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제2호 경전철 '신림선' 어디까지 왔나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20.03.03. 14:52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158) 경전철 '신림선' 진행 상황
'경전철(輕電鐵)'이란 가벼운 전철이라는 뜻이다. 무거운 기존 지하철에 대한 상대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다.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는 노선들에서는 기존 노선의 연장선들을 제외하고는 중전철 사업은 사실상 끝났다. 신규 도시철도들은 모두 경전철로 계획, 건설 중이다. 서울시 최초의 경전철은 우이신설선이다. 현재 서울 북동부 교통난 해소와 역세권 발전을 위해 운행 중이다. 서울시가 추구하는 강남북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있음도 물론이다.
한편, 현재 서울 남서부에서는 서울시의 제2호 경전철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바로 '신림선'이다. 우이신설선과 신림선을 표로 비교해 보았다.
구분 | 우이신설선 | 신림선 |
개통시기 | 2017년 9월 2일 | 2022년 2월 (예정) |
시종점 | 북한산우이-신설동역 | 샛강역-서울대입구 |
길이 | 11.4km | 7.8km |
전구간 소요시간 | 23분 | 16분 |
표정속도(정차시간 포함 속도) | 28.7km/h | 29.3km/h |
역수 | 13개역 | 11개역 |
평균역간거리 | 877m | 709m |
환승역 비율 | 23.1% | 36.4% |
환승노선 | 1, 2, 4, 6호선 | 1, 2, 7, 9호선 |
주요 수요처 | 관광지(북한산), 대학교, 관공서(성북구청), 주거지 | 관광지(관악산, 보라매공원), 대학교, 업무지구(여의도), 주거지 |
차량형식 | 철차륜 | 고무차륜 |
보유차량수 | 18편성 36량 | 12편성 36량 |
편성량수 | 2량 | 3량 |
차량 크기 | 길이 13.5m, 차폭 2.65m | 길이 9.14m, 폭 2.4m |
편성당 정원 | 174명 | 158명 |
사업방식 | 수익형 민자사업(BTO) 30년 | 수익형 민자사업(BTO) 30년 |
운전방식 | 무인운전 | 무인운전 |
전기 | 제3궤조 직류 750V | 제3궤조 직류 750V |
차량기지 위치 | 시점(북한산우이역 북쪽) | 중간(동작구민회관역) |
차량기지 형식 | 지하 | 지하 |
분기노선 계획 | 우이방학선(솔밭공원역) | 난곡선(보라매공원역) |
신림선은 서울시청을 중심에 두고 우이신설선과 정반대되는 위치에 지어진다는 점이 독특하다. 우이신설선이 지나가는 삼양로가 그러하듯, 신림선이 지나가는 여의대방로, 신림로 등도 길이 좁고 항상 혼잡한 곳이다. 특히 신림로는 도림천을 따라 꼬불꼬불 지나가는 길로도 유명하다. 게다가 하천 양쪽으로 일방통행까지 시행되고 있어서 더욱 혼잡이 가중되고 있다. 이런 곳에 신림선 경전철이 지어지면 교통혼잡 완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린선 노선도 ⓒ서울시
신림선에서 눈여겨볼 점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로 서울시 최초의 고무차륜 경전철이라는 점이다. 우이신설선은 철차륜 경전철로서 크기가 좀 작고, 편성량수가 적을 뿐 기본 구조는 기존의 지하철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신림선은 고무차륜을 사용한다. 버스와 같은 대형 타이어를 사용해 콘크리트 바닥 위에서 달린다. 양쪽에 설치된 가이드레일을 이용하여 방향을 잡는다. 철차륜과 고무차륜은 각각 장단점이 있는데, 대체로 고무차륜은 무게가 가볍고 곡선 통과 시 소음이 적으며, 급한 경사도 쉽게 올라갈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고무차륜은 부산 4호선에서 국내 최초로 사용하였다. 신림선도 부산 4호선과 동일한 차량을 사용할 예정이다. 다만 부산 4호선은 6량, 신림선은 3량이라는 차이가 존재한다. 신림선의 고무차륜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송파구 위례신도시 교통망으로 추진 중인 위례신사선도 동일한 차량을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부산 4호선에 사용한 고무차륜 전동차. 신림선과 동일 모델이다 ⓒ부산교통공사
두 번째로 눈여겨볼 점은 신림선과 연결된 연장과 분기 노선이다. 신림선은 여의도에 들어가긴 하는데 정작 섬 가장자리인 샛강역에서 끝나는 게 아쉽다. 옆에 있는 5호선 여의도역은 9호선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그렇다 치더라도, 진짜 문제는 한 블록 위에서 지나가는 서부선 경전철과 연결이 안 된다는 점이다. 서부선과 신림선이 연결되면, 서울시 서부에서 남북을 길게 가로지르는 간선급 도시철도가 될 수 있었다. 이곳이 연결이 안 되어 불편해진 것이다.
서울시에서는 향후 신림선을 한 정거장 더 연장하여 서부선 역까지 닿게 함으로써 두 노선을 환승시키는 것을 계획 중이다. 비록 한 노선처럼 운행되는 직결운행이 아니라는 아쉬움은 있으나, 급한대로 환승이 되면 서부선과 신림선의 상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신림선 경전철을 한 정거장 더 연장하여 서부선 경전철과 환승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
또한 신림선은 보라매공원역에서 추후 추진되는 경전철 난곡선과 분기될 예정이다. 즉 5호선 강동역에서 상일동행과 마천행이 운행되듯이, 보라매공원역에서 서울대행과 난곡행이 갈라진다. 당연히 난곡선은 신림선과 같은 규격으로 지어지며 차량기지도 공용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원래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끝날 예정인 서부선 경전철이 서울대입구까지 연장되어 신림선과 만나게 된다. 즉 서울대입구에 생기는 종점역에서는 신림선도 탈 수 있고 서부선도 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서부선 경전철이 서울대입구역에서 서울대입구까지 연장돼 신림선과 연결된다 ⓒ서울시
마지막으로 샛강역까지 신림선이 개통될 경우 9호선 급행열차가 정차할지가 관심사이다. 급행열차는 수요가 많은 역에 정차하는 게 정석(定石)이다. 지금은 샛강역이 여의도 끝자락이고 수요도 적다 보니 급행열차가 통과하고 있다. 하지만 신림선이 개통하면 상당한 수요가 샛강역으로 몰려들 것이라 급행 정차 요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9호선 급행열차의 속도 유지를 위해서는 일부 역의 통과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현재 서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사당역은 상당한 수요가 있음에도 급행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 이미 동여의도에 있는 여의도역에 정차를 하는 상황에서 같은 동여의도의 샛강역에 추가 정차를 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또 하나의 문제는 샛강역의 선로 구조이다. 샛강역은 가운데 급행열차 선로를 두고 양쪽에 완행열차 선로가 추가된 구조로서, 급행이 통과하기에 최적화된 선로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런데 급행열차를 정차시킨다면 가운데 통과선은 버려두게 되는 셈이다. 이런 복합적인 문제가 있어 신림선이 개통되어도 샛강역의 9호선 급행 정차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림선 2공구 공사현장 ⓒ서울시
신림선 경전철은 동서로 지나가는 9-1-7-2호선을 남북으로 연결해 줌으로써 높은 네트워크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다. 또한 관악산과 서울대를 갈 때 버스 대신 경전철이라는 선택지가 생겨, 매번 신림역에서 내려 복잡한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부담도 줄어들 것이다. 차량기지를 보라매공원 지하에 넣는 대신 공원 안에 역을 지어 접근성을 높인 것도 기대가 큰 부분이다. 잠재력이 큰 공원이었지만 교통이 불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보라매공원의 비상(飛上)이 기대된다. 교통 편의와 지역 발전을 동시에 가져올 새로운 도시철도로의 신림선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는 이유다.
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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