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에 생각나는 김치부침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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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07.12. 00:00
시민기자 조문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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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에 접어들면서 요즘 날씨는 늘 우중충하다. 비가 쏟아질 듯 하늘이 어둡기도 하고 습도도 많아 불쾌지수도 높다.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실내에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자면 아마 열의 아홉은 부침개 생각이 날 것이다. 아무 때나 손쉽게 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부침개지만, 유독 비가 오는 날이면 부침개, 특히 김치부침개 생각이 간절하다. 우리 집에서 만들지 않으면 어느 옆집에선가 고소한 기름 냄새가 풍겨오고, 비 오는 날과 부침개는 찰떡궁합이 확실한 것 같다. 이를 입증해주듯 실제로 장마철에는 부침가루 매출이 평소보다 30% 이상 늘어난다는 조사도 있다. 전문가들은 비 오는 날이면 기압이 낮아져 냄새가 날아가지 못하고 주위를 맴돌아 부침개 냄새가 더 고소하게 느껴진다고도 하고, 비가 와서 습도가 높아지면 체온 조절을 위해 기름진 음식이 더 먹고 싶어진다고도 한다. 혹은 이런 과학적 근거를 대지 않는다고 해도, 기억에 의한 습관 때문에 부침개가 먹고 싶은 것 같기도 하다. 모두 일리가 있는 이야기다. 비 오는 날 새콤하게 익은 김치를 꺼내 부침개를 만들었다. 김치를 송송 썬 후 부침가루, 혹은 밀가루에 계란을 넣고 섞은 후,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부치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요리. 김치만 맛이 있다면 맛있는 부침개는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셈이다. 취향에 따라 오징어나 새우, 같은 해물을 얹어도 맛있고, 부추나 호박 등 다른 채소와 함께 부쳐도 잘 어우러진다. 김치부침개는 식구들이 있을 때 만들다보니 언제나 부치기가 무섭게 없어진다. 부침개는 막 부쳐서 자글자글 끓고 있는 상태가 맛이 있어서 뜨거운 부침개를 먹고 나서야 입천장이 벗겨졌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 남을 만큼 많이 만들어 놓으면, 식은 부침개에는 손이 가지 않으니 한 번 먹을 만큼만 부치는 것도 요령이다. 또 반듯하게 잘라놓은 것보다도 둥글게 크게 부쳐서 젓가락으로 죽죽 나누어 먹는 것이 더 맛이 나지 않나 싶다. 나라마다 날씨에 따라 먹는 음식들이 있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비 오는 날의 김치부침개야말로 중독성 강한 잊을 수 없는 맛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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