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아름다운 콘서트장 된 박물관 '공예가 음악을 품다'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1.11.24. 11:00

수정일 2021.11.24. 17:27

조회 1,612

가수 하림과 문학평론가 허희가 함께한 공예토크·음악콘서트

“이게 나무를 진짜 깎아서 만든 건데, 아프리카 쪽이 음악을 굉장히 잘하는데 비해서 악기는 원시적이거든요. 쇳조각들을 모아서 만든 타악기들도 많고….” 
지난 20일 토요일 오후 2시, 서울공예박물관 공예콘서트의 주인공인 가수 하림이 아프리카 전통악기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이날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따라, 그간 온라인에서 진행해오던 ‘공예:가 음악을 품다’의 첫 대면공연이었다. 
'서울공예박물관' 공예와 음악콘서트 포스터 ⓒ서울공예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 공예와 음악콘서트 포스터 ⓒ서울공예박물관

“저희가 앉아 있는 이 의자가 공예박물관에 있는 실제 공예품이에요. 이런 도자기 모양의 악기도 있잖아요?” 사회를 맡은 허희 문학평론가의 차분한 음성이 마이크를 통해 바깥마당에 둘러앉은 관객들에게 전해졌다. 드럼으로 쓰이는 인도와 페르시아, 제주도 물허벅 등의 설명에 이어 하림의 노래 ‘위로’로 콘서트가 무르익어 갔다. 
사회를 맡은 허희 문학평론가와 가수 하림이 악기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모습
사회를 맡은 허희 문학평론가와 가수 하림이 악기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정민
다양한 악기 이야기와 하림의 노래로 콘서트가 무르익어 간다
다양한 악기 이야기와 하림의 노래로 콘서트가 무르익어 간다 ⓒ이정민

“특히 좋아해 주신 ‘비긴 어게인’이 언어를 넘어 음악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이 악기가 ‘허디거디’라고 중세 시대 거리의 악사들이 연주하던 건데, 제가 여행하며 배워서 버스킹 했던 거예요.” 
신비로운 악기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연어의 노래’를 들으니 잠시나마 관객도 여행자의 마음이 됐다.
신기하고 신비로운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가수 하림의 모습
신기하고 신비로운 악기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가수 하림의 모습ⓒ이정민

사회자는 하림이 연주가이면서도 공예박사 같은 느낌이 든다며 아주 적합한 인재를 모신 것 같다고 말하면서 미리 받았던 관객들의 질문을 건넸다. 공예박물관에 전시하고 싶은 악기가 무엇인지 묻자, 하림은 섬세하고 예쁜 ‘아프리카 기타’를 선택했다. 그는 10년 넘게 아프리카 학생들에게 기타 기증 프로젝트를 실천해오고 있기도 하다. 
지난 9월에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1회 6현의 오케스트라 (기타편)’은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지난 9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1회 6현의 오케스트라 (기타편)’은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서울공예박물관

‘공예:가 음악을 품다’ 공연은 악기를 만드는 장인과 그 악기를 연주하는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만나는 토크&음악 콘서트로 마련됐다. 9월에는 온라인으로 ‘제1회 6현의 오케스트라(기타편)’이 진행돼 3대째 기타제작 장인과 클래식기타 연주 명인들의 공예 및 음악이야기로 꾸며졌다. 기타제작 장인 엄흥식 씨와 배장흠, 김희연 두 연주자의 진솔한 대화와 멋진 연주는 서울공예박물관 유튜브에서 다시보기 할 수 있다. 특히 드라마와 영화로 유명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과 ‘로망스’ 연주는 클래식 기타의 매력을 생생하게 전한다.
‘제2회 천변만화, 풍류해금(해금 편)’에 담긴 해금 이야기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연주
‘제2회 천변만화, 풍류해금(해금 편)’에 담긴 해금 이야기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연주 ⓒ서울공예박물관

‘제2회 천변만화, 풍류해금(해금편)’도 온라인으로 감상이 가능하다. 옻칠과 배접으로 탄생한 공예품, 해금제작 이야기를 김선구, 강순탁 해금제작자가 옐로무드, 레드오션 두 팀과 멋진 연주로 들려준다. 우리가 지하철 환승 음악으로 듣고 있는 곡인 ‘얼씨구야’가 해금이 중심으로 이끌어 가는 곡이라고 하니 더 잘 들어봐야겠다. ‘업타운 펑크’에서 ‘서용석류 해금산조’, ‘아리랑’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다양한 연주와 모두에게 친근하고 향유할 수 있는 음악에 대한 연주의 간절함이 와닿았다. 
관람객들에게 미리 받은 질문이 붙여진 메모판의 모습
관람객들에게 미리 받은 질문이 붙여진 메모판의 모습ⓒ이정민

이날 공연에서 하림은 “저에게 악기는 숟가락 젓가락이다. 이들 없이는 아무리 좋은 음식도 맛있게 못 먹듯, 저에게 악기가 없으면 음악을 표현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연 후반부, 사회자의 “자신의 음악이 박물관에 전시된다면 관람객에게 어떻게 전달됐으면 좋을까”라는 질문에 하림은 “음악은 무심결에 들리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박물관 로비에 틀어놓는 음악 정도로 남았으면 한다”며 농담인 듯 진심을 전했다. 
 <서울공예박물관> 바깥마당에서 치러진 공예콘서트는 가을날 소풍 같은 추억을 남겼다
서울공예박물관 바깥마당에서 치러진 공예콘서트는 가을날 소풍 같은 추억을 남겼다ⓒ이정민

공연의 마지막 곡인 ‘출국’이 끝나자 관객들의 박수와 앵콜 요청이 나왔다. 하림은 앵콜곡으로 드라마 ‘눈이 부시게’에 수록됐던 소풍을 노래했다. 소풍은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노래로, 하림은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바라고 저는 어디선가 좋은 날 여러분께 다시 한번 노래를 불러드리도록 하겠다”며 공연을 마쳤다. 관객들 역시 가을날 소풍처럼 서울공예박물관 공예콘서트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남겼다.   
공연을 마치고 인사하는 출연자들과 무대 위에 놓인 다양한 악기들의 모습
공연을 마치고 인사하는 출연자들과 무대 위에 놓인 다양한 악기들의 모습 ⓒ이정민

대면 공연은 앞으로 4회 더 진행된다. 예정된 공연은 오는 27일 ‘현의 노래-선율에 빠지다(거문고·가야금편), 12월 4일 ‘공명-마음의 울림(생황편)’, 8일 ‘공예로운 음악생활(공예품과 음악), 마지막으로 11일 ‘메이터스페이스-음악창작공방(칼림바편) 등이다. 자세한 공연 정보는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공예박물관

○ 위치: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4(안국동)
○ 가는법: 3호선 안국역 하차 1번 출구에서 50m
○ 관람방법: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예약제 운영
○ 관람시간 : 화~일요일 10:00~18:00 (일 6회차, 회차당 330~450명, 회당 80분),
- 휴관일 매주 월요일
○ 관람료 : 무료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예약 관람)
○ 홈페이지: https://craftmuseum.seoul.go.kr
○ 문의: 02-6450-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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