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치 곤란 아이스팩 어떡하죠?...우리동네 아이스팩 수거함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1.04.06. 14:50

수정일 2021.04.06. 15:39

조회 19,438

동작구 아이스팩 수거함 도입! 민주주의 서울에서는 시민의 생각 모집 중~

1년이 훌쩍 넘은 코로나19로 인해 아이스팩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신선식품조차도 마트나 시장을 찾지 않고, 배달로 주문하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선식품에 꼭 필요한 아이스팩 사용량도 급증한 탓인데, 육류와 어류 등을 주문하면, 2~3개가 딸려 온다.

현재 유통되는 아이스팩 안에 들어있는 젤의 주재료는 석유 찌꺼기. 정확히 말하자면 폴리에틸렌 성분이다. 미세 플라스틱 중 하나라 물에 잘 녹지도 않고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물론 몸에도 안 좋다. 종량제 봉투에 버리는 상황이 대부분인데, 아이스팩은 분해까지 500년이 걸린다.
가득 쌓인 아이스팩
가득 쌓인 아이스팩 ⓒ조수연

환경부의 ‘재활용품 분리배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아이스팩은 겉 비닐을 잘라 낸 다음, 비닐은 비닐대로 버리고, 젤 형태의 내용물을 말려 종량제 봉투에 버리라고 권고하고 있다. 하수구에 버리거나, 포장한 채로 버리면 소각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재활용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에 환경부는 국민생각함에 올라온 아이스팩 재활용에 대해 고민했고,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으며 아이스팩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중 일부는 아이스팩 전용수거함을 설치, 아이스팩을 재활용하고 있다. 동작구도 최근 아이스팩 수거함을 15개 주민센터에 모두 설치했다. 주민들이 언제든 아이스팩을 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동작구 상도1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아이스팩 수거함
동작구 상도1동 주민센터에 설치된 아이스팩 수거함 ⓒ조수연

동작구 상도1동 주민센터를 찾았다. 상도1동 주민센터 앞에 ‘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 아이스팩 수거함’이 있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처음에는 잘 모르는 주민이 많아 사용량이 적지만, 지금은 많은 주민이 활용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아이스팩 수거함에 아이스팩을 버린 주민은 “동사무소 앞에 아이스팩 수거함이 설치된 것을 우연히 보고, 집에 모아두었다가 수거함에  버리고 있다”라며 “남양주시처럼 아이스팩을 수거하면 휴지 등으로 바꿔준다든가 하면 더 많은 주민이 참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아이스팩 수거함 설명 안내판.
아이스팩 수거함 설명 안내판 ⓒ조수연

필자도 집에서 쌓인 아이스팩을 가져다가 수거함에 버렸다. 집에 두었으면 처치 곤란한 애물단지였을 텐데, 아이스팩 수거함을 통해 버릴 수 있으니 편리했다. 공익적 성격도 강해 좋았다. 수거된 아이스팩은 재사용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동작구 산하 어르신행복주식회사가 격일로 수거함에 쌓인 아이스팩을 수거, 규격과 용량에 따라 선별한다. 이후 세척과 소독, 재포장 작업을 거쳐 관내 전통시장과 수산시장 등 5개 시장 320개 점포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동작구는 아이스팩 사용량이 많은 ‘노량진 수산시장’을 관내에 두고 있기에, 타 자치구보다 재사용률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작구 아이스팩 수거함
동작구 아이스팩 수거함 ⓒ조수연

아이스팩과 관련해서, 서울시에서도 뜨거운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민주주의 서울에서는 ‘처치 곤란 아이스팩, 어떡하지?’라는 제목으로 오는 4월 22일까지 시민 토론을 받고 있다.

참여 방법은 민주주의 서울 홈페이지(https://democracy.seoul.go.kr/)에서 시민토론을 누르고, ‘처치 곤란 아이스팩’ 편에 의견을 제시하면 된다. 서울시는 지인에게 민주주의 서울을 알릴 수 있도록, 50명을 추첨,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기프티콘 2매를 제공하고 있다.
민주주의 서울 홈페이지.
민주주의 서울 홈페이지 ⓒ민주주의 서울

아이스팩 관련 시민토론에는 3월 31일 기준, 댓글이 327개가 달렸다. 320명의 서울시민이 아이스팩 처치와 관련해 댓글을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있다. 한 시민은 “전용 수거함을 대대적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라며 “지자체나 시민의 자발적인 노력으로는 해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 상품권으로 전환 가능한 마일리지 등 정책이 혼합해야 한다”라고 의견을 남겼다.

또 다른 시민은 “아이스팩의 내용물을 젤리가 아닌 물로 교체해야 한다”, “젤 형 아이스팩은 공병처럼 일정 금액을 주고 수거한 후 필요한 곳에 무료 나눔하거나 폐기해야 한다” 등의 의견도 있었다.
아이스팩 처치와 관련해, 서울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아이스팩 처치와 관련해 서울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민주주의 서울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아이스팩 처리가 화두로 떠올랐다. 동작구의 사례처럼 다른 지자체들도 아이스팩 수거함을 통해 아이스팩을 재사용하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민주주의 서울을 통해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시민의 생각을 모으고 있다.
아이스팩 수거함 외에 다른 정책도 필요해 보인다.
아이스팩 수거함 외에 다른 정책도 필요해 보인다. ⓒ조수연

아이스팩은 분해하는 데 500년이 걸린다. 500년이면 2521년에야 분해가 된다는 소리다. 따라서, 각 지자체와 서울시가 아이스팩을 줄이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슬기롭게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번뜩이는 정책을 만들어야 할 때다.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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