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씽, 청계천 자전거도로 따라 서울시장여행!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21.07.05. 10:16

수정일 2021.07.05. 10:16

조회 1,411

새로 조성된 청계천 자전거전용도로는 서울을 대표하는 여러 시장을 지난다.
새로 조성된 청계천 자전거전용도로는 서울을 대표하는 여러 시장을 지난다. ⓒ김종성

청계천은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이면서, 시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도심 속 하천이다. 지난 6월 초 청계천변 양방향에 자전거전용도로가 조성되면서 더욱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도심 자전거 라이딩의 진수라 할 수 있는 청계천 자전거도로를 달려보았다. 가장 많이 접하는 풍경이 ‘시장’이다. 종로구와 동대문구·중구·성동구를 지나는 동안 다채로운 시장여행을 하게 된다. 청계천은 화려한 변신을 했지만 천변 장터는 예나 지금이나 같은 모습으로 묵묵히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오래전부터 청계천변에는 다양한 시장들이 자리해오고 있다.
오래전부터 청계천변에는 다양한 시장들이 자리해오고 있다. ⓒ김종성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아올 정도로 맛집이 즐비한 광장시장, 질 좋고 디자인이 다양한 옷과 잡화의 천국 평화시장, 만물장터라 할 만한 동묘벼룩시장과, 서울풍물시장·황학동 벼룩시장 등이 청계천변을 따라 자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애완동물거리, 문구완구시장, 레저·아웃도어 용품거리까지 특화장터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시장여행’이라는 테마로 여행을 해도 될 정도다. 언제나 차량들로 가득해 정체가 일상인 청계천변이지만 자전거도로 덕분에 유유자적 페달을 밟으며 서울시장여행을 했다. 
시장은 유명관광지와 또 다른 색다른 발견이자 추억이 된다.
시장은 유명관광지와 또 다른 색다른 발견이자 추억이 된다. ⓒ김종성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시장은 자유여행자의 천국이다. 자유롭게 시장통 골목을 거닐다 만나게 되는 상점과 맛집은 유명관광지와는 또 다른 색다른 발견이자 추억이 된다. 특히 청계천변의 시장들은 화려한 서울과 대조되며 오래된 것의 가치와 매력, 이야기를 만나게 한다. 도시생활이 때로 헛헛하고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을 때 시장은 찾아오는 시민들을 품어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맛집 천국인 광장시장 전집 골목
맛집 천국인 광장시장 전집 골목 ⓒ김종성

1905년에 생겨나 10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닌 종로구 광장시장은 노점·식당·노포(老鋪, 오래된 가게)에 이르는 다양한 맛집이 자리해 눈과 입이 즐겁다. 전집 골목에서 가장 인기 좋은 것은 빈대떡. 또 각종 야채를 취향껏 골라 먹을 수 있는 산채비빔밥, 외국인들이 들으면 놀랄 마약김밥, 할머니뼈해장국 등이 이곳 대표메뉴다. 이웃 신진시장에는 곱창골목, 닭한마리 골목도 있다. 재미의 어원은 ‘양분이 많고 좋은 맛’이라는 한자에서 왔다고 한다. 우리가 약속을 잡을 때 맛집부터 검색하는 걸 보면 재미는 곧 맛있는 걸 먹는 데서부터 온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일요일 야외장터가 열리는 평화시장 일대
일요일 야외장터가 열리는 평화시장 일대 ⓒ김종성

동대문 신평화·동평화시장 일대는 일요일이면 큰 야외장터가 펼쳐진다. 평화시장은 도매가 주업이지만 이날은 일반 시민들도 저렴한 도매가에 의류와 신발, 잡화를 구입할 수 있다. 모두 평화시장에서 만든 국산품으로 그 흔한 중국산 제품을 볼 수 없는 곳이다. 만 원짜리 신발과 청바지가 흔하고, 화투 그림으로 디자인한 사각팬티 같은 웃음을 주는 기발한 의류들도 많다. 필자가 가장 아끼는 자전거가 멋지게 그려진 티셔츠도 이곳 평화시장에서 산 것이다. 
사람들로 붐비는 동대문 문구·완구거리
사람들로 붐비는 동대문 문구·완구거리 ⓒ김종성

동대문 애완동물가게와 문구완구거리, 아웃도어 거리는 청계천변의 특화시장이다. 애완용 앵무새·도마뱀·거북이가 모여 있는 가게들이 있는가 하면 마치 피터팬이 부려놓은 듯한 장난감 천국이 펼쳐져 있다. 길이 200m의 골목 양 옆으로 약 100여 개의 문구 완구 상점이 줄지어 있는데, 장난감뿐 아니라 공책, 필기류 등 각종 문구와, 물감을 비롯한 교구, 화구 등도 시중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다. 종로5가 천변 아웃도어 거리에는 등산용품과 캠핑용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30여 곳의 가게들이 모여 있어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추억 속 LP를 파는 벼룩시장
추억 속 LP를 파는 벼룩시장 ⓒ김종성

동묘벼룩시장과 황학동벼룩시장, 서울풍물시장은 만물창고로의 시간여행이 가능하다. 평일에도 열리는 상설시장으로 각종 잡화, 구제 의류, 골동품, 수입제품 등을 구경하고 구입하려는 손님들로 늘 북적거린다. 요즘엔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이주해 온 외국인들까지 찾아와 사람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동묘벼룩시장 안 음식점은 세련되진 않지만 싸고 맛있는 곳이 많다. 장노년층의 소울 푸드(Soul Food)인 동태찌개 골목도 있는데 5천원이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이라는 먹방에 나올 만 하다. 
흥미로운 가게가 많은 서울풍물시장은 서울미래유산에도 등재돼 있다.
흥미로운 가게가 많은 서울풍물시장은 서울미래유산에도 등재돼 있다. ⓒ김종성

황학동 벼룩시장은 한국전쟁 이후 많은 사람이 청계천변에 판잣집 짓고, 그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집에서 쓰던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형성되었다. 옛 장신구와 고가구, 희귀 음반 등 다른 시장에서는 구할 수 없는 독특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식 상가 건물로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 있는 서울풍물시장은 서울미래유산에도 등재된 장터다. 

청계천변 시장은 트렌드나 유행에 맞춰 갑작스럽게 생겨나거나, 변화를 맞이하는 가게들이 아니다. 본래의 개성은 꾸준히 유지한 채 지역적 특색, 시간의 흐름 등이 자연스럽게 녹아 든 장소들이다. 살고픈 도시, 가고픈 도시란 화려함과 소박함, 빌딩과 골목, 새것과 헌것이 함께 공존하는 도시가 아닐까. 

시민기자 김종성

나는야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 매일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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