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역에서 팔도 한 바퀴! 장보기가 여행이 되는 서울동행상회

시민기자 신창근

발행일 2026.08.04. 15:37

수정일 2026.08.04. 15:37

조회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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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행상회는 2018년 서울시가 지역 중·소농 판로를 돕기 위해 연 지역상생 공간으로, 재정비를 거쳐 올해 6월 17일 재개장했다. 전국 약 150개 지역·403개 업체의 2,000여 개 농수특산물과 가공식품을 판매하며, 낮은 수수료로 생산자와 서울 시민을 잇는다. 운영시간은 화~일 오전 10시30분~오후 7시이고 온라인 스마트스토어도 운영한다.
도심 속 로컬 여행,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웃는 상생 공간
서울 한복판에서 만난 팔도의 맛, 서울동행상회를 탐방하다. ©신창근

안국역에서 시작한 ‘팔도 여행’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걷다 보니 파란색 차양이 설치된 ‘서울동행상회’가 눈에 들어왔다. 건물 외벽에는 ‘팔도 농수특산물이 한자리에’라는 문구가 알록달록한 글씨로 적혀 있었고, 한쪽에는 장바구니를 든 커다란 해치 캐릭터가 방문객을 반기고 있었다. 전통적인 농산물 판매장이라기보다 밝고 친근한 지역 문화 공간에 가까운 첫인상이었다.

자동문을 열고 들어서자 가장 먼저 전국 각 지역을 소개하는 배너가 눈에 띄었다. 경기·인천과 강원도부터 충청남북도, 전라남북도, 경상남북도, 제주도까지 지역 이름과 대표 먹거리가 지도 위에 표시돼 있었다. 서울 한복판에 서 있으면서도 팔도를 차례로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매대만 급히 둘러보기보다 지역 안내를 하나씩 읽으며 걸으니, 상품이 어느 고장에서 왔고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졌는지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서울동행상회는 2018년 지역 중·소농의 판로를 돕기 위해 문을 연 서울시의 지역상생 공간이다. 최근 한 달여간 재정비를 거쳐 올해 6월 17일 새롭게 재개장했다. ☞ [관련 기사] 보러와요! 달라진 '서울동행상회'…3일간 이벤트·시식행사
장바구니를 들고 떠나는 팔도 여행, 서울동행상회 입구 ©신창근
장바구니를 들고 떠나는 팔도 여행, 서울동행상회 입구 ©신창근

진열대마다 펼쳐지는 전국의 맛

매장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예상보다 다양한 상품이 진열돼 있어 놀라웠다. 쌀과 잡곡, 건나물, 양념류 같은 기본 식재료부터 간식, 차, 음료, 즉석식품과 간편식까지 한 끼 식사와 선물을 모두 준비할 수 있을 만큼 구성도 풍부했다. 포장지 앞면에 적힌 지역 이름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평소 대형마트에서 쉽게 지나치던 제품도 생산지를 알고 바라보니 새롭게 느껴졌다.

현재 이곳에는 전국 약 150개 지역, 403개 업체가 생산농수특산물과 가공식품 등 2,000여 개 상품이 입점해 있다. 정기적인 입점 심사를 거친 상품만 취급한다는 점도 장을 보는 시민에게는 신뢰를 더한다.

선반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재료와 제조 방식이 조금씩 다른 제품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가격표와 원재료 표시를 비교하며 천천히 둘러보니, 장보기 자체가 지역을 알아가는 시간이 됐다. 제철 먹거리와 지역별 가공식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어 여러 지역의 특산품을 찾아다니기 어려운 시민에게도 유용해 보였다.

매장에서는 먹거리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과 지역 기념품도 눈길을 끌었다. 친근한 캐릭터와 감각적인 포장 덕분에 지역 특산물이 오래된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젊고 새로운 상품으로 다가왔다.
지도와 먹거리로 한눈에 만나는 전국 팔도 ©신창근
지도와 먹거리로 한눈에 만나는 전국 팔도 ©신창근
지역의 맛과 이야기가 빼곡한 특산품 진열대 ©신창근
지역의 맛과 이야기가 빼곡한 특산품 진열대 ©신창근

소비자의 장바구니가 생산자의 판로로

서울동행상회를 둘러보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상품의 양보다 그 뒤에 담긴 관계였다. 시민은 품질을 심사받은 국내산 먹거리를 비교하며 구매하고, 지역의 중·소농과 생산자는 서울 시민을 만날 안정적인 판매 창구를 얻는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데서 끝나지 않고, 소비자의 선택이 지역 생산자를 응원하는 방식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일반 소비자는 생산자가 누구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상품이 만들어졌는지 알기 어렵다. 반대로 규모가 작은 농가와 업체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홍보하거나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서울동행상회는 그 거리를 좁혀 주는 중간 다리처럼 느껴졌다. 생산자에게 낮은 판매 수수료를 적용하고 시민에게 지역의 우수한 상품을 소개한다는 운영 취지도 ‘동행’이라는 이름과 잘 어울렸다.

매장 한쪽의 자율포장대도 눈길을 끌었다. 필요한 만큼 포장지를 사용할 수 있고, 옆에 마련된 분리배출함에 쓰레기를 구분해 버릴 수 있었다. 쇼핑 카트도 한곳에 가지런히 보관돼 있어 큰 상품이나 여러 제품을 구매할 때 편리해 보였다. 화려한 진열뿐 아니라 실제 이용자의 동선을 고려한 구성 덕분에 공간이 더욱 편안하게 느껴졌다.
서울동행상회 입구 쪽에 마련되어 있는 ‘자율포장·카트보관’ 공간 ©신창근
서울동행상회 입구 쪽에 마련되어 있는 ‘자율포장·카트보관’ 공간 ©신창근

올 때마다 다른 지역을 만나는 곳

한 바퀴를 모두 둘러보고 나니, 서울동행상회는 ‘전국 특산물을 판매하는 상점’이라는 말만으로는 다 설명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별 먹거리와 상품을 통해 생산자의 이야기를 만나고, 서울 시민의 일상적인 소비가 지역 경제와 이어지는 과정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계절별 제철 식재료 기획전과 생산자 행사,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될 예정이어서 방문 시기에 따라 새로운 상품과 지역을 만날 수 있다. 먹거리 구매를 넘어 지역의 문화와 사람을 알아가는 교류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기대를 모은다.

운영시간은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다. 온라인 스마트스토어에서도 지역 상품을 살펴볼 수 있다.

북촌이나 인사동을 걷는 길이라면 잠시 들러 팔도의 맛을 구경해 보자. 장바구니에 담은 작은 상품 하나가 어느 지역 생산자에게는 새로운 판로가 될 수 있다. 서울에서 시작한 장보기가 지역과 함께 걷는 ‘동행’이 되는 곳, 서울동행상회였다.

서울동행상회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39 안국빌딩 신관 1층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30~19:00
○ 휴무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1월 1일, 설날, 설날 다음 날, 추석, 추석 다음 날
인스타그램(@donghaeng_st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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