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 역사의 거리

admin

발행일 2007.12.03. 00:00

수정일 2007.12.03. 00:00

조회 2,534



시민기자 이승철

서울의 대표적인 예술촌을 추천하라면 나는 단연 혜화동을 추천할 것이다.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려 마로니에 공원 쪽으로 나서면 서울의 여느 거리와는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공원 출입구에는 아주 특이한 모양의 공연안내소가 자리 잡고 있어서 우선 눈길을 끈다.

또 공원입구에는 감각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조각 작품이 서 있어서 분위기를 살려준다. 마로니에 공원에는 야외공연장이 자리 잡고 있어서 주말이면 각종공연이 벌어진다, 공원을 둘러보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서면 온 동네가 그야말로 공연장이다. 좁은 골목길 4거리에 서 있는 十자형의 이정표에는 무려 15개의 공연장이 안내되어 있었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이 거리를 일컬어 ‘한국 공연문화의 메카’라고 부른다.

이 거리에는 연중 어느 날도 공연이 없는 날이 없다. 연극에서부터 뮤지컬, 국악공연까지 무대공연예술은 없는 것이 없는, 그야말로 공연문화가 총망라되어 있는 곳이 바로 이 동네인 것이다. 공연장이 즐비한 거리를 지나 낙산공원 쪽으로 올라가보자. 공원으로 오르는 길은 약간 비탈진 오르막길이다. 골목길주변은 오두막집에서부터 크고 넓은 집까지 다양한 집들이 서있는데 그 골목길에도 예술이 숨쉬고 있어서 이채롭다.

어느 골목길은 바닥을 파란색으로 장식해 놓고 그 위에 하얀 비둘기와 새 그림을 그려놓아 환상적인 골목풍경을 연출해 놓았다. 또 어떤 곳은 초라한 오두막집의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놓아 오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혜화동과 붙어있는 이화동에는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을 지낸 이승만 전 대통령이 귀국 후 초기에 머물렀던 이화장이 자리 잡고 있어서 옛 시절을 뒤돌아보게 하기도 한다.

낙산공원은 옛 도성 성벽이 복원된 아래로 만들어진 공원이다. 멋진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낙산정과 같은 정자도 세워져 있어서 느긋하게 앉아 쉬며 서울 시내와 맞은편의 북한산자락을 조망할 수 있어서 매우 좋다. 옛 도성을 복원해 놓은 성벽은 역사의 현장이며 유적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곳이어서 더욱 좋다. 낙산 정상에서부터 뻗어 내려간 성벽은 동대문 근처까지 이어진다.

4계절 중 어느 계절이라도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부터 시작해 낙산공원의 성벽까지 돌아보는 문화와 역사를 간직한 산책로는 그 어떤 곳보다 아름답고 의미 있는, 예술과 문화와 역사를 함께 접할 수 있는 멋진 거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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