 타이어로 달리는 전철이 있다? 경전철 바퀴의 비밀

현재 우이신설 연장선은 지역주민 공청회 등을 거쳐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단계이다. 올해 안에 기본계획이 고시되면 설계와 착공에 들어가 2029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철도망의 또 다른 확장이 될 우이신설 연장선이 크게 기대된다.

※본 기사에 소개된 사업 계획은 변경될 수 있음

한우진 시민기자

시민 입장에서 알기 쉽게 교통정보를 제공합니다. 수년간 교통 전문칼럼을 연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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