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역사로 새긴 한글의 울림…광화문광장에서 맞이한 한글날의 밤

시민기자 최승훈

발행일 2026.10.13. 13:00

수정일 2026.10.13. 19:35

조회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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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광장에 시민과 관광객이 몰려들었고, 지하 ‘세종이야기’ 전시관과 야외 미디어아트 행사가 함께 열렸다. ‘세종이야기’는 화·수·금·토·일요일 밤 9시까지 연장 운영되며, 한글 창제와 역사, 디지털 시대의 한글을 소개한다. 광화문 외벽에서는 ‘2026 한글주간’ 기획작품 ‘스물넷, 우주’가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매일 밤 상영됐다.

가을밤과 한글날… '세종이야기' 전시관에서 찾은 한글의 역사

훈민정음 반포를 기념하는 한글날을 맞아 서울의 중심 광화문광장이 한글의 역사와 현대적 아름다움을 만끽하려는 시민들의 발길로 가득 찼다. 이번 한글날 기념 행사는 지하 전시관 탐색부터 야외 광화문 월대와 문루를 수놓은 대형 미디어아트까지 다채롭게 펼쳐졌다.

광화문광장 지하에 자리한 '세종이야기' 전시관은 세종대왕의 생애와 한글 창제 과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대표적인 역사 문화 공간이다. 현재 세종이야기 전시관은 '서울시 야금야금' 사업의 일환으로 매주 화·수·금·토·일요일에 한해 관람 시간을 밤 9시까지(오전 10시~오후 9시, 입장마감 오후 8시 30분) 연장 운영하고 있다.

매일 야간 개방을 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요일에 지정하여 연장 운영하는 덕분에, 평일 저녁이나 주말 야간 시간대를 이용해 방문한 시민들이 퇴근길이나 휴일 저녁에도 여유롭게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벽면에 3차원으로 입체 조성된 한글 자음 조형물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ㄱ, ㄴ, ㄷ, ㄹ 등 한글의 기본 자음들이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어우러져 한글이 지닌 조형적 미학을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전시관 내부에는 조선시대 국왕의 권위와 한글 창제 당시의 정취를 보여주는 '어좌'와 그 뒤를 둘러싼 '일월오봉도'가 실물 크기로 재현되어 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과 한글 창제의 역사적 순간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이어지는 가사문학 및 서예 전시 공간에는 송강 정철의 대표작인 '사미인곡'을 정갈하고 힘 있는 한글 서예체로 기록한 대형 족자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붓끝에서 완성된 한글 단어들의 정교함과 매끄러운 곡선미는 한글이 단순한 문자 표기를 넘어 훌륭한 예술적 매체임을 입증한다. 전시의 마지막 구역인 '디지털 시대의 한글' 안내판 앞에서는 정보화 사회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한글의 우수성을 체감하게 된다.

자음과 모음의 조합 원리가 컴퓨터 키보드나 스마트폰 입력 방식과 완벽하게 부합한다는 점을 다각도로 조명하며, 세종대왕의 창제 철학이 현대 디지털 시대에도 뛰어난 효율성을 발휘하고 있음을 전시관을 찾은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전달한다.
지하 세종이야기 전시관 출입구 전경 ⓒ최승훈
지하 세종이야기 전시관 출입구 전경 ⓒ최승훈
세종이야기 전시관 입구의 한글 조형물 ⓒ최승훈
세종이야기 전시관 입구의 한글 조형물 ⓒ최승훈
전시관 내 실물 크기의 '어좌'와 그 뒤를 둘러싼 '일월오봉도' ⓒ최승훈
전시관 내 실물 크기의 '어좌'와 그 뒤를 둘러싼 '일월오봉도' ⓒ최승훈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 족자를 전시한 전경 ⓒ최승훈
송강 정철의 사미인곡 족자를 전시한 전경 ⓒ최승훈
보물 제398호 월인천강지곡 전시 ⓒ최승훈
보물 제398호 월인천강지곡 전시 ⓒ최승훈
훈민정음 미디어 전시물 일부 ⓒ최승훈
훈민정음 미디어 전시물 일부 ⓒ최승훈
전시관 내 서울 관련 디지털 정보 전시 일부 ⓒ최승훈
전시관 내 서울 관련 디지털 정보 전시 일부 ⓒ최승훈
지하 세종이야기 전시관 출입구의 세종대왕 초상화 간판 ⓒ최승훈
지하 세종이야기 전시관 출입구의 세종대왕 초상화 간판 ⓒ최승훈

광화문 성벽에 피어난 빛의 서사… 한글 미디어아트

지하 전시관에서 한글의 역사적 뿌리를 확인한 뒤 광장 위로 올라오면, 야간 조명을 받은 세종대왕 동상이 광화문 밤하늘 아래 광장을 온화하게 밝히고 있다.

동상 너머로 어둠 속에서 선명하게 빛나는 광화문 현판과 문루는 조명이 더해져 한국 전통 건축 특유의 단아함과 기품을 드러낸다. 이어 밤하늘을 무대로 광화문 외벽 전체에 대형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졌다.

이번 미디어파사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립한글박물관이 주관하는 '2026 한글주간'의 대표 기획 작품인 『스물넷, 우주』다. 10월 8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1일까지 매일 밤 상영된 이 작품은, 한글의 기본 자모 24자(자음 14자, 모음 10자)가 지닌 독창적 조형미와 역동성을 국가 상징 공간인 광화문에 빛으로 새겨 넣기 위해 기획되었다.

어둠 속에서 태어난 한글 자음과 모음이 거침없는 붓터치와 수묵 캘리그래피 기법으로 광화문 외벽 위에 웅장하게 그어진다. 힘차게 그어지는 획마다 한글이 지닌 역동성과 민족적 울림이 거대하게 각인된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이 600여 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현대의 디지털 우주와 미래 인공지능(AI) 시대의 언어로 무한히 확장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이번 『스물넷, 우주』 전시. 늦은 밤 시간임에도 광장에는 남녀노소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광화문 성벽에 그려지는 빛의 향연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장관을 이루었다.
미디어 파사드 시작 직전 광화문 풍경 ⓒ최승훈
미디어 파사드 시작 직전 광화문 풍경 ⓒ최승훈
한글이 붓 글씨로 써지는 모습을 표현한 미디어 파사드 ⓒ최승훈
한글이 붓 글씨로 써지는 모습을 표현한 미디어 파사드 ⓒ최승훈
미디어 파사드로 빛나는 광화문 풍경 ⓒ최승훈
미디어 파사드로 빛나는 광화문 풍경 ⓒ최승훈
광화문의 미디어 파사드를 구경하는 수많은 시민과 외국인 ⓒ최승훈
광화문의 미디어 파사드를 구경하는 수많은 시민과 외국인 ⓒ최승훈
세종이야기 전시관 위에 위치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최승훈
세종이야기 전시관 위에 위치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최승훈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우리 글'의 빛

지하 세종이야기 전시관에서 만난 훈민정음의 역사적 기원부터 광화문 성벽을 화려하게 수놓은 미디어파사드 『스물넷, 우주』까지, 이번 한글날 현장은 한글의 과거·현재·미래가 한 공간에서 살아 숨 쉬는 역사적 무대였다.

백성을 위해 스스로 문자를 만들어 선물한 세종대왕의 애민 정신은 6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첨단 미디어아트라는 현대 예술의 옷을 입고 다시금 시민들의 가슴속에 깊은 자부심으로 울려 퍼졌다.

한글은 이제 한국인의 일상적인 소통 문자를 넘어, K-컬처의 핵심 기반이자 세계인이 함께 배우고 찬사하는 세계적인 문화 자산으로 발돋움했다. 광화문 성벽을 환하게 밝힌 한글의 빛처럼, 우리 민족의 위대한 유산인 한글이 앞으로 맞이할 새로운 미래 역시 더욱 찬란하게 빛나기를 기대한다.

시민기자 최승훈

서울의 각종 문화 생활 행사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서울 시민기자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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