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소리가 안 들려요!' 우당탕탕 사이버 개강 체험기
발행일 2020.03.23. 17:40
필자가 다니고 있는 대학 사이트에 올라온 코로나19 원격수업 안내 공지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으로 대학가는 유례없는 원격 수업 개강을 맞이했다. 원래 필자가 다니는 대학은 2주간 원격 수업 후 3월 30일 등교였으나 정부의 코로나19 ‘심각’ 단계 조치에 따라 3주간 원격 수업 후 4월 4일 등교로 변경되었다. 저마다 다른 부분은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이 원격 수업 및 개강 연기를 확정 지었다. 코로나19로 정확한 등교 여부가 불확실한 지금이지만 대학생의 열정과 패기를 가지고 사이버 개강을 맞이했다.
필자가 다니고 있는 대학 원격수업 사전 준비 안내 공지
원격 수업 방식은 대학마다 다르다. 수업을 녹화한 장면을 보여주거나 실시간 수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일부 대학에는 유튜브 수업까지 있다고 한다. 필자가 다니고 있는 대학 역시 유튜브 수업을 하는 교수님이 계신다. 대학교 학생이 아니어도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보니 벌써 10만 구독자를 목표로 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원격 수업을 하지 않는 경우 과제 대체 수업을 하기도 한다.
필자의 경우 실시간 수업과 과제 대체 수업을 듣게 되었다. 대학에서는 화상·음성·문자 채팅 및 녹화가 가능한 WebEx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실시간 수업을 진행한다. WebEx는 서로 얼굴도 보이고, 대화도 나누고, 채팅도 할 수 있는 강의 전문 프로그램이라고 한다. 사이버 개강 전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안내에 따라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개인 계정을 만들었다. 프로그램 사용법을 숙지하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과제 대체 수업은 평소 쓰던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서서 별다른 준비는 필요 없었다.
행정팀에서 보내온 원격수업 관련 안내 공지
처음 시행되는 원격 수업이었다. 대학교 행정팀에서 지속적으로 안내 공지를 받았다. 원격수업 에티켓, 랜선망 권장, 프로필 변경 유의사항, 등교 금지 같은 사항을 안내받았다. 공지 안내는 학과 단톡방, 학교 SNS 페이지, 학교 커뮤니티 등에서도 이루어졌다. 두세 번씩 정보를 확인하다 보니 처음의 낯섦은 사라지고, 왠지 새로운 변화에 자신 있게 마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소리가 안 들려요 ㅠ_ㅠ’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던 원격수업 현장
그렇게 맞이한 사이버 개강 첫날이다. 다른 학교 친구들에게서 수업 서버 때문에 문제가 많았다는 소식을 듣고 약간 불안한 채로 WebEx에 들어갔다. 다행히도 접속에는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시스템상 문제나 사건사고가 잦았다. 학교 커뮤니티는 음성 채팅 음소거를 하지 않아 벌어진 몇몇 사건들 때문에 시끄러웠다. 아무래도 원격수업 에티켓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그런 것 같았다. 유튜브 수업으로 구독자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거나, 강제로 화상 카메라를 켜도록 해서 불편하다거나 하는 시시콜콜한 이야기들도 있었다. 반쯤은 불편하고, 또 반쯤은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유쾌하기도 했다.
필자가 들었던 수업 중 하나는 수업 중 소리가 나지 않아 애를 먹었다. 잘 진행되다가 수업을 30분 남기고 소리가 뚝 끊겨 버렸다. 아비규환이었다. 처음에는 다들 자신의 컴퓨터 문제인 줄 알고 가만히 있다가 누군가 입을 열었다. ‘저만 소리 안 들리나요?’ 이후 채팅창은 소리가 안 들린다는 민원이 폭주했다. 필자의 친구는 화상 화면에 ‘소리가 안 들려요 ㅠ_ㅠ’라고 알리기도 했다. 교수님은 이것저것 방법을 찾아보시더니 결국 원격 제어 해결 서비스를 부르셨고 수업은 급하게 마무리됐다.
아직은 조금 혼란스러운 학생들의 채팅창
이외에도 화질이 깨지거나, 소리 크기가 작아졌다 커졌다 하는 결함들이 발견되었다. 아무래도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실시간 원격수업이다 보니 현장수업과 100% 똑같은 느낌을 받기는 어려웠다. 그래도 소통 창구가 있어 교수와 학생들이 해결 방법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다. 처음 시도되는 원격수업인 만큼 수업 방식이나 일정에 있어 학생들의 의견도 많이 반영되었다.
원격수업 콜센터와 코로나19 기부 안내
원격수업으로 인한 등록금 일부 반환 논란, 실습 학과 대처 방안 등 아직 원격수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또한 개강한 첫 주여서 수업이 많이는 이뤄지지 않아 앞으로 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고민이 많다. 수업 대체 과제가 산더미라 필자 역시 힘겹다.
하지만 대면 수업은 집단감염의 위험이 크다. 지금은 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이 힘을 모아 비대면 원격수업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에 힘을 써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코로나19의 종식을 위해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협조하고 있는 요즘이다. 대학가에는 코로나19 구호 기금 모금의 물결도 일고 있다. 하루빨리 세계적 감염병 유행이 마무리되고 생기 넘치는 대학가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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