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을 병풍으로 두른 북한산 초등학교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14.11.06. 14:41

수정일 2014.11.06. 15:45

조회 4,281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서울 시민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북한산에 자주 가게 된다. 동네에서 암봉과 산 능선이 다 보일 정도로 멀지도 않은 북한산이 우리나라의 5대 명산(백두산, 지리산, 금강산, 묘향산, 북한산)에 들어간다니 고맙기만 하다. 세계에서 드물게 도심에 자리한 북한산은 그리 높지(836.5m)는 않지만 웅장한 산세와 계절마다 색을 달리하는 울창한 숲이 장관이다.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북한산 초등학교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북한산 초등학교

이런 북한산이 품고 있는 초등학교가 바로 서울시 은평구 진관내동에 위치한 북한산 초등학교다. 북한산 국립공원 입구 바로 옆에 있는 학교 들머리로 들어서면 학교 팻말이 먼저 눈에 띈다. '들꽃 피는 배움터 서울 북한산 초등학교', '서울시 교육청 지정 야영수련 협력학교'라고 밑에 한 줄 더 써있다. 공기 좋고 풍경 좋고 나무가 많아 누가 봐도 야영하기 좋은 곳이다. 보아하니 여름엔 다른 학교에서 신청을 하고 단체로 야영을 하러 온단다. 정말 학교 안에 방갈로, 샤워장, 취사장 같은 야영장이 있다. 천체망원경 시설도 있어 밤에 별과 달을 관찰할 수 있다니, 타 학교들의 캠프 신청이 줄을 설만 하다.

들머리가 소박한 분위기의 시골학교 같아 더욱 정이 가는 북한산 초등학교 정문 앞엔 익살맞은 표정의 장승들과 함께 1967년 학교를 세울 때 큰 역할을 했다는 '유흥억 할아버지 공적비'가 세워져 있어 이채롭다. 당시 산자락 아래 빈터였던 학교 터를 다듬어서 교실을 짓고 나무를 심으며 운동장을 닦는데 동네 어른들이 모두 나서서 땅을 파고 수레를 끌며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당시의 동네 이름은 북한동으로 북한산성 안에 살았던 사람들의 아이들이 이 초등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학교 정문에 들어서면 북한산 의상봉의 장쾌하고 늠름한 모습이 마치 학교의 수호신처럼 운동장 위로 펼쳐져 있어 누구나 감탄을 하게 된다. 아마 북한산 의상봉이 가장 멋들어지게 보이는 곳 일거다. 북한산을 병풍처럼 거느린 학교는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다. 경비실 아저씨도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당신이 계절마다 찍어 놓은 학교 주변 풍경 사진첩을 다 보여주셨다. 전에는 외부인은 학교 안에 못 들어갔었는데 새로이 부임한 열린 마음의 교장 선생님 덕분에 이렇게 학교 안에 들어와 주변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최근 히트를 친 드라마 '왔다! 장보리'도 이곳에서 드라마를 찍었다고 한다.

북한산 초등학교는 그림 같은 풍경도 좋지만 여러 나무들이 많아 좋다. 유흥억 할아버지를 비롯한 동네 주민들이 당시 학교에 심은 나무들이 잘 자라 산림청 주관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학교 숲 상을 받기도 했다. 봄에는 풍성한 벚나무에서 펼쳐지는 수려한 벚꽃들이 가을에는 단풍나무와 은행나무, 눈 내린 겨울에는 골짜기, 암벽에 하얗게 눈이 쌓인 설산이 된 북한산이 수묵화처럼 뒤로 펼쳐진다. 서울에서 제일 아름다운 학교라는 말이 허언이 아니었다. 운동장 또한 인조잔디를 깔은 요즘 학교들과 달리 풍성한 풀밭 같은 잔디가 푹신푹신해 아이들이 뛰어다니기 좋겠다.

북한산초등학교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숲 속 다람쥐

북한산초등학교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숲 속 다람쥐

학교 안에는 40분 정도 걸리는 산책로가 교정을 따라 둘레길처럼 나있다. 풍성한 나뭇잎과 가지 사이로 이름모를 새들이 수다를 떨며 지저귀고, 까만 청솔모와 귀여운 다람쥐가 날듯이 가볍게 뛰어 다니고 있다. 아이들의 심어 놓고 반과 이름 표시를 한 야외 텃밭엔 갖가지 채소들이 아이들처럼 잘 자라고 있었다. 북한산 초등학교는 교정이 바로 자연학습장이다. 내가 졸업한 학교도 아닌데 북한산에 갈 적마다 자꾸만 찾아가고프게 만드는 그런 학교다.

■ 북한산 초등학교 ○ 위치: 북한산 국립공원 탐방안내센터 입구 옆에 학교 이정표 있음. ○ 안내: www.bukhansan.es.kr

#북한산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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