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를 알고 보면 더 재미 있는 영화
최순욱
발행일 2015.12.16. 15:58

이번 주 개봉하는 21세기의 영웅신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포스터
최순욱과 함께 떠나는 신화여행 (11) : May the Force be with the Hero
18일(우리나라는 17일 저녁), 새로운 전설이 시작된다. 이날은 바로 영화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의 개봉일이다. 스타트렉과 함께 헐리우드 SF 프랜차이즈의 쌍벽을 이루는 스타워즈의 7번째 에피소드가, 2005년 ‘스타워즈: 시스의 복수’ 이후 무려 1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스타워즈 열풍이 좀 덜한 것 같지만 미국이나 일본 같은 나라는 이미 한 달쯤 전부터 스타워즈 개봉을 앞두고 걷잡을 수 없이 달아오른 상태다. 주요 언론들은 일찌감치 이 영화가 사상 최대 개봉 첫 주 수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백화점이나 장난감 가게, 심지어 편의점마저 온갖 스타워즈 프랜차이즈 상품들이 점령했다.
특유의 세계관과 압도적인 비주얼, 아름다운 음악, 이 모두가 SF 팬이라면 어느 하나 놓쳐선 안 될 것이겠으나, ‘깨어난 포스’에서 가장 크게 관심이 가는 부분은 바로 인물과 그들의 여정이다. 기존의 스타워즈 영화들은 바로 20/21세기의 옷을 입은 고전적인 영웅신화, 또는 영웅서사시였기 때문이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시나리오가 미국의 신화학자 조셉 캠벨(Joseph Cambell)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만들어졌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심지어 제작자 조지 루카스(George Lucas)는 작성한 시나리오를 캠벨에게 직접 감수받았다고 하며, 영화 개봉 후 캠벨을 초청해 스타워즈와 영웅신화에 대한 세미나도 진행했다고도 한다.
캠벨이 전 세계에 산재해 있는 영웅신화의 구조를 분석해 내린 결론의 핵심은 절대 다수의 영웅신화들은 모두 <출발>, <시련과 입문의 성공>, <회귀와 사회와의 재통합>이라는 세 개의 단계로 구성된, 일종의 단일신화(monomyth)라는 것이다. 어느 날 갑자기 모험에로의 소명을 받아 원래 속해있던 세계에서 분리된(출발) 영웅이 정신적인 고뇌와 힘의 원천에 대한 통찰을 통해 신적인 상태에 이르고(시련과 입문의 성공), 이후 세계를 구원함과 동시에 속했던 사회와 다시 어우러지게(회귀와 재통합) 되는 것이 캠벨이 보는 전형적인 영웅신화의 구조이다.
기존 스타워즈 시리즈는 이를 충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작게 보면 루크 스카이워커가 오비완 케노비와 요다라는 조력자를 통해 포스의 진정함 힘에 눈뜸으로써 제국의 침공 앞에 속수무책이었던 공화국을 구원하는 에피소드 4~6의 스토리가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좀 더 시각을 넓히면 문득 제다이의 길에 접어든 후 포스의 어두운 빠져 한동안 제국의 첨병으로 섰다가 종국에는 다시 포스의 밝은 면으로 돌아오는, 에피소드 1~6 전체에 걸친 다스 베이더(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이야기말로 진정한 영웅의 여정임을 알 수 있다.
결국 이번에 개봉할 스타워즈의 매력을 좌우할 요소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일 것이다. 과연 어떤 영웅과 영웅의 길을 가로막는 (반)영웅이 등장할 것인가, (반)영웅의 카리스마는 영웅을 압도할 만큼의 ‘포스’를 보여줄 것인가, 영웅은 어떤 시련을 겪을 것인가, 영웅은 어떻게 (반)영웅을 넘어서고 진정한 영웅의 길을 걷게 될 것인가 등등. 여기에 주목한다면 우리도 스타워즈 시리즈의 진정한 ‘포스’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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