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벤처 전문 육성기관 '서울시 소셜벤처허브'를 가다!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1.03.02. 15:03

수정일 2021.03.05. 17:18

조회 2,081

소셜벤처허브 입주기업, 페이퍼팝을 만나다!
선릉역 인근에 소셜벤처허브가 있다.
선릉역 인근에 소셜벤처허브가 있다. ⓒ윤혜숙

선릉역 5번 출구로 나오니 왼편에 테헤란로가 있고 이 길을 따라 고층빌딩이 서로 경쟁하듯 우후죽순 솟아 있다. 그 뒤편으로 서울시 소셜벤처허브가 자리했다. 

소셜벤처허브는 국내 최초의 소셜벤처 전문 육성기관으로 지난 2019년 5월 서울시·한국자산공사 ·한국장학재단·공공상생연대기금이 역삼동 ‘나라키움 청년창업허브’ 내 2개 층인 3, 4층에 조성한 공간이다. 2019년 10월에 개소 후 지난해 말까지 총 14개 기업이 입주했다. 

그곳에 입주한 소셜벤처 기업들 중의 하나인 '페이퍼팝' 박지희 디렉터를 만났다.
박지희 디렉터가 필자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박지희 디렉터가 필자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윤혜숙

‘소셜벤처 기업’이라고 하니 일반인에겐 낯설고 생소하다. 소셜벤처 기업은 혁신적인 기술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나가면서 지속가능한 수익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기업을 뜻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벤처 기업과 사회적 기업의 중간쯤에 있는 기업이라고 보면 된다. 
페이퍼팝이 제작한 종이 옷장
페이퍼팝이 제작한 종이 옷장 ⓒ페이퍼팝

'페이퍼팝(PAPER POP)' 이름에는 ‘종이를 대중화한다’라는 뜻이 있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종이를 떼어놓고 살아갈 수 없을 만큼 종이의 쓰임새가 다양하다. 그런 종이가 재활용되지 않고 일반 쓰레기로 내버려진다면 어떨까? 현재 우리가 쓰는 종이의 50% 이상을 재활용하고 있다. 종이는 유해 물질이 없는 친환경 소재다. 
페이퍼팝 사무실 칸막이가 골판지로 제작되었다.
페이퍼팝 사무실 칸막이가 골판지로 제작되었다. ⓒ윤혜숙

페이퍼팝은 과거 우리 조상들이 일상 용품을 종이로 만들어 사용했던 것에 착안해서 종이로 가구를 만들고 있다. 언뜻 생각해보면 가냘픈 종이로 어떻게 단단한 가구를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골판지나 종이상자는 의외로 단단해서 사람의 손으로 쉽게 망가뜨릴 수 없다. 그렇다면 왜 종이를 활용해서 가구를 만들 생각을 했던 것일까? 
페이퍼팝에서 제작한 종이 책상
페이퍼팝에서 제작한 종이 책상 ⓒ페이퍼팝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저렴하고 주기가 짧은 가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페이퍼팝 박대희 대표는 값비싼 재료인 원목 대신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로 대체해서 가구를 생산한다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재활용되지 않은 원지의 사용 비율을 높여서 강화 골판지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구로 활용해도 튼튼하다. 현재 책장, 옷장, 책상 등 다양한 가구를 제작하고 있다. 3개월에 한 번씩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30여 가지의 종이로 만든 제품이 있다. 
페이퍼팝에서 제작한 종이 의자
페이퍼팝에서 제작한 종이 의자 ⓒ페이퍼팝

친환경을 추구하는 만큼 가급적 시트 코팅이나 채색을 덜 하는 방향으로 가구를 만들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 부품도 소비자가 가구를 사용한 뒤 수거하면서 재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가구를 포장할 때 과다포장을 줄여나가고 있다. 이렇듯 페이퍼팝은 소셜벤처 기업답게 환경적으로 가치 있는 생산이 소비로 이어질 수 있도록 고심하고 있다.
소셜벤처허브 내 사무 공간
소셜벤처허브 내 사무 공간 ⓒ윤혜숙

페이퍼팝은 지난 2019년 소셜벤처허브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입주했다. 처음엔 2인 거주 사무실에 있다가 2년 새 회사가 성장하면서 직원도 늘어나 6인 사무실로 이전했다. 

소셜벤처허브에 입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박지희 디렉터는 입지와 시설 측면에서 우수했던 점을 꼽았다. 선릉역에서 도보로 10분 이내의 거리로 가까우면서 테헤란로에 인접해 있어서 타 업체와 미팅할 때 초대하기 좋다. 

또한 소셜벤처허브 내 개별 사무공간을 최장 12개월간 무상으로 제공받는다. 사무공간 외 공용회의실, 세미나실, 휴게공간, 주차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사무공간은 2인실(9.6㎡)부터 10인실(29.75㎡)에 이르기까지 규모가 다양하며, 책상 및 의자, 서랍장 등 기본 사무기기가 제공된다. 입주기업은 월 관리비만 내면 된다. 
소셜벤처허브 내 테스트랩
소셜벤처허브 내 테스트랩 ⓒ소셜벤처허브

또한 소셜벤처허브는 투·융자 연계, 창업·투자 전문기관인 액셀러레이터를 통한 기술개발과 제품 상용화, 기업 특성에 맞는 분야별 컨설팅, IR 참여 및 판로확보 등 맞춤형 서비스도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페이퍼팝은 최근 마케팅 컨설팅을 신청해서 받았다. 아무래도 회사의 규모가 작다 보니 마케팅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자체적으로 점검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외부 마케팅 전문가가 직접 점검해주면서 마케팅에 필요한 유용한 팁을 알려주었다.

페이퍼팝은 소셜벤처 기업답게 주로 SNS로 홍보하고 있다. 2018년 법인을 설립했고, 3개월에 한 번씩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점차 고객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온라인 판매인데도 소비자 반응이 좋다. 초기엔 가구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의구심이 많았다. “종이로 만들었는데도 가구가 튼튼해요?”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그런데 소비자들이 실제 가구를 구매해서 사용해보니 튼튼하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구매한 가구를 집안의 어디에 두고 어떻게 쓸지를 문의하고 있다. 페이퍼팝은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했던 적도 있다. 이마트나 삐에로마켓, 교보문고 등에 시즌제로 잠깐 입점하면서 제품을 알리기도 했다.
소셜벥처허브 홈페이지 화면
소셜벥처허브 홈페이지 화면 ⓒ소셜벤처허브

소셜벤처허브 성장지원실 구선미 매니저는 소셜벤처허브 내 소셜벤처 기업과 액셀러레이팅 기업이 입주한다고 했다. '엑셀러레이팅(accelerating)'은 '촉진하다'라는 뜻으로, 엑셀러레이팅 기업은 소셜벤처 기업의 비즈니스를 검증하고 유효한 매출경험을 축적하면서 이들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 연계까지 지원한다. 입주한 소셜벤처 기업에 대해선 기업별로 수요를 파악해서 액셀러레이팅 기업과 연결해주고 있다. 

소셜벤처허브에 입주했다가 떠나는 기업도 있었다. 이렇게 좋은 혜택이 있는데 이곳을 떠나는 이유가 궁금했다. 구선미 매니저의 말에 의하면, 기업이 성장하면서 직원들도 많이 채용하고 그래서 더 넓은 사무실이 필요하니깐 10인실까지 제공하는 소셜벤처허브에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는 경우라고 한다. 소셜벤처허브 담당자 입장에선 이별이 아쉽지만, 이곳에 입주했던 기업이 성장해서 떠나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반갑고 기쁜 일이라고 한다. 소셜벤처 기업이라면 서울시 소셜벤처허브에 주목해 보자.

■ 소셜벤처허브

○ 주소: 서울시 강남구 선릉로93길 40(역삼동) 나라키움 역삼A빌딩 3~4층
○ 가는법: 지하철 2호선, 수인분당선 선릉역 5번 출구에서 298m
○ 홈페이지
○ 문의: 02-6230-0304
○ 이메일 : ksm@svhc.or.kr

시민기자 윤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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