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조심해라!˝ 백마디보다 여기 데려가세요

admin

발행일 2010.05.18. 00:00

수정일 2010.05.18. 00:00

조회 2,046

어린이대공원을 산책하다가 ‘키즈오토파크’라는 어린이 교통안전 체험관을 알게 되었다. 어린이 교통안전 체험관이 어린이대공원 안에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놀라웠다. 알고 보니 현대기아차 그룹에서 공원측과 공동 설립하고, 한국생활안전연합(SAFIA)이 운영하는 어린이 대상 교통안전 교육시설로 국내 최대 규모였다. 평소 체험장 문은 굳게 잠겨 있었는데 마침 빨간 셔츠 입은 여직원이 다가와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체험을 하려면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6세부터 10세의 어린이가 교육 대상이었다. 개인이 신청하는 경우는 보호자와 동행해야 하며,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단체로 신청하는 경우에는 교사와 동행하면 됐다.

예약한 날이 되자 일곱 살 아들 손을 잡고 체험장으로 향했다. 대공원 음악분수대 쪽에서 왼쪽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멀리서 봐도 ‘키즈오토파크’라는 간판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울타리 너머 바라보이는 체험장은 실제 모양의 도로와 신호등을 설치하여 현장감 있게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잘 설계되어 있었다. 예약시간에 정확히 맞추어 체험장 문이 열렸다. 예약자를 확인한 후 노란 안전조끼를 착용하게 했다. 또래 아이들과 함께 체험에 참여하게 되었다.

체험 내용을 살펴보면 오토가상체험→보행교육→이면도로교육→주행교육→오토부스→체험교육수료증만들기 등의 6가지 순서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오토가상 체험관에서는 3차원 입체영상 안경을 쓰고 교통사고 위험에 대해 찬찬이 알려주었는데, 캐릭터와 함께 생동감 있게 진행되었다. 아이 자신이 영상 속으로 들어가서 직접 주인공이 되어 보기도 하면서 교통사고의 위험을 절감하게 된다. 실외교육장에서는 지도사의 교통안전 설명과 함께 보행교육부터 시작이 되었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전에는 반드시 경계석에서 한 발 물러서서 초록색 신호등을 기다려야 하며 길을 건널 때에는 화살표 방향으로 오른손을 들고 건너야 한다. 신호등을 안전하게 건너는 연습을 몇 번씩 하게 되는데 ‘경계석 한 발 뒤로 서서 기다리기’는 어른들도 귀담아 들어야 할 규칙이었다.

이면도로교육에서는 이면도로에 주차되어 있는 실제의 승용차에 직접 아이들이 운전석에 타 보고 차 뒤에서 놀고 있는 친구들을 백미러를 통해 직접 보게 되는데, 운전자가 볼 수 없는 차 뒤에서 놀면 친구들이 얼마나 위험한지 느낄 수 있도록 놀이 방식으로 체험하게 한다. 서로 역할을 바꾸어 가면서 직접 운전자의 입장이 되어보기 때문에 체험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인상 깊은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교통안전체험의 하이라이트는 주행코스 한 바퀴돌기다. 승용차의 몇 배를 축소한 어린이교육용 모터카를 타고 실제 도로주행을 하게 되는데 아이들은 이 프로그램을 최고로 손꼽았다. 안전모를 착용한 후 지도사의 간단한 안전운행 설명을 듣고 신호에 따라 도로주행 체험을 하게 된다. 횡단보도 앞 정지, 직진, 좌우회전하기, 굴곡코스, 터널통과 등 운전대를 잡고 가는 아이들의 표정에서 사뭇 진지함과 긴장감이 역력했다.

오토부스 체험은 부모님도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 급정지를 했을 때 안전벨트의 착용 여부에 따라 부상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게 하는 체험이었다. ‘안전띠는 생명띠’ 라고 하지 않았던가. 5가지 교통안전체험을 마친 후, 체험 교육 수료증 뒷면에 조막만한 손바닥에 잉크를 듬뿍 묻혀서 손도장을 찍었다. ‘신호 지키기, 갑자기 뛰어들지 않기, 안전띠 꼭 매기’ 3가지를 꼭 지킨다는 교통안전 약속이었다. 상장처럼 코팅된 수료증을 받은 아들은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수료증을 받은 어린이들은 8세 이상부터 면허시험에도 도전할 수 있었다. 면허증을 따고 싶은 마음에 아들은 손가락을 걸어 다시 올 것을 약속했다.

교통안전체험을 한 후 아들은 많이 달라졌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꼭 경계석 한 발짝 뒤로 물러난다. 그리고 초록 신호등에서 반드시 좌우를 살핀 후 화살표 방향으로 오른손을 들고 길을 건넌다. “차 조심해라!”라는 백번의 말보다는 한번의 체험으로 변화된 아들의 모습에서 ‘백문이 불여일견(白文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오롯하다.

5월부터 10월까지 어린이,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매주 월요일, 토요일, 하루 두 번 어린이 생활안전 인형극도 공연 중이다. ‘브레멘 음악대가 들려주는 교통이야기’, ‘웅아, 따라가지마!’ 등 교통안전, 유괴안전, 가정안전을 주제로 한 인형극이다. 이 모든 체험은 무료이며, 교통안전체험은 반드시 홈페이지로 사전예약 해야 한다. 한 달 정도는 예약이 꽉 차 있으므로 한 달 전에 미리 예약할 것을 권장한다.

문의: (02) 455-7119(공연 관련), www.kidsautopark.org(예약 안내)


시민기자/석성득
ssd63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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