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도 쉬어가는 도심 속 천연 무더위 쉼터, 월드컵공원 메타세쿼이아길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26.07.29. 13:59

수정일 2026.07.29. 17:21

조회 6,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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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 월드컵공원 메타세쿼이아길은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잇는 2.3km 숲길로, 지난 5월 기존 하늘공원 숲길 1.3km에서 확대 조성됐다. 맨발 걷기용 신발장·발 세척기, 반려견 음수대, 쉼터와 조명 설치 계단이 마련됐고, 하절기에는 공원과 계단이 저녁 10시까지 개방된다. 난지천공원 옆 초입에서 시작해 한강과 공원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산책, 러닝, 자전거 타기 좋은 힐링 숲길, 월드컵공원 메타세쿼이아길 ⓒ김종성
산책, 러닝, 자전거 타기 좋은 힐링 숲길, 월드컵공원 메타세쿼이아길 ⓒ김종성
몸도 마음도 쉽게 지치는 계절, 잠시 열기를 식히고 숨을 고를 나만의 공간이 간절해지는 요즘. 상암동 월드컵공원 메타세쿼이아길을 찾아갔다. 월드컵공원은 평화의공원, 하늘공원, 노을공원, 난지천공원을 품은 큰 공원이다. 메타세쿼이아길은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으로 이어지며 총 2.3km 길이로 펼쳐져 있다.

하늘공원을 지나는 기존 숲길(1.3km)에서 지난 5월 노을공원까지 2.3km로 확대 조성되었다. 장대하게 뻗은 나무 사이로 흙길과 데크 로드를 조성해 걷기 좋고, 숲길 중간에 쉬어갈 수 있는 공간과 벤치가 놓여 있다. 날로 폭염이 심해지는 요즘, 도심 곳곳에 무더위 쉼터가 있지만, 이곳은 나무와 숲이 선사하는 청정 자연 무더위 쉼터지 싶다.

울창한 숲길을 걷다 보면 지그재그 모양의 나무 계단이 나타나는데, 메타세쿼이아길에서 하늘공원이나 노을공원으로 바로 올라갈 수 있게 만든 데크 길이다. 해 저물 녘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아름다운 한강 야경과 붉은 노을이 선물처럼 펼쳐진다. 하절기엔 계단과 공원 모두 저녁 10시까지 개방한다.
정겨운 시냇물이 흐르는 월드컵공원 안 난지천공원 ⓒ김종성
정겨운 시냇물이 흐르는 월드컵공원 안 난지천공원 ⓒ김종성

꽃섬에서 쓰레기 매립지, 생태 숲으로 변신한 월드컵공원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3번 출구로 나와 월드컵경기장 북문, 농구장을 지나 도보 10분 거리에 월드컵공원이 나온다. 졸졸 시냇물이 흐르는 시골 냇가처럼 정겨운 난지천공원 옆 하늘공원 입구에 메타세쿼이아길 초입이 나 있다. 이곳 일대는 온갖 난초와 들꽃, 갈대들이 만발한 아름다운 명승지 난지도(蘭芝島)였다.

진경산수화로 유명한 조선 후기 겸재 정선의 그림 <금성평사(金城平沙)>에 꽃과 갈대가 피어난 옛 난지도 모습이 그려져 있다. ​섬의 모양이 오리가 물에 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조선시대에는 '오리섬' 또는 '압도(鴨島)'라고 불렀단다. 1978년 육지에 합쳐진 후 15년 동안 쓰레기 매립지가 되었다가 이렇게 생태 숲으로 변신해 환경 복원의 상징이 되었다.
다채로운 모습의 메타세쿼이아길 ⓒ김종성
다채로운 모습의 메타세쿼이아길 ⓒ김종성
오솔길 같이 정다운 메타세쿼이아길 ⓒ김종성
오솔길 같이 정다운 메타세쿼이아길 ⓒ김종성

맨발 걷기 명소가 된 메타세쿼이아길

월드컵공원 메타세쿼이아길 안내판을 따라 산책로로 들어서자 하늘을 향해 장대하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맞아준다. 키 큰 나무가 주는 안도감이 느껴진다. 내가 살던 동네와 길섶 풍경을 풍요롭게 해주었던 키다리 나무로 포플러 나무, 미루나무에 이어서 세 번째로 맞는 인생 나무다. 모두 다른 나무보다 빨리 자라서 우리 땅과 길을 금세 풍성하게 해주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보통 나무 이름은 길어야 서너 글자인데 이 나무의 이름은 유독 길어 그 뜻이 궁금해 찾아보았다. 메타세쿼이아(Metasequoia)는 '다음'이나 '뒤', '변화'를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큰 침엽수 '세쿼이아(sequoia)'의 합성어로, 세쿼이아와 닮았으나 나중에 다른 속(屬)으로 밝혀진 '나중의 세쿼이아'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맨발 걷기용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김종성
맨발 걷기용 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김종성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사이 메타세쿼이아길 쉼터에는 이색적인 시설이 눈에 띈다. 신발장과 발 세척기로, 모두 맨발로 걷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폭신한 비포장 흙길에 작은 모래 알갱이가 섞여 있어 맨발 걷기 효능이 탁월한 숲길이라고 한다. 반려견을 위해 낮게 만든 음수대도 있다.

맨발 걷기를 마치고 발을 씻던 60대 주민 아저씨는 전립선 암 치료 중인데, 매일 이곳에 와서 맨발 걷기 운동을 하고 있단다. 맨발 걷기는 발바닥을 자극해 펌프 작용을 도와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만들고 스트레스 완화와 심리적 안정에 좋다 보니 노년층에 인기 있는 운동이 되었다.

이 쉼터에는 난지한강공원과 연결된 구름다리가 있어서 한강으로 건너가기 편해졌다.
메타세쿼이아길 중간에 있는 하늘공원, 노을공원 가는 계단 ⓒ김종성
메타세쿼이아길 중간에 있는 하늘공원, 노을공원 가는 계단 ⓒ김종성

한강 야경 즐기는 하늘공원, 노을공원 가는 길

울창한 숲길은 근사한 풍경은 물론 공기마저 사뭇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숲길 옆에는 철마다 수국, 코스모스, 수선화, 작약 등을 심어 놓아 화사함을 더한다. 도시에 사는 우리는 자연이 멀리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자연은 내가 살고 있는 우리 동네나 우리 집 가까운 곳에 있구나 싶다. 

메타세쿼이아길 왼편에는 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오른편엔 나지막한 동산(하늘공원, 노을공원)이 포근하게 둘러서서 고즈넉한 나무 숲길의 여유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길섶에 놓여있는 쉼터와 벤치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르다 보면 어느새 분주했던 마음도 한결 느긋해진다. 
전망쉼터가 마련되어 있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김종성
전망쉼터가 마련되어 있는 하늘공원과 노을공원 ⓒ김종성
야간에도 안전한 하늘공원, 노을공원 가는 계단 ⓒ김종성
야간에도 안전한 하늘공원, 노을공원 가는 계단 ⓒ김종성
메타세쿼이아길을 걷다 보면 쉼터와 함께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으로 올라갈 수 있는 나무데크 계단이 나온다. 공원 모두 저녁 10시까지 방문이 가능해 날씨가 선선한 저녁 시간에 오르기 좋다. 계단에 조명을 설치해 놓아 야간에도 안전하게 오를 수 있다. 계단 중간쯤 걷다 보면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한강이 발아래로 펼쳐진다.

하늘공원이나 노을공원에 닿으면 수고했다는 듯 전망쉼터가 기다리고 있다. 하늘공원엔 눈 시원한 초록 평원이 펼쳐져 있고, 노을공원엔 서울시 테마 산책길 '노을길'을 산책할 수 있다. 해 저물 녘 저 멀리 펼쳐지는 노을과 유유히 흐르는 한강 물결, 풀벌레들의 노랫소리가 여름 무더위를 잊게 한다.

시민기자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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