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어떻게 지을지 막막할 때
강원국
발행일 2016.02.22. 14:36
강원국의 글쓰기 필살기 (19) 글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방법
글은 시작만큼 마무리가 중요하다.
아니 마무리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시작은 만회할 기회라도 있지만 마무리에는 그것이 없다.
그야말로 모든 것이 끝이다.
연예도 영화도 연설도 끝이 좋으면 다 좋다.
누구나 마무리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나는 글을 마무리할 때가 되면 다섯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내가 글에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이었는가.
주제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고 이를 마무리에서 어떻게 강조할까 고민한다.
둘째, 글의 시작과 얼마나 일관성이 있는지 따져본다.
시작과 일맥상통하면 잘 쓴 글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셋째, 길게 쓰려는 충동을 억제한다.
마지막이 되면 글줄이 터지기도 하고, 독자가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노파심에서 장황해지기 십상이다.
주례사처럼 끝날 듯 끝나지 않는 글은 최악이다.
넷째, 기발하게 끝내고 싶은 욕심을 자제한다.
독자의 박수를 받고, 심금을 울리겠다는 강박에서 자유로워지려고 노력한다.
다섯째, 에너지 고갈을 핑계로 흐지부지 끝내고 싶은 유혹을 물리친다.
축구는 선수들이 지쳐 있는 마지막 인저리 타임에서 승부가 많이 갈린다.
글쓰기 승부처도 마지막 끝맺음이다.
용두사미야말로 가장 피해야 할 경계대상이다.
<글쓰기 재발견>의 저자 마이클 민웰은 ‘빨리, 강하게, 깊이 있게’가 성공적으로 글을 마무리하는 요령이라고 말했다.
나는 마무리할 말이 생각나지 않으면 아래 열 가지를 차례대로 떠올려본다.
1. 주제를 다시 한 번 강조하거나 전체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2. 뜻밖의 반전을 꾀할 수는 없는지 고민한다. 독자의 허를 찌르는 반전은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3. 제안하거나 호소, 당부하면서 끝낸다. 4. 향후 과제, 전망, 청사진을 제시하거나 기대감을 표시함으로써 시야를 미래를 확장한다. 5. 개인적 약속, 다짐을 하며 마무리한다. 6. 남의 말이나 통계 등을 인용하면서 무난하게 마친다. 7. 격언, 명언, 경구, 속담과 같은 아포리즘을 활용한다. 8. 시작 부분을 가져와 수미상관으로 맺는다. 이는 시작과 마무리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일타이피’ 효과가 있다. 9. 질문함으로써 독자에게 결론을 맡긴다. 10. 연설문의 경우, ‘행복’, ‘행운’, ‘건강’, ‘건승’을 기원하는 덕담을 한다.
술자리에서 나는 토하기 일보 직전인데, ‘한 병 더’를 외치는 친구가 꼭 있다. 그때 나는 절망한다.
새로 시킨 술은 도저히 다 마실 수 없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마시다 보면 어느덧 다 마시게 된다.
글쓰기도 그렇다.
언제 끝날지, 끝은 어떻게 될지 불안하고 걱정되지만 쓰다 보면 끝이 온다.
그러니 내 글이 어떻게 끝날지 호기심과 벅찬 기대를 안고 써내려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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