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예술부터 듣는 예술까지! 금기숙 전시와 함께 안국동 문화 나들이

시민기자 김윤화

발행일 2026.03.03. 11:35

수정일 2026.03.03. 15:04

조회 84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 & 운현궁 &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안국역 인근의 대표 문화 코스인 서울공예박물관 ©김윤화
안국역 인근의 대표 문화 코스인 서울공예박물관 ©김윤화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이 누적 관람객 50만 명을 돌파하며, 박물관 개관 이래 최다 관람객을 기록했다. 시민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당초 3월 15일까지였던 전시를 3월 22일까지로 연장했다.

안국역은 서울공예박물관을 비롯해 운현궁, 서울우리소리박물관 등 역사와 예술이 켜켜이 쌓인 문화의 거리다. 이번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과 함께 도보로 이동 가능한 안국 문화코스 3곳을 소개한다.

코스 1. 서울공예박물관 - 금기숙 기증특별전

"옷이 예술이 될 수 있을까?" 서울공예박물관 3층의 기획전시실에 들어가는 순간, 그 물음에 대한 답이 눈앞에 펼쳐진다. 한국 패션아트의 선구자 금기숙 작가가 40여년간 쌓아온 창작 여정을 총 5부로 구성한 이번 전시는 '입는 예술(Art to Wear)'을 넘어 공간을 구성하는 조형 예술의 경지를 보여준다.
3월 22일까지 전시 연장된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 ©김윤화
3월 22일까지 전시 연장된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 ©김윤화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철사에 투명한 구슬을 한 땀 한 땀 꿰어 완성한 드레스 '백매(白梅)'다. 매화의 생명력과 시간의 흐름을 담았다는 작가의 설명처럼, 빛을 받으면 마치 눈송이가 내려앉는 듯한 영롱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SNS에서 '눈꽃요정 드레스'로 입소문이 나며, 젊은 관람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철사에 비즈를 한 땀 한 땀 꿰어 완성한 드레스 '백매' ©김윤화
철사에 비즈를 한 땀 한 땀 꿰어 완성한 드레스 '백매' ©김윤화
1부 'DREAMING'에서는 어린 시절 손의 감각에서 출발한 작업의 원형을, 2부 'DANCING'에서는 철사, 구슬, 폐섬유 등 비전통적 재료로 완성된 대표 패션아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설치 작업이 빛과 그림자와 어우러져, 마치 춤을 추듯 배치된 공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무대다.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 패션아트 작품 ©김윤화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 패션아트 작품 ©김윤화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 패션아트 작품 ©김윤화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 패션아트 작품 ©김윤화
3부 'ENLIGHTENIG'은 한복의 선과 여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채워져 있어, 전통과 현대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조용히 일러준다. 또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피켓 요원의 의상 4벌이 전시되어 있어, 당시 TV 화면 속 '눈꽃 요원'들의 의상이 어떤 손길로 탄생했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한복의 선과 여백을 재해석한 작품 ©김윤화
한복의 선과 여백을 재해석한 작품 ©김윤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피켓 요원 의상 4벌 ©김윤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피켓 요원 의상 4벌 ©김윤화
스와로브스키 원석, 노방 리본, 버려진 빨대와 포장재까지 폐소재마저 예술로 승화시키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철사 하나, 구슬 한 알이 의상이 되는 과정을 상상하며 관람하면, 공간의 깊이가 달라진다. 그림자까지 작품의 일부임을 기억하고, 조명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작품의 표정을 여러 방향에서 감상해볼 것을 권한다. 매주 금요일은 밤 9시까지 야간 운영한다.

코스 2. 운현궁 - 조선의 마지막 권력이 숨 쉬는 곳

서울공예박물관에서 도보 7분 거리 있는 두 번째 코스는 바로 운현궁이다. 조선 제26대 임금 고종이 12세까지 살던 곳으로, 그의 아버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집이다. 고종이 임금에 오르기 전에 살던 집이었기 때문에 '운현궁'이라 하였다. 무엇보다 운현궁의 진가는 '도심 속 고요함'에 있다. 인사동과 북촌이 내다보이는 번화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대문을 지나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 바깥 소음이 사그라지며 조선 후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고즈넉한 분위기가 펼쳐진다.
고종이 12세까지 살던 곳이자, 그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집이었던 운현궁 ©김윤화
고종이 12세까지 살던 곳이자, 그의 아버지 흥선대원군의 집이었던 운현궁 ©김윤화
산책하듯 걷다가 노락당 앞마당에서 잠시 걸음을 멈춰보자. 고종이 즉위하던 해 낙성식을 열었고, 왕비가 가례를 치렀던 이 마당에서 서서 조선의 마지막 권력이 어떻게 피고 졌는지를 조용히 떠올려보는 것, 그것이 운현궁을 가장 깊게 감상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가정의 달 5월에는 이곳 노락당에서 고종과 명성황후의 가레를 재현하는 행사가 열리니, 방문 전 일정을 확인하면 더욱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운현궁의 안채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 노락당 ©김윤화
운현궁의 안채로 가장 중심이 되는 건물 노락당 ©김윤화

코스 3. 서울우리소리박물관 - 귀로 듣는 한반도의 삶

운현궁에서 도보 6분 거리, 창덕궁 돈화문 맞은편 한옥 건물에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이 기다리고 있다. 국내 최초 민요 전문 박물관으로, 한반도 904개 마을을 직접 찾아다니며 수집한 향토 민요 2만여 곡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다.
국내 최초 민요 전문 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 ©김윤화
국내 최초 민요 전문 박물관 서울우리소리박물관 ©김윤화
1층부터 지하 2층까지 있는 독특한 구조에 한 번 놀라고, 한옥 카페라 해도 손색 없는 고즈넉한 분위기의 지상 1층 음원감상실에 또 한 번 더 놀랐다. 1층 음원감상실에서는 전국 팔도의 대표 민요를 한옥 정취 속에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다. 또한 AR체험 공간에서는 우리소리를 더욱 입체적으로 들을 수 있고, 서랍을 열면 소리가 나는 인터랙티브 전시 방식이 어린이 동반 가족 방문객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1층 음원감상실 ©김윤화
서울우리소리박물관 1층 음원감상실 ©김윤화
한옥 정취 속에서 편안하게 전국 팔도의 대표 민요를 들을 수 있다. ©김윤화
한옥 정취 속에서 편안하게 전국 팔도의 대표 민요를 들을 수 있다. ©김윤화
한옥 정취 속에서 편안하게 전국 팔도의 대표 민요를 들을 수 있다. ©김윤화
한옥 정취 속에서 편안하게 전국 팔도의 대표 민요를 들을 수 있다. ©김윤화
서랍 속 DV테이프를 올리면, 영상이 재생된다. ©김윤화
서랍 속 DV테이프를 올리면, 영상이 재생된다. ©김윤화
지하 1층의 상설전시실은 '우리소리로 살다'라는 주제 아래 '일과 우리소리', '놀이와 우리소리', '의례와 위로의 우리소리', '우리소리의 계승'등 네 가지 테마로 나뉘어, 한국인의 삶과 민요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현대 사회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구전 민요들을 바로 옆에서 든는 것처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또한 우리소리 조이트로프, 장단의 달인, 노래퍼즐, 책 속의 노래, 나만의 노래 엽서 등의 다양한 체험존이 있으니 어린이 관람객과 함께 방문하는 것도 추천한다.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에서 '보는 예술'에 흠뻑 취했다면, 이곳에서 '듣는 예술'로 감각을 환기시키는 것이 이 코스의 묘미다.
지하 1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잊혀가는 구전 민요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김윤화
지하 1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잊혀가는 구전 민요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김윤화
퀴즈를 모두 맞추면 조이트로프가 돌아가며 풍물굿이 펼쳐진다. ©김윤화
퀴즈를 모두 맞추면 조이트로프가 돌아가며 풍물굿이 펼쳐진다. ©김윤화
노래 속 가사를 듣고 엽서의 빈칸을 채우며 나만의 노래 엽서 만들기 ©김윤화
노래 속 가사를 듣고 엽서의 빈칸을 채우며 나만의 노래 엽서 만들기 ©김윤화
우리 민요에 맞춰 장단을 직접 맞춰 볼 수 있는 장단의 달인 ©김윤화
우리 민요에 맞춰 장단을 직접 맞춰 볼 수 있는 장단의 달인 ©김윤화
서울공예박물관, 운현궁,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세 곳 모두 안국역을 중심으로 도보 10분 내외에 위치하고 있어 이동 부담 없이 반나절 코스로 즐길 수 있다. 특히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은 연장된 전시 기간인 3월 22일이 다가오기 전에 서둘러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시각, 청각, 역사적 감동까지 안국 골목이 선사하는 세 가지 문화 이야기를 이번 주말에 직접 걸어보며 경험하기를 권한다.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

○ 기간 : 2025년 12월 23일~2026년 3월 22일
○ 위치 : 서울공예박물관(서울시 종로구 율곡로3길 4) 전시1동 로비, 1층, 3층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137m
○ 운영일시 : 화~일요일 10:00~18:00, 금요일 10:00~21:00 야간개장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 입장료 : 무료
누리집

운현궁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삼일대로 464 운현궁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4번 출구에서 104m
○ 운영일시 : 화~일요일 09:00~18:00
○ 입장료 : 무료
누리집

서울우리소리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96
○ 교통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4번 출구에서 323m
○ 운영시간 : 화~일요일 09:00~18:00(입장 마감 17:30)
○ 입장료 : 무료
누리집

시민기자 김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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