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할까?
발행일 2012.07.05. 00:00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린가. 이 시대의 여성들은 암팡지고 현명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녀들의 성공실화를 각종 미디어나 언론매체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이제 속담은 '암탉이 울면 황금알을 낳는다'로 바꿔야 할 추세다. 이렇게 종횡무진 활약하는 이상적 여성상이 부각되면 언젠가는 우리사회가 진정한 남녀평등의 단계에 올라설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여성들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힘겨움 속에서 그것이 대다수의 모든 여성들이 살아가는 방식이기에 당연히 주어진 나의 삶이라고 여기며 살아간다. 올해로 여성주간(매년 7월 1일∼7월 7일. 여성의 발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남녀평등의 촉진 등에 대한 범국민적인 관심을 드높이는 주간)이 제17회에 접어들었다. 지난 3일 오후 3시, 서울여성가족재단은 '여성의 삶을 바꾸는 서울'이라는 주제로 서울여성플라자 1층 국제회의장에서 타운홀미팅을 가졌다. 이 모임에는 지역별 변화를 주도하는 여성 NGO 단체, 현장전문가, 그리고 다수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기조 발제는 한국사이버대학 정영애 교수가 '여성정책 거버넌스 활성화와 지역 NGO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정교수는 "사회구조적으로 성별 불평등이 유지되고 재생산되는 방식을 파악, 불평등한 기존 질서를 변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주류의 전환'을 통해 평등을 실현하려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거버넌스 추진 방향으로는 "정책결정 과정에서 이해관계자가 보다 많이 참여하는 것을 넘어서서 누구의 영향력이 실제로 어떻게 행사되고 있는지, 그리고 자원을 어떻게 통합하는지 여러 과정들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이 정책과정 전반에 관련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서울시 정책을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다. 서울시는 지난 '3.8세계여성의 날'을 맞이하여 여성의 삶 전반의 현실을 인식하고 여성 삶을 지원하는 정책들을 발굴했다. 이번 정책의 추진배경은 수 십 년이 지났어도 나아지지 않는 여성의 삶을 주목했다. 그리고 경제적, 시간적 이유 등으로 여성들이 건강관리에 소홀하게 된 점도 주의 깊게 반영했다.
이번 타운홀미팅을 통해 일하는 여성의 고용 환경이 열악하다는 사실, 대다수 여성이 도시생활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범죄를 꼽고 있는 상황에서 여성 안전망 구축의 필요성, 소외계층 여성의 기본적 인권보장도 미흡하다는 점 등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남은 가사와 육아부담으로 출산율이 최저라는 점을 다시 한번 듣고 현실의 막막함을 느끼게 됐다. 서울시는 이런 점들을 검토, 트위터 등 SNS를 포함해 다양한 방법으로 시민의견을 수렴해 여성의 삶과 관련해 10대 핵심과제를 만들었다고 한다.
서울지역 풀뿌리 여성 NGO들의 현황발표 코너에서는 지역활동 사례발표가 있었을 때 그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이들 풀뿌리 NGO의 정의는 '성평등과 실질적인 여성의 권익증진을 목표로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자발적 조직'이다. 지역활동사례는 '양성평등, 안전, 건강, 일자리, 사회참여, 더불어 살기'의 내용으로 가득했다. 동작구의 NGO단체인 '좋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은 '안전한 마을 만들기'란 제목으로 사례발표를 했는데 주민의 힘으로 안전한 마을을 만들자는 취지로 '동네한바퀴'라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주민들과 함께 평화인권축제도 열고 길 위에서 10대 청소년을 만나 대화도 나눈다고 했다.
금천구의 '암탉 우는 마을'의 대표 김혜숙 씨는 "재개발지역인 마을의 성격상 고치지도 못하고 그냥 살아가다보니 30년간 방치된 폐건축물, 생활쓰레기, 허물어져가는 콘크리트 벽을 자치센터와 협조하여 점진적으로 개선했다"고 전했다. 칙칙했던 골목길을 여성친화 마을로 조성한 것이다. 주민과 자치구가 함께 힘을 모아 개선하니 지금은 마을주민들에게 생활의 기쁨이 되고 보람이 되었다고 사례를 정리했다. 이외, 각 지역구의 NGO단체도 이웃과의 교류와 자치구의 참여를 통해 더불어 살기에 성공한 사례들을 발표했다. 사례발표를 통해 정부와 민간 NGO단체가 이렇게 서로 협력할 때 제대로 된 여성정책이 실현될 수 있음을 생생하게 깨달았다.
개인주의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마을주민들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더욱 매력있는 의제 발굴도 해야 되고 새로운 운동방식도 찾아내야 한다는 과제도 떠오른다. 하지만 지역 간, 세대 간의 문화적 환경적 온도차를 줄이는데도 이렇게 여성의 힘이 발휘되고 있다는 점은 같은 여성으로서 뿌듯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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