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마다의 빛으로 물든 서울의 가을! 위례성길·올림픽공원·송정제방길

시민기자 조연

발행일 2026.11.06. 11:36

수정일 2026.11.06. 18:05

조회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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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안내하는 ‘서울 단풍길 110선’ 중 위례성길·올림픽공원과 송정제방길을 10월 30~31일 걸어보니, 단풍 절정은 아니었지만 초록과 노랑이 섞인 가을 풍경과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올림픽공원에서는 외국인 방문객들이 롯데월드타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고, 송정제방길에서는 걷거나 달리는 이들이 많았다. 살곶이 다리의 역사도 함께 소개됐다.
위례성길·올림픽공원, 송정제방길을 걷다
가을빛 나무 사이로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는 올림픽공원 산책길 ©조연
가을빛 나무 사이로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는 올림픽공원 산책길 ©조연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터널을 기대했지만, 길에는 아직 초록빛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올림픽공원에서는 단풍 사이로 보이는 롯데월드타워를 배경으로 외국인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음 날 찾은 송정제방길에서는 사람들이 나무 아래를 걷고 달리며 가을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단풍의 절정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과 별개로, 두 길에서는 이미 저마다의 가을을 즐기는 모습이 이어졌다. 10월 30일과 31일, 지하철을 타고 찾아간 위례성길·올림픽공원과 송정제방길을 걸었다.

서울시는 가까운 곳에서 가을을 즐길 수 있도록 ‘서울 단풍길 110선’을 안내하고 있다. 그중 위례성길과 송정제방길은 지하철을 이용해 찾아가 나무 아래를 걸으며 가을을 느끼기 좋은 길이다. 직접 걸어보니 같은 길 안에서도 가을빛은 조금씩 달랐다. ☞ [관련 기사] 멀리 갈 필요 없네… 서울 단풍길 110선에서 가을 만끽
초록빛과 노란빛이 어우러진 위례성길에서 시민들이 가을 산책을 즐기고 있다. ©조연
초록빛과 노란빛이 어우러진 위례성길에서 시민들이 가을 산책을 즐기고 있다. ©조연

초록과 노랑 사이, 위례성길의 가을

10월 30일,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에서 내려 평화의문 인근을 지나 위례성길로 향했다. 기대했던 풍경은 길게 이어지는 황금빛 은행나무 터널이었다. 하지만 눈앞에는 초록 잎이 남은 나무와 노랗게 물든 나무가 함께 서 있었다.

조금 이른 걸까 싶어 아쉬웠지만, 걸음을 이어가자 노란빛이 짙어진 구간도 나타났다. 나무마다 물드는 속도가 달라 길의 표정도 조금씩 바뀌었다. 보도에 흩어진 은행잎까지 바라보며 걷다 보니, 온통 노랗게 물든 풍경만을 기다릴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모차를 밀며 걷는 사람, 나란히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 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이 길을 오갔다. 단풍의 절정과 상관없이 산책은 이어지고 있었다.
위례성길을 따라 걷자 노란빛이 짙어진 은행나무와 낙엽이 눈에 들어왔다. ©조연
위례성길을 따라 걷자 노란빛이 짙어진 은행나무와 낙엽이 눈에 들어왔다. ©조연
한성백제박물관 옆으로도 은행나무길이 이어졌다. 건물과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을 지나 이번에는 올림픽공원 안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한성백제박물관 옆으로도 은행나무길이 이어진다. ©조연
한성백제박물관 옆으로도 은행나무길이 이어진다. ©조연

외국인 방문객의 사진 속에 담긴 서울

올림픽공원 안으로 들어서자 은행나무길과는 또 다른 가을이 펼쳐졌다. 붉고 노란 잎이 어우러지고, 나무 아래 벤치에서는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길가에 쌓인 낙엽과 나뭇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에 걸음이 느려졌다.
올림픽공원 안쪽에서는 붉고 노란 잎이 어우러진 길과 쉬어갈 벤치를 만났다. ©조연
올림픽공원 안쪽에서는 붉고 노란 잎이 어우러진 길과 쉬어갈 벤치를 만났다. ©조연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외국인 방문객들이 사진을 찍는 모습이었다. 가을빛 나무 사이로 멀리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는 길에서 서로 사진을 찍어주거나 풍경을 담고 있었다.

은행잎이 얼마나 노랗게 물들었는지 살피며 걸어왔는데, 그 모습을 보고 나니 시야가 넓어졌다. 붉고 노란 나무, 그 사이로 솟은 높은 건물,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한 장면 안에 들어왔다. 익숙한 서울의 풍경을 여행자의 눈으로 다시 바라보게 됐다.
단풍과 롯데월드타워가 함께 보이는 풍경 속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조연
단풍과 롯데월드타워가 함께 보이는 풍경 속에서 방문객들이 사진을 남기고 있었다. ©조연

벚꽃터널을 떠올리며 찾은 송정제방길

다음 날인 10월 31일에는 송정제방길을 찾았다. 봄이면 벚꽃터널로 많은 이에게 기쁨을 주는 길이니, 가을에도 멋진 단풍터널을 만들어주리라는 기대가 있었다.

군자역에서 군자교 방향으로 이동해 제방길에 들어섰다. 하지만 이곳은 위례성길보다 초록빛이 더 많이 남아 있었다. 기대했던 단풍터널을 만나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가지가 맞닿아 터널을 이룬 송정제방길에 햇살과 그림자가 드리웠다. ©조연
가지가 맞닿아 터널을 이룬 송정제방길에 햇살과 그림자가 드리웠다. ©조연
대신 머리 위로 맞닿은 나뭇가지들이 긴 터널을 만들고 있었다. 잎 사이로 햇살이 내려앉고, 길 위에는 가지의 그림자가 겹쳐졌다. 나무가 드리운 그늘 속을 걷다 보니 잎의 색깔보다 길이 주는 편안함에 마음이 갔다.

중랑천이 내려다보이는 쪽에는 난간이, 다른 쪽에는 마을로 이어지는 풍경이 나타났다. 물길과 주거지 사이에 놓인 산책로는 주민들의 일상 가까이에 있었다.
중랑천과 마을 사이로 나무가 길게 이어지는 송정제방길 ©조연
중랑천과 마을 사이로 나무가 길게 이어지는 송정제방길 ©조연
이날 만난 사람들은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보다 걷거나 달리며 운동하는 모습이 많았다. 산책로 옆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시민도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계절을 찾아 나선 길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매일 몸을 움직이고 바람을 쐬는 익숙한 길인 듯했다.
산책로 옆 운동기구를 이용하며 오후를 보내는 시민들 ©조연
산책로 옆 운동기구를 이용하며 오후를 보내는 시민들 ©조연

나무 아래 응원 한마디, 물길 곁 쉼표 하나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야.’
걷다가 만난 글귀 앞에서 잠시 걸음을 늦췄다. 짧은 문장이지만 나무 아래에서 읽으니 다정한 응원처럼 느껴졌다. 특별한 목적 없이 걷는 시간에도 이런 작은 만남이 생긴다.

길에서는 나무만 바라보게 되는 것도 아니었다. 전망 쉼터에 서면 중랑천과 다리, 물길 너머 도시 풍경이 시야에 들어왔다. 잠시 멈춰 물을 바라본 뒤 다시 나무 터널 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야’라는 글귀가 걷는 길에 작은 응원을 건넨다. ©조연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할 거야’라는 글귀가 걷는 길에 작은 응원을 건넨다. ©조연
전망 쉼터에서는 중랑천을 바라보며 걸음을 쉬어갈 수 있다. ©조연
전망 쉼터에서는 중랑천을 바라보며 걸음을 쉬어갈 수 있다. ©조연
제방 산책로 옆으로는 건식 황톳길도 이어졌다. 큰 나무와 관목 사이에 난 길은 위쪽 산책로와 또 다른 분위기였다. 이용할 때는 현장 안내를 확인하고 자신의 몸 상태에 맞게 걸으면 좋겠다.
제방 산책로 옆 나무 사이로 건식 황톳길이 이어진다. ©조연
제방 산책로 옆 나무 사이로 건식 황톳길이 이어진다. ©조연

산책의 끝에서 만난 오래된 서울, 살곶이다리

성동교 부근에 이르러서는 이정표를 따라 살곶이 다리 쪽으로 걸음을 이어갔다. 제방 위에서 내려다보던 물길을 가까이 마주한 뒤, 다리 앞 안내판에서 잠시 멈췄다. 산책을 마치며 건너려던 돌다리에 오래된 역사가 담겨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다.
살곶이 다리 앞 안내판에서 다리의 역사와 지명에 얽힌 이야기를 읽었다. ©조연
살곶이 다리 앞 안내판에서 다리의 역사와 지명에 얽힌 이야기를 읽었다. ©조연
안내판에 따르면 '살곶이 다리'는 조선시대 한양과 동남쪽 지역을 잇던 주요 길목에 놓인 돌다리다. 1420년에 공사를 시작했으나 중단됐다가 1483년에 완성됐다. 다리 바닥이 평지처럼 평평해 ‘제반교’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옆 안내판에는 ‘살곶이’라는 지명에 얽힌 이야기도 소개돼 있었다.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 사이의 일화로, 태조가 쏜 화살이 장막의 기둥에 꽂혔다는 데서 지명이 비롯됐다는 이야기다. 안내판은 이를 야사로 전하고 있었다.

그저 건너갈 다리로 생각했는데, 설명을 읽고 나니 길게 늘어선 돌기둥과 넓적한 돌바닥이 새롭게 보였다. 나무 아래를 걷던 가을 산책이 오래된 서울의 이야기를 만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살곶이 다리의 돌기둥과 돌로 된 상판이 길게 이어지고 사람들이 다리 위를 걷는 모습
다리의 이야기를 읽고 살곶이 다리를 건너며 가을 산책을 마무리했다. ©조연
다리를 건넌 뒤에는 한양대역으로 이동해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돌아왔다. 군자역에서 시작한 걸음이 나무 터널과 물길, 오래된 돌다리를 지나 또 다른 지하철역으로 이어졌다.

이틀의 산책은 단풍의 절정에 맞추려던 계획과는 조금 달랐다. 그 대신 도시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 나무 아래에서 일상을 이어가는 사람들, 오래된 돌다리의 이야기를 만났다.

가장 짙게 물드는 날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걸으며 즐길 수 있는 풍경은 있었다. 서울의 가을은 이미 길 위에 펼쳐져 있었다.

가을 산책 코스

■ 위례성길·올림픽공원
○ 교통 :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 1번 출구에서 평화의문 방향
○ 추천 동선: 평화의문 인근 → 위례성대로 은행나무길 → 올림픽공원 내부 산책
○ 주요 볼거리: 은행나무 가로수길, 공원 내부 단풍, 롯데월드타워가 보이는 풍경

■ 송정제방길·살곶이다리
○ 교통 : 지하철 5·7호선 군자역에서 군자교 방향
○ 추천 동선 : 군자교 인근 → 송정제방길 → 성동교 부근 → 살곶이다리 → 한양대역
○ 주요 볼거리 : 나무 터널, 중랑천 전망, 건식 황톳길, 살곶이다리

※ 단풍 상태는 방문 시기와 구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 보행·자전거 구분 표시와 현장 이용 안내 확인
※ 서울 단풍길은 서울시 누리집의 ‘서울 단풍길 110선’과 스마트서울맵에서 확인

시민기자 조연

걷고 보고 느낀 서울을 따뜻한 시선으로 기록하는 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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