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이 필요하다면 여기! 미술관과 도서관 사이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시민기자 김지연

발행일 2026.09.04. 13:47

수정일 2026.09.04. 13:46

조회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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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창동의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는 국내 최초 국공립 아카이브 전문 미술관으로, 한국 현대미술 기록과 자료를 전시·보존한다. 도서와 아카이브 열람, 교육 프로그램, 카페와 옥상정원까지 갖췄으며 관람은 무료다. 현재 8월 27일 시작한 기획전 ‘오윤’이 내년 2월까지 열린다.
미술관 하면 그림을 보러 가는 곳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평창동 언덕 위에는 그림뿐 아니라 책을 읽고, 자료를 찾아보고, 카페에 앉아 쉬어갈 수도 있는 미술관이 있다. 경복궁역이나 길음역에서 버스를 한 번만 갈아타면 닿을 수 있어 멀게만 느껴졌던 평창동이 생각보다 가깝게 느껴졌다.

국내 최초 국공립 아카이브 전문 미술관

기록과 예술이 함께하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국내 최초의 국공립 아카이브 전문 미술관이다. 그림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한국 현대미술의 발자취를 담은 기록과 자료를 모으고 지키는 것이 이곳의 정체성이다. 전시와 자료가 모여 있는 모음동을 중심으로 공간을 둘러봤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높은 층고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층고가 높으니 전시 공간이 실제 면적보다 훨씬 넓게 느껴졌고, 답답함 없이 탁 트인 분위기 속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벽 한쪽을 채운 큰 통창 너머로는 평창동 산자락이 그대로 들어와, 자료를 찾아보거나 책을 읽다가도 잠시 눈을 돌려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1층에는 국내외 미술 도서와 전시 도록, 아티스트 북, 독립출판물까지 갖춘 레퍼런스 라이브러리가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펼쳐볼 수 있다. 통창 옆자리에 앉아 책을 읽다 보니 공부나 작업을 하기에도 이만한 곳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층 리서치랩에서는 작가와 기관이 남긴 원본 아카이브 자료를 직접 열람할 수 있다고 하니, 자료를 깊이 파고들고 싶은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었다.

전시실은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는다. 판화와 사진, 드로잉, 아카이브 자료가 벽 가득 채워져 있어 시선이 바빴고, 곳곳에 마련된 음성 안내를 들으며 걷다 보니 눈으로만 보는 전시보다 훨씬 몰입감이 있었다. 익히 아는 근현대사인데도 아카이브 형식으로 새롭게 다가와 사진과 문서 하나하나를 오래 들여다보게 됐다.

층을 오르내리는 재미도 쏠쏠했다. 계단을 한 층씩 오를 때마다 작은 녹지와 조형물이 하나씩 나타나 걸음을 자꾸 멈추게 했고, 2층과 3층 옥상정원에 다다르면 평창동 산자락과 동네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전시실만 보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건물 자체와 주변 일대를 구경하며 오르내리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오래 머물게 됐다.

계단이 아니어도 층마다 엘리베이터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지하 1층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바로 전시 공간으로 연결되고, 휠체어 대여도 준비돼 있어 이동이 불편한 분들도 어렵지 않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미술아카이브는 모음동 외에도 교육 프로그램이 열리는 배움동, 카페가 있는 나눔동으로 이어져 있다.

계절마다 새로운 전시가 열린다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의 매력은 한 번 보고 끝나는 곳이 아니라는 데 있다. 교육 프로그램 ‘수수께끼 도형 놀이’, 주제 연구 포럼 ‘미술과 문학’, 대학 연계 프로그램 ‘오픈아카이브’ 등 크고 작은 전시와 프로그램이 계절마다 새로 열린다. 오늘 놓친 프로그램이 있더라도 다음번에 방문하면 새로운 전시를 만날 수 있다는 뜻이다.

지금 열리고 있는 전시는 8월 27일 막 시작한 기획전 ‘오윤’이다. 1980년대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오윤의 작고 40주기를 맞아 마련된 전시로, 내년 2월까지 이어진다. 판화 원판과 드로잉, 노트 같은 작업 자료가 완성작과 나란히 놓여 있어 결과물만 보는 것과는 다르게 한 작가의 작업 과정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관람료는 무료다.

미술관이라기엔 책이 많고, 도서관이라기엔 전시가 깊다. 게다가 전시와 프로그램이 계속 바뀌니 한 번 가봤다고 다 본 게 아니다. 버스 한 번이면 닿는 거리이니 새 전시가 막 시작된 지금, 평창동으로 다녀오길 추천한다.
기록과 예술이 함께하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김지연
기록과 예술이 함께하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김지연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오윤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김지연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오윤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김지연
  • 종로구 평창동에 자리하고 있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김지연
    종로구 평창동에 자리하고 있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김지연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는 다양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김지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는 다양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김지연
  • 다양한 조경식물들을 볼 수 있다. ©김지연
    다양한 조경식물들을 볼 수 있다. ©김지연
  • 종로구 평창동에 자리하고 있는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김지연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에는 다양한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김지연
  • 다양한 조경식물들을 볼 수 있다. ©김지연
특별전을 제외한 공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김지연
특별전을 제외한 공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김지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심장부, 모음동 ©김지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심장부, 모음동 ©김지연
모음동에는 다양한 서적들을 만나볼 수 있다. ©김지연
모음동에는 다양한 서적들을 만나볼 수 있다. ©김지연
모음동은 미술 아카이브의 보존과 연구, 전시를 위한 공간이다. ©김지연
모음동은 미술 아카이브의 보존과 연구, 전시를 위한 공간이다. ©김지연
4,500여 개 도서, 전시, 아티스트 북 등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김지연
4,500여 개 도서, 전시, 아티스트 북 등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김지연
작가 오윤의 작고 40주기를 맞아 소장자료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김지연
작가 오윤의 작고 40주기를 맞아 소장자료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김지연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평창문화로 101
○ 운영시간 : 화~금요일 10:00~20:00, 주말 및 공휴일 10:00~19:00(하절기), 10:00~18:00(동절기)
○ 휴무 : 월요일, 1월 1일
○ 관람료 : 무료, 단, 특별전은 유료
누리집

민중미술 대표작가 40주기 기념전 ‘오윤’

○ 기간 : 2026년 8월 27일~2027년 2월 14일
○ 장소 : 서울시립 미술아카이브 모음동
○ 관람료 : 무료

시민기자 김지연

나의 시선으로 본 서울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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