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춥지만 북촌에서 봄맞이 어떠세요?
발행일 2016.02.01. 15:32
“왜 여기를 북촌이라 할까요? 예전에는 청계천을 중심으로 북촌과 남촌을 나누었거든요.”
지난달 23일 살을 에는 바람에 북촌으로 가는 길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파에 눈까지 날리는 맹추위 속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지도를 손에 들고 북촌문화센터를 찾았다. 왼편에 자리잡은 홍보전시관에서는 시민들이 추위도 잊고 가이드의 설명을 열심히 경청하고 있었다. 북촌의 옛 지도를 보니 그 유래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안내소서 가져온 지도를 보며 문화센터를 확인하는 시민들

해설가이드의 설명에 모인 사람들
한옥 만드는 과정을 찍은 짧은 영상과 한옥이야기가 있는 홍보전시관을 좀 둘러본 후 나오는 출구에 3개 국어로 인쇄된 팜플렛이 가득 놓여있었다. 그중 2월에 열리는 ‘서울한옥박람회’를 한장 집어 들었다. 그리곤 동선을 따라 오늘 체험이 열리고 있는 안방으로 향했다. 북촌문화센터에서는 매월 넷째 주 토요일마다 전통문화체험이 열리는데 1월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소원등, 배씨댕기, 펜던트 만들기와 입춘첩을 쓰는 체험이 있었다.

안방문(좌), 안방 댓돌 위에 올려진 신발(우)
안방문을 제외하고는 안내문이 붙어있지 않았지만 굳이 안내받지 않아도 댓돌아래 벗어놓은 신발들이 장소를 말해주고 있었다. 안방에 들어서니 문을 열어도 될까 싶을 정도로 매우 조용했다.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방안은 이미 체험을 하는 시민들과 구경하느라 앉아있는 시민들로 가득 차있었다.
참여 시민들은 왼편부터 정겹게 둘러앉아 입춘첩을 쓰거나 소원등과 배씨댕기, 펜던트를 만들고 있었다. 특히 외국인과 어린이들은 큼직한 한국화가 그려진 알록달록한 소원등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가졌다.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열심히 배우고 있다
“자 여기 아래에 보이는 그림을 따라서 그리면 쉽게 한국화를 완성할 수 있지요.”
소원등 만들기를 진행하는 선생님의 지도에 따라 아이들이 간절한 소망을 담아 선이 빗나가지 않도록 조심조심 소원등을 그리는 모습을 보니 예(禮)또한 자연스럽게 배우게 될 것 같았다. 외국인들도 한국의 전통미가 담긴 한국화에 흥미를 느끼며 소원등 만들기에 열심이었다.
배씨댕기는 서너살의 여자어린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리에 착용하는 장신구로, 병마와 액운을 막아준다는 의미를 가졌다고 한다. 모두 숨소리라도 들릴세라 집중을 하면서 만드는 모습이 훈훈해보였다.
입춘첩은 ‘입춘대길(立春大吉)’ 이나 ‘건양다경(建陽多慶)’을 주로 쓰는데 입춘시에 붙여야 효험이 있다고 했다. 올해는 2월4일 오후 6시 46분이라고 한다. 지금껏 붙여본 적은 없었지만 올해는 소원을 빌며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한 어린이가 선이 삐뚤어지지 않도록 집중해서 한국화를 따라 그리고 있다
전통문화체험은 만드는 재미도 있지만 잘 몰랐던 전통 풍습을 알게 돼 더욱 의미 있는 것 같다. 가끔 외국친구들이 북촌에서 보자기나 다도를 강습 받고 있다는 말을 할 때마다 한국인으로서 뿌듯하면서도 나보다 우리나라 풍습을 더 잘 아는 것 같아 부끄러움이 교차하곤 했다. 이 기회에 우리 것을 제대로 배워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정말 춥다.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한 시민이 친구의 팔짱을 끼며 발걸음을 서둘렀다. 매서운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북촌에 와서 입춘첩을 쓰고 가는 시민들은 각자의 소원은 달라도 따뜻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같아 보였다.
1월에 놓쳤다고 서운해 하지 않아도 된다. 2월에도 매주 넷째 토요일에 체험이 이루어지고, 그 밖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으니 홈페이지(bukchon.seoul.go.kr)에서 알아보거나 전화로 문의해보도록 하자.

다양한 체험이 진행되는 안방
문의: 북촌문화센터 02-2133-1371,1372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