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식물원 숨은 명소 '해봄정원', 소박하지만 정겨운 쉼터

시민기자 최용수

발행일 2026.05.06. 10:05

수정일 2026.05.06. 18:10

조회 2,406

서울식물원 유휴지에 조성된 해봄정원 ©최용수
서울식물원 유휴지에 조성된 해봄정원 ©최용수
서울식물원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은 ‘해봄정원’이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 8번 출구에서 온실로 향하는 서울식물원 들머리에 위치해, 방문객들이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되는 정원이다. 2019년 개원 이후 한동안 유휴지로 남아 있던 이곳은 2023년 전문가들의 정교한 설계를 거쳐 새 단장했으며, 이제는 서울식물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아늑한 휴식처가 되었다.
양천향교역 8번 출구에서 약 450m 걸어가면 서울식물원 해봄정원 입구가 나온다. ©최용수
양천향교역 8번 출구에서 약 450m 걸어가면 서울식물원 해봄정원 입구가 나온다. ©최용수
‘해봄’이라는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 새해의 따뜻한 기운을 품고 봄의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다는 뜻과 동시에 무언가 ‘새로운 시도’를 상징하는 의미도 지닌 중의적 표현이다.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특별한 공간이자 정원 문화의 새로운 실험장이기도 하기에, 단순히 서울식물원의 한 공간이라 부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반려견과 함께 이 앞을 자주 지나다녔는데 이렇게 확 바뀐 줄 몰랐어요”라며 “식물원 안에 이런 여유로운 공간이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해봄정원 중앙에 설치된 ‘체인지 가든’은 사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최용수
해봄정원 중앙에 설치된 ‘체인지 가든’은 사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최용수

걸을수록 달라지는 정원의 매력

‘해봄정원’의 가장 큰 매력은 공간 구성의 다양성이다. 중앙에 자리한 ‘체인지 가든’은 계절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몇 걸음 더 나가면 넓은 잔디 공간의 ‘이벤트 가든’이 펼쳐지는데, 소규모 행사체험 프로그램이 열리는 장소다. 꽃이 피는 정원과 다양한 숙근초가 어우러져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든다. 또한 중앙의 ‘가든 캐노피’는 최근 ‘워케이션(일+휴식)’ 트렌드를 반영한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해봄정원에는 ‘식재설계 공모전’에 당선된 우수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최용수
해봄정원에는 ‘식재설계 공모전’에 당선된 우수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최용수

정원 속 또 다른 정원

담장 밖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라운드 형태의 ‘작가 정원’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2024년과 2025년,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와 서울식물원이 공동 개최한 ‘식재설계 공모전’ 수상작 10점이 배치돼 있다. 2024년에는 ‘변화무쌍한 여정으로(김명훈·김민성)’ 등 5개 작품이, 2025년에는 ‘기후 감수성 정원’을 주제로 한 ‘1도정원_작은 변화가 불러온 시원함(조은희)’ 등 5개 작품이 조성됐다. 서로 다른 해의 정원이 한 공간에서 어우러져 있어 흥미롭고, 식물 디자인과 기후변화 메시지를 동시에 전하는 작은 야외 전시관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2025년 서울식물원 식재설계 공모전에서 입상한 5개 정원이 해봄정원에 조성되어 있다. ©최용수
2025년 서울식물원 식재설계 공모전에서 입상한 5개 정원이 해봄정원에 조성되어 있다. ©최용수

‘해봄정원’은 단순히 보는 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정원 해설 프로그램, 식물 체험, 소규모 축제 등이 계절별로 운영된다. 특히 2025년에는 ‘기후 감수성 정원’을 주제로 한 체험 콘텐츠가 진행돼, 아이들과 함께 자연의 변화와 환경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2024년 식재설계 공모전 입상 작품인 ‘변화무쌍한 여정’ ©최용수
2024년 식재설계 공모전 입상 작품인 ‘변화무쌍한 여정’ ©최용수
2026년에는 다양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확대될 예정이다. 올해 공모전의 주제는 ‘우리의 이야기가 담긴 자생식물’이다. 오랜 세월 우리 땅에서 자라온 자생식물을 활용해 한국적 정서와 이야기를 정원 공간 속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구현하는지가 핵심 평가 기준이다. 자생식물은 국내 기후와 환경에 대한 적응성이 높아 외래종보다 병충해 발생과 관리 부담이 적고, 관상 가치가 높은 식물도 많아 정원 조성에 적합하다.

현장에서 만난 한 가족 방문객은 “서울식물원 어느 곳보다 ‘해봄정원’은 넓은 잔디마당이 여유롭게 조성돼 어린이 놀이터보다 더 오래 머물게 된다”며 “작가 정원의 꽃 이름을 물어보며 자연스럽게 배우는 모습이 좋아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서울식물원 해봄정원에 설치된 식재설계 공모전 정원 공개 배너 ©최용수
서울식물원 해봄정원에 설치된 식재설계 공모전 정원 공개 배너 ©최용수
바쁜 도심의 일상 속에서는 계절의 변화를 놓치기 쉽다. 끝없이 밀려오는 학업의 부담 때문에 아이들은 마음껏 뛰놀고 자연과 가까워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다행히 ‘해봄정원’은 꽃과 식물, 디자인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유모차나 어르신 등 보행 약자도 이동에 불편함이 없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무엇보다 자연 속에서 뛰놀며 쉬는 시간은 학부모와 아이 모두에게 여유를 주기에,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로 추천할 만하다.
워케이션이 가능한 해봄정원의 가든 캐노피 ©최용수
워케이션이 가능한 해봄정원의 가든 캐노피 ©최용수
해봄정원 위치도 ©서울식물원
해봄정원 위치도 ©서울식물원

서울식물원 해봄정원

○ 위치 :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서울식물원
○ 교통 : 지하철 9호선·공항선 마곡나루역 3·4번 출구 연결
○ 운영시간 : 연중무휴
서울식물원 누리집

시민기자 최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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