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에 역사탐방을 더했다! 서울둘레길 4코스· 중랑둘레길 만난 길

시민기자 조성희

발행일 2026.04.28. 10:57

수정일 2026.04.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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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망우공간.'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 '13도 창의군탑'으로 이어지는 역사 탐방로를 추천한다. ©조성희
중랑망우공간.'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 '13도 창의군탑'으로 이어지는 역사 탐방로를 추천한다. ©조성희
따스한 햇살이 가득한 봄날, 가벼운 옷차림으로 나들이를 떠나기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서울의 풍경과 역사를 동시에 만끽하고 싶다면 서울둘레길 4코스(망우–용마산 구간)중랑둘레길이 만나는 지점을 추천한다. '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 '13도 창의군탑'으로 이어지는 이 길은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되새기고 근현대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살아 있는 역사 탐방로다.
망우역사문화공원 입구 ©조성희
망우역사문화공원 입구 ©조성희

항일 의병의 기개가 서린 '13도 창의군탑'

‘망우역사문화공원’이라는 푯말이 보이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가장 먼저 웅장한 13도 창의군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1991년 동아일보사가 3·1운동 유적 보존 운동의 일환으로 건립한 이 탑은 높이 15m 규모로 당당히 서 있다.
3·1운동 유적 보존 운동의 일환으로 건립한 13도 창의군탑 ©조성희
3·1운동 유적 보존 운동의 일환으로 건립한 13도 창의군탑 ©조성희
이곳은 1907년 11월, 전국 13도에서 모인 1만여 명의 의병이 일제에 빼앗긴 국권을 되찾기 위해 서울 진공작전을 펼쳤던 역사적 장소다. 당시 군사장 허위는 선봉대 300명을 이끌고 이 일대 망우리에서 일본군과 치열한 혈전을 벌였다. 비록 후속 부대의 도착 지연으로 서울 탈환의 꿈을 완전히 이루지는 못했지만, 독립을 향한 연합 의병들의 고귀한 외침은 10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귓가에 쟁쟁하게 울리는 듯하다.
이태원묘지 무연분묘 가는 길(유관순 열사 합장묘역) ©조성희
이태원묘지 무연분묘 가는 길(유관순 열사 합장묘역) ©조성희

망우역사문화공원에서 만난 근현대사의 거인들

본격적으로 망우역사문화공원에 들어서면 울창한 숲길 사이로 우리에게 친숙한 인물들의 묘역이 모습을 드러낸다. ‘망우(忘憂)’라는 지명은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 올라 “이제야 근심을 잊겠구나”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 그러나 이곳에 잠든 이들은 오히려 나라의 근심을 온몸으로 짊어졌던 분들이다.
  • 중랑둘레길 해설을 듣고 있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 ©조성희
    중랑둘레길 해설을 듣고 있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 ©조성희
  • 망우역사문화공원 내에 ‘이중섭 묘소'가 있다. ©조성희
    망우역사문화공원 내에 ‘이중섭 묘소'가 있다. ©조성희
  • 중랑둘레길 해설을 듣고 있는 시민들을 만날 수 있다. ©조성희
  • 망우역사문화공원 내에 ‘이중섭 묘소'가 있다. ©조성희
‘한국이 낳은 정직한 화공’ 이중섭 화가(1916~1956)는 일제강점기에도 민족 정신을 잃지 않았다. 아내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이남덕’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어줄 만큼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이 강했던 그는 전쟁의 아픔 속에서도 <황소>, <흰 소>와 같은 걸작을 남겼다. 그의 묘비는 조각가 차근호가 직접 제작한 것이다. 망우둘레길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해설사에게서 이중섭 묘소 앞 소나무에 대한 설명을 듣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영랑 묘소 ©조성희
김영랑 묘소 ©조성희
전남 강진 출신의 서정시인 영랑 김윤식(1903~1950) 선생은 3·1운동 당시 강진에서 의거를 도모하다 옥고를 치른 독립지사이기도 하다. <모란이 피기까지는>으로 잘 알려진 그의 섬세한 시어 뒤에는 일제에 굴하지 않은 강직한 민족의 혼이 서려 있다.
박인환 시인의 묘소 ©조성희
박인환 시인의 묘소 ©조성희
모더니즘 시운동을 주도했던 박인환 시인(1926~1956)은 전쟁의 절망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의 묘비에는 명곡 <세월이 가면>의 한 구절이 새겨져 있어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중랑망우공간 야외에서 시민들이 즐기고 있다. ©조성희
중랑망우공간 야외에서 시민들이 즐기고 있다. ©조성희
서울둘레길에서 만난 중랑망우공간과거와 현재를 잇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2022년 개관한 이곳은 전망대와 사색의 정원, 망우카페 등을 갖추고 있어 시민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 전시가 열리고 있다. ©조성희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 전시가 열리고 있다. ©조성희
특히 현재 2층 교육전시실에서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억상자’ 순회 전시가 열리고 있다. 5월 17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의 주요 유물을 이동형 상자에 담아낸 것으로, 타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꿈꿨던 선열들의 희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아버지와 자녀가 수(水) 공간을 즐기고 있다. ©조성희
아버지와 자녀가 수(水) 공간을 즐기고 있다. ©조성희
중랑망우공간 1층 입구에서 만난 안중근 의사의 흉상수(水) 공간에서 아이와 함께 산책하는 시민들의 평화로운 모습은, 우리가 누리는 오늘이 과거 독립운동가들의 헌신 위에 세워졌음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중랑망우공간 앞에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조성희
중랑망우공간 앞에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 ©조성희
장시간 걷기가 부담스럽다면 중랑망우공간 앞에서 운행하는 무료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양원역과 상봉역을 오가는 이 셔틀버스는 시민들의 편안한 귀가를 돕는다. 이날도 일본인 관람객이 운전기사와 셔틀버스 시간과 하차 장소를 확인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단, 이용 전 운행 시간표와 노선을 미리 확인해 두길 권한다.
서울둘레길 코스 표식을 볼 수 있다. ©조성희
서울둘레길 코스 표식을 볼 수 있다. ©조성희
서울둘레길 표식을 따라 걷는다. ©조성희
서울둘레길 표식을 따라 걷는다. ©조성희
서울둘레길 4코스에서 만난 역사적 장소와 인물들 그리고 그 풍경은 단순한 봄나들이를 넘어서는 깊은 감동을 더했다. 나라를 잃은 근심에서 벗어나 당당한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이 길을 걸으며, 이번 주말만큼은 역사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둘레길 4코스 역사 탐방 장소

○ 13도 창의군탑 :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산 56(망우저류조공원)
○ 망우역사문화공원 : 서울시 중랑구 망우로 570
○ 중랑망우공간 : 서울시 중랑구 망우동 산56-2

시민기자 조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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