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패션아트의 세계,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전

시민기자 노유진

발행일 2025.12.29. 09:11

수정일 2025.12.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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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숙 작가의 기증특별전을 보기 위해 서울공예박물관을 찾았다. ⓒ노유진
금기숙 작가의 기증특별전을 보기 위해 서울공예박물관을 찾았다. ⓒ노유진
12월 23일, 서울공예박물관으로 향했다. 한국 패션아트의 선구자 금기숙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기증특별전 개최의 첫 날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는 2022년 故유리지 작가의 기증특별전에 이어, 개관 이후 두 번째로 열리는 대규모 기증전이다. 'Dancing, Dreaming, Enlightening'는 이름의 전시는 내년 3월 15일까지 이어진다.
  • 최근 대표작 <물방울>과 <물고기> ⓒ노유진
    최근 대표작 <물방울>과 <물고기> ⓒ노유진
  • 최근 대표작 <물방울>과 <물고기> ⓒ노유진
    최근 대표작 <물방울>과 <물고기> ⓒ노유진
  • 최근 대표작 <물방울>과 <물고기> ⓒ노유진
  • 최근 대표작 <물방울>과 <물고기> ⓒ노유진
1층에 들어서니 반짝이는 구슬이 반겨주었다. 바로 그의 최근 대표작인 <물방울>과 <물고기>였다. 사진보다는 실제로 보면 영롱함이 더욱 느껴진다. 특히  물방울로 가득 찬 좁고 긴 공간을 헤엄치는 물고기 작품은 패션아트에서 출발한 작업이 이제 독립적인 조형 언어로서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라고 한다.

금기숙은 한국에서 ‘패션아트(Fashion Art)’ 개념을 정립하고 국제적으로 확산시킨 선구적 작가이다. 1990년대 초 ‘미술의상’ 개념을 한국적 맥락에서 재해석하며, 철사·구슬·노방·스팽글·폐소재 등 비전통적 재료를 활용한 독창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했다. 특히 작가는 의상을 ‘입는 예술(Art to Wear)’이자 공간을 구성하는 조형 예술로 확장하며 패션 아트의 지평을 넓혔다.

금기숙 작가는 총 55건 56점, 약 13억 1,000만 원 상당의 작품을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했다. 초기 패션아트 실험작부터 대표적인 와이어 드레스와 한복 조형 작품은 물론 최근의 업사이클링 작업, 아카이브 자료 등이 포함된다. 이번 기증은 작가 개인의 예술 세계를 넘어, 한국 현대 공예사에서 패션아트가 차지하는 위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전시 초입 작품 ⓒ노유진
전시 초입 작품 ⓒ노유진
전시장에 들어서니 마치 순백의 웨딩 드레스를 연상하게 하는 작품이 압도하였다. 빛에 반사되는 구슬의 아름다움에 감탄이 나왔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손의 감각에서 출발한 작업의 원형을 금기숙의 자전적 언어로 소개하는 것이라고 한다. 까만 밤하늘에 흰색의 와이어 드레스를 설치하여 실을 꿰던 놀이가 철사와 구슬을 엮는 패션아트로 이어진 창작의 출발점이었음을 시사한다.
금기숙의 패션아트 ⓒ노유진
금기숙의 패션아트 ⓒ노유진
금기숙의 패션아트 ⓒ노유진
금기숙의 패션아트 ⓒ노유진
철사, 구슬, 노방 등 비전통적 재료를 활용한 대표적인 패션아트 작품들을 통해, ‘의상이 조형으로’, ‘조형이 공간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다양한 표정의 드레스와 재킷, 부조와 설치 작업이 그림자와 어우러져 마치 춤을 추듯 배치되어 금기숙 패션아트의 정수를 보여준다. 
전시를 관람하는 시민들 ⓒ노유진
전시를 관람하는 시민들 ⓒ노유진
공간의 변주 ⓒ노유진
공간의 변주 ⓒ노유진
금기숙은 단일 의상 형식을 넘어 작업을 벽과 공간으로 확장시켰다. 드레스, 재킷, 코트, 베스트 등 인체를 감싸는 의복 구조를 실험하는 과정에서 그는 와이어는 점차 인체를 벗어나 벽과 공간으로 이어졌다. 착용자가 없는 빈 드레스는 금기숙 예술의 상징이 되었다. 

그의 부조 작업은 철사와 비즈로 형성된 선과 조명이 만나 벽과 바닥 위에 또 다른 그림자와 반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구슬과 스팽글은 빛을 받아 반짝이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시각적 리듬을 창출한다. 이처럼 빛과 선, 그림자의 교차는 작품을 고정된 이미지로 머물게 하지 않고, 관람자의 움직임과 조명의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변주되는 공간적 예술이 되었다.
한국미의 본질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 ⓒ노유진
한국미의 본질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 ⓒ노유진
한복의 선과 색, 흔들림과 여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업을 소개한다. 여인의 저고리와 당의, 직령, 사대부의 학창의까지 전통 복식에서 발견되는 한국적 미감을 보여준다. 외국인 관람객도 있었는데 한국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눈꽃 요정 ⓒ노유진
눈꽃 요정 ⓒ노유진
영상과 패션 아트가 어울어진 겨울 느낌 물씬 나는 작품이 있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피켓 요원 의상’이라고 한다. ‘눈꽃 요정’으로 불린 이 의상은 한복의 선과 구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한국 패션아트가 국가적 문화 아이콘으로 인식되는 계기가 된 상징적인 작품이다.
박물관 가게 ⓒ노유진
박물관 가게 ⓒ노유진
전시 연계 아트 상품 ⓒ노유진
전시 연계 아트 상품 ⓒ노유진
아울러 1층 박물관 가게는 이번 전시와 연계한 아트상품 3종을 출시했다. 금기숙 작가의 아트웍 카드와 유리문진을 세트로 구성한 ‘빛의 유리’, 작가의 상징인 비즈로 장식한 ‘무빙 북마크’, 작품의 와이어 구조를 모티브로 한 패턴에 반짝이는 스팽글로 장식한 ‘플로우 백’이다. 

추운 겨울이다. 이럴 때는 실내 전시회가 좋겠다. 서울공예박물관에서 금기숙기증전을 관람하고 바로 근처에 인사동 거리를 걷는다면 그것은 나에게 주는 쉼표, 어떨까.  

서울공예박물관 '금기숙 기증특별전'

○ 기간 : 2025. 12. 23. ~ 2026. 3. 15.
○ 장소 : 서울공예박물관 전시1동, 로비, 1층, 3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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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노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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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예박물관 #패션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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