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점검! 44년 만에 가변차로 사라지는 소공로, 보행길은 더 넓어졌어요

시민기자 심재혁

발행일 2026.07.02. 13:45

수정일 2026.07.02. 15:09

조회 75

교통섬이 사라진 시청역 8번 출구 앞, 횡단보도 대기공간 ©심재혁
교통섬이 사라진 시청역 8번 출구 앞, 횡단보도 대기공간 ©심재혁
소공로 가변차로가 설치 44년 10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시
소공로 가변차로가 설치 44년 10개월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시
서울시가 도심 보행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소공로 도로공간 재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서울 도심의 마지막 가변차로였던 소공로 가변차로를 44년 만에 폐지하고, 확보된 공간을 시민을 위한 보행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차 중심이었던 도심을 사람 중심 공간으로 바꾸는 서울시의 대표적인 보행 안전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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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8번 출구 개선 전(왼쪽), 후(오른쪽) 모습. 기존 교통섬을 철거하고 보도와 횡단보도 대기공간을 넓혔다. ©서울시
시청역 8번 출구 개선 전(왼쪽), 후(오른쪽) 모습. 기존 교통섬을 철거하고 보도와 횡단보도 대기공간을 넓혔다. ©서울시
직접 시청역 8번 출구에서 한국은행 방향으로 이어지는 소공로를 걸어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넓어진 보행 공간이었다. 보행자가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정리돼 있었고, 횡단보도 앞 대기 공간도 이전보다 훨씬 더 넓고 여유로워졌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신호를 기다려도 서로 부딪히지 않을 만큼 공간이 확보돼 있었으며, 휠체어나 유아차 이용객도 한층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모습이었다.
교통섬이 사라지고 보행자를 위한 넓은 공간이 탄생했다. ©심재혁
교통섬이 사라지고 보행자를 위한 넓은 공간이 탄생했다. ©심재혁
소공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보니 변화는 곳곳에서 이어졌다. 새롭게 설치된 방호울타리는 차량과 보행 공간을 명확하게 구분했다. 보도 가장자리에는 다양한 초화류와 관목을 식재녹지 공간도 조성해 놓아 삭막했던 도심 도로가 한층 부드러운 분위기로 바뀐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2024년 역주행 사고 지점엔 방호울타리와 녹지 공간을 조성했다. ©심재혁
2024년 역주행 사고 지점엔 방호울타리와 녹지 공간을 조성했다. ©심재혁
도로를 자세히 살펴보면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도 눈에 띈다. 보도블록을 새로 정비하는 작업과 차로 재배치 공사가 이어지고 있었으며, 곳곳에는 공사 안내 현수막이 설치돼 있었다.
세종대로 18길 양쪽 모두 방호울타리를 설치했다. ©심재혁
세종대로 18길 양쪽 모두 방호울타리를 설치했다. ©심재혁
현수막에는 소공로가 기존 왕복 5차로에서 4차로로 조정되는 대신, 가장 좁았던 보도가 0.7m에서 최대 2.7m까지 넓어진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단순히 차선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임을 현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종대로 18길 개선 전(왼쪽), 후(오른쪽) 모습. 차로를 축소하고 전 구간 보도 확장과 함께 차량용 방호울타리를 설치했다. ©서울시
세종대로 18길 개선 전(왼쪽), 후(오른쪽) 모습. 차로를 축소하고 전 구간 보도 확장과 함께 차량용 방호울타리를 설치했다. ©서울시
왼쪽 황색 실선까지 보행로를 확장한다. ©심재혁
왼쪽 황색 실선까지 보행로를 확장한다. ©심재혁
이번 현장을 걸으며 가장 크게 느낀 것은 ‘조금 넓어진 보도’ 이상의 변화였다. 차도와 보도의 경계가 명확해지고, 차량 속도보다 보행자의 동선이 먼저 고려된 공간은 걷는 사람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자동차 중심이었던 도로가 사람 중심으로 재편될 때, 시민이 체감하는 안전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사업은 2024년 시청역 역주행 사고 이후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보행 환경 개선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당시 사고는 많은 시민에게 큰 충격과 아픔을 남겼고, 도심 보행 안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높아졌다. 서울시는 일회성 안전 대책에 그치지 않고 세종대로18길 보도 확장과 방호울타리 설치, 시청역 8번 출구 교통섬 철거 그리고 이번 소공로 도로 공간 재편까지 도심 공간 자체를 바꾸는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소공로 보행 환경 개선 공사는 자동차가 아닌 사람 중심 교통안전을 위한 길이다. ©심재혁
소공로 보행 환경 개선 공사는 자동차가 아닌 사람 중심 교통안전을 위한 길이다. ©심재혁
실제로 현장을 둘러보며 느낀 변화는 화려한 시설이 추가됐다는 점이 아니었다. 사람이 걷는 동선이 조금 더 넓어지고, 차량과 보행자가 서로 안전 거리를 확보하며, 도심 속 작은 녹지가 더해지는 변화들이었다. 앞으로 11월 공사가 마무리되면 소공로는 ‘차가 먼저인 길’이 아닌 ‘사람이 먼저인 길’로 더욱 완성된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기자 심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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