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재촉하는 서울의 공원 두 곳 ‘삼청공원·훈련원공원’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1.10.07. 13:33

수정일 2021.10.07. 18:16

조회 806

서울에서 태어난 자란 필자지만 최근에야 알게 된 2개의 공원이 있다. 한 곳은 '삼청공원', 다른 한 곳은 '훈련원공원'이다. 같은 서울의 공원이지만 두 곳은 느낌부터가 다르다. 한 곳은 북악산 기슭에, 다른 하나는 도심 한복판 길가에 자리했다. 그렇다 해도 어느 공원이나 시원한 가을바람은 불고 있다. 

여기가 서울이 맞아? ‘삼청공원’

북악산 기슭에 자리한 아기자기한 삼청공원은 누가 오더라도 만족하지 않을까. 이름 역시 도교의 신선이 사는 세 궁전인 삼청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삼청공원 내 단심가와 백로가 시조가 적혀 있는 시비
삼청공원 내 단심가와 백로가 시조가 적혀 있는 시비 ⓒ김윤경

1940년 공원으로 지정된 삼청공원에는 고려의 충신 정몽주와 그의 어머니의 시비가 있다. 정몽주가 읊었던 ‘이 몸이 죽고 죽어’로 시작되는 ‘단심가’와 정몽주 어머니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까마귀 싸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는 ‘백로가’가 그것이다.

높이 오르지만 않으면 공원 내 길은 힘들지 않게 다닐 수 있다. 길을 걷다 중간중간 쉬며 찬찬히 바라보면, 오랜 이끼가 낀 바위와 자연히 자라난 식물의 어우러짐에 감탄하게 된다. 그렇게 걸으면 저절로 자연에 동화돼 어느새 여유가 느껴진다.  
 동심의 숲에 있는 아기자기한 놀이시설들
동심의 숲에 있는 아기자기한 놀이시설들 ⓒ김윤경

삼청공원에는 숲속도서관과 세 가지 주제의 숲으로 구성된 유아숲 체험장도 있다. 세 가지 주제의 숲은 동심의 숲과 숲속의 숲, 물의 숲 등이다. '동심의 숲'은 흥미로워 보이는 다양한 놀이기구와 잘 관리된 모래터가 있다. 가장 먼 곳에 위치한 '숲속의 숲'은 아이들을 위한 곤충아파트와 나무실로폰 등 다양하게 자연을 접하기 좋다.  
유아숲 체험장 3곳 중 하나인 '물의 숲'
유아숲 체험장 세 곳 중 하나인 '물의 숲' ⓒ김윤경

유아숲 체험장 세 곳 중 필자의 시선을 잡은 곳은 '물의 숲'이다. 작은 계단을 내려가야 해 유모차는 두고 가야 한다. 쭉 내려가면 작은 터가 펼쳐지고 물이 흐르는 걸 볼 수 있다. 
내려가는 길은 유모차를 놔두고 가야한다.
내려가는 길은 유모차를 놔두고 가야한다. ⓒ김윤경
여름이 지났지만 물의 숲에는 아직 졸졸졸 물이 흐르고 있다.
여름이 지났지만 물의 숲에는 아직 졸졸졸 물이 흐르고 있다. ⓒ김윤경

필자가 갔을 때는 물이 아직 남아 조금씩 흐르고 있었다. 고요한 적막 속 흐르는 물소리가 신비스러웠다. 단 유아숲 체험장은 유아를 위한 공간으로 보호자를 제외한 성인과 애완동물의 출입을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오랜 이끼와 우거진 나무와 풀 숲은 어딜 봐도 예술이다.
오랜 이끼와 우거진 나무와 풀 숲은 어딜 봐도 예술이다. ⓒ김윤경

어느 각도에서 봐도 자연 빛이 가득한 숲은 지친 마음을 조용히 달래기에 좋다. 바위와 돌에 가득 피어난 이끼들은 지나온 세월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삼청공원은 어느 계절과도 어울리지만, 우거진 나무가 많은 만큼 가을이 가장 운치 있는 것 같다. 늦가을 조심스레 방문해 울긋불긋한 풍경도 보고 싶다. 

산책하기 좋게 편의시설도 잘 마련돼 있다. 산책길 한쪽으로 발을 자극하는 길이 여러 모양으로 조성돼 있으며, 유모차를 놓아두는 곳도 별도로 있다. 또 반려견과 산책 시 깜빡 잊고 왔을 때를 대비해 반려견 배변 봉투함이 중간중간 설치돼 있는 모습이다. 출입구에는 모래와 먼지를 털고 갈 수 있는 먼지떨이기가 구비돼 있다. 버튼을 누르면 바람이 나와 모래와 흙 등을 털어줘, 깔끔하게 돌아갈 수 있다. 
먼지떨이기(왼쪽)와 맨발 지압코스(오른쪽)가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먼지떨이기(왼쪽)와 맨발 지압코스(오른쪽)가 산책의 재미를 더한다. ⓒ김윤경

사실 삼청공원 부근은 그간 주차난을 겪어온 곳이다. 연내 입구에 있는 국군서울지구병원 부지에 지하2층, 170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이 건립될 예정이다. 공원 가는 길 주민들의 환영 플래카드가 걸려 이를 실감하게 했다. 주민들의 20여 년 숙원이었던 주차장이 건립되면 좀 더 수월하게 삼청공원과 근방을 찾게 되지 않을까. 

■ 삼청공원

○ 주소: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134-1 

도심 한복판에 역사를 품은 '훈련원공원'

도심 속 ‘훈련원공원’은 조선시대 병사의 무술훈련과 강습 등을 담당한 훈련원 자리에 조성된 공원이다. 중구 을지로6가 국립중앙의료원 바로 옆에 위치했다. 
동대문 인근에 도심 속 아담한 공원 '훈련원공원'이 있다.
동대문 인근에 도심 속 아담한 공원 '훈련원공원'이 있다. ⓒ김윤경

조그맣지만 이 공원은 많은 역사를 품고 있다. 태종 때부터 무예 연습 등을 해온 훈련원은 오랫동안 조선시대 중요한 군사기관으로 그 역할을 해왔다. 더불어 1907년 한일신협약식(정미 7조약)으로 해산되는 아픔을 겪은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후 이곳은 경성사범학교, 서울대 사범대학 헌법재판소 등으로 사용돼왔다.  
길가에 자리해 접근이 용이하다.
길가에 자리해 접근이 용이하다. ⓒ김윤경

도심 큰 길가에 위치한 만큼 앞에 따릉이 대여소가 있어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으며, 동대문역사공원역이나 을지로4가역 등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도 꽤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훈련원공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스케이트보드장이 눈에 띈다.
훈련원공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스케이트보드장이 눈에 띈다. ⓒ김윤경

훈련원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스케이트 보드장이 보인다. 스케이트 보드장 왼쪽으로는 배드민턴 전용 체육관인 훈련원공원 종합체육관 건물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현재는 거리두기 4단계 연장조치에 따라 휴관 중이다. 
훈련원공원 종합체육관, 배드민턴, 농구, 족구 등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훈련원공원 종합체육관, 배드민턴, 농구, 족구 등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김윤경
공원 한 가운에 중앙광장과 인공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공원 한 가운에 중앙광장과 인공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김윤경

오른쪽에는 동상 및 시인의 시비와 인공폭포가 있다. 멋진 훈련원 인공폭포는 현재 코로나19 단계로 운영하지 않으나, 소나무 등이 우거진 곳에 놓인 벤치는 잠시 쉬어가기 적당해 보인다. 
윤관 장군 동상(왼쪽)과  박웅진 시비(오른쪽)
윤관 장군 동상(왼쪽)과 박웅진 시비(오른쪽) ⓒ김윤경

이 커다란 동상은 고려 예종 별무반을 창설하고 군대를 양성해 여진을 평정한 윤관 장군 동상이다. 원래 이 동상은 서소문공원에 건립되었으나, 2016년 서소문 공원 재조성 후 이곳으로 이전됐다. 다부진 장군의 모습을 보니 뭔지 모를 힘이 솟는 느낌이다.  

동상 옆에는 박웅진 시인의 대표작 ‘울너머 동이 트니’ 시비도 있다. 시비의 글은 심응섭 서예가가 썼으며 통일의 염원을 담고 있어 함께 읽어봐도 좋겠다.   

■ 훈련원공원

○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227(을지로5가 40-3)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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