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옥어린이집에 다닙니다”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16.04.25. 16:01

수정일 2016.04.25. 16:01

조회 3,099

수락한옥어린이집

수락한옥어린이집

“이 한옥이 어린이집이었어?”

수락산 꽃구경을 마치고 내려가는 등산객들의 발걸음이 멈추는 이곳. 지난 3월에 개원한 서울시 국공립 수락산 한옥 어린이집이다. 산 전체가 어린이집 뒷마당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봄기운이 가득한 산자락에 자리 잡았다. 교실 창문을 열면 눈앞에 배 밭이 훤히 펼쳐진다.

창문을 열자 배밭이 눈에 들어온다(좌), 교실 안내판은 부채로 꾸몄다(우)

창문을 열자 배밭이 눈에 들어온다(좌), 교실 안내판은 부채로 꾸몄다(우)

최근 한옥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옥 도서관, 한옥 주민 센터, 한옥 호텔 등 한옥을 이용한 곳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 중 하나인 수락산 한옥 어린이집은 지하 1층, 지상 2층(면적 546㎡) 규모로 현재 만1세부터 만5세까지 99명의 어린이가 다니고 있다.

한옥어린이집이란 이름에 걸맞게 어린이들 원복은 개량한복이다. 한 달에 한두 번 수락산 숲을 거닐며 숲 이야기를 듣고 풍욕과 택견, 국악, 서예, 다도예절 등의 수업을 진행한다.

개량한복으로 지은 원복(좌), 개량한복을 입고 있는 선생님(우)

개량한복으로 지은 원복(좌), 개량한복을 입고 있는 선생님(우)

지붕은 목구조 위에 기와를 올렸다. 벽지는 한지를 사용했고 기둥은 미송으로 만들었다. 시멘트 벽돌 대신 유리단열섬유를 사용해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다. 한옥의 장점을 활용하고 단점인 단열문제도 적절히 해결했다.

에너지 효율과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외부에 5kw 용량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해 전체 전력소비량 대비 약 8~9% 정도의 전력을 감당한다. 안전사고에 대비해 원내 곳곳에 스프링클러와 소방시설을 설치했다.

건물 외부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건물 외부에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했다

2015년 시행된 ‘한옥자산선언’ 정책에 따라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한옥의 대중화와 한옥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학여울역 SETEC에서 제1회 서울한옥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3일간에 걸쳐 한옥 건축전, 한옥박물관, 한옥 장인전 및 한옥 관련 체험 등을 선보인 서울한옥박람회는 시민들에게 한옥의 아름다움과 장점을 널리 알렸다.

지난 2월 세텍에서 서울한옥박람회가 열렸다

지난 2월 세텍에서 서울한옥박람회가 열렸다

봉은사 날물곳 수각을 재현하는 모습

봉은사 날물곳 수각을 재현하는 모습

아이들에게는 직접 해보는 대패체험이 가장 인기를 끌었고, 어르신들은 한옥 구조를 살펴볼 수 있는 부스에 관심이 많았다. 기둥을 세우고 마룻대를 올리는 상량식이 열리자 남녀노소, 국적에 상관없이 모든 관람객이 몰렸다. 바쁘게 움직이는 장인들의 손놀림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아이들은 대패체험에 관심이 많았고, 어르신들은 한옥 구조에 관심을 가졌다

아이들은 대패체험에 관심이 많았고, 어르신들은 한옥 구조에 관심을 가졌다

한옥박람회에서 만난 대목장 최기영씨는 "전통은 시민들의 공감과 이해가 있어야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고유의 건축물인 한옥을 잘 보존하기 위해선 한옥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한옥이 점점 더 우리와 가까워지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어린이집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

수락한옥어린이집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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