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넘어 '콘텐츠'를 만드는 문화공간 '금호도서관'

시민기자 양정화

발행일 2025.11.24. 13:00

수정일 2025.11.24. 15:12

조회 6,296

'창가 뷰' 열람석은 기본, 루프탑 ‘하늘공원’에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까지…19년차 도서관의 진화!
일상 속 문화 쉼터, 성동구립 금호도서관 ©양정화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언덕길, 주택가 사이에 19년째 굳건히 자리한 '성동구립 금호도서관'이 지역 문화의 구심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06년 6월 문을 연 이곳은 단순한 도서 대출 공간을 넘어, 전 세대가 교류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며, 일상 속 휴식을 찾는 '복합문화 쉼터'로 진화했다. 풍부한 장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디지털 혁신, 그리고 이용자 중심의 세심한 공간 구성은 금호도서관이 19년간 지역 주민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비결이다.

모든 세대의 삶을 채우는 '생애주기별 문화 플랫폼'
금호도서관의 가장 큰 강점은 유아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맞춤형 문화 프로그램이다. 금호도서관은 더 이상 책만 읽는 정적인 공간이 아니라, 능동적인 배움과 교류가 일어나는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도서관의 미래 세대에 대한 투자를 보여준다. 2층에 마련된 '어린이열람실'과 '가족열람실'은 안전과 쾌적함을 위해 신발을 벗고 입장하는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이곳에서는 '어린이영어세상', '어린이 책 놀이터' 등 독서지도 전문가와 원어민이 함께하는 다채로운 체험 활동이 펼쳐진다. 최근에는 '이야기누리'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자극하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성인과 직장인을 위한 자기계발 프로그램도 충실하다. 4층 문화강좌실에서는 다양한 어학 및 교양 강좌가 정기적으로 열린다. 특히 2025년 운영되는 '디지털배움터' 프로그램은 스마트폰 활용법부터 생성형 AI 사용법까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적응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가장 주목할 점은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의 '진화'이다. 성동구립도서관의 실버 학습동아리 '은빛문단'은 단순한 친목 모임을 넘어 실제 창작 활동을 전개하는 '시창작반'으로 운영된다. 이 프로그램의 주목할 만한 점은 금호도서관 '미디어센터'와의 연계이다. 어르신들이 직접 창작한 자작시를 미디어센터에서 전문 장비를 이용해 직접 낭독하고 녹음하며, 도서관은 이를 내용과 어울리는 영상으로 편집해 '시낭송 영상'이라는 결과물로 제작한다. 실제로 2025년 한 해 동안에는 총 15명의 어르신이 51편의 작품을 창작했으며, 이 중 7명이 시낭송 녹음에 직접 참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그들의 결과물은 성동문화재단 유튜브 채널 내 성동구 구립도서관 콘텐츠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책 읽는 도서관에서 '콘텐츠 생산 기지'로, 미디어센터의 혁신
금호도서관은 '일상 속 문화 쉼터'라는 영상의 자막처럼, 전통적인 도서관의 역할에 머무르지 않는다. 2021년 2월 문을 연 4층의 '미디어센터'는 금호도서관이 지식 소비 공간에서 '지식문화콘텐츠 생산 기지'로 도약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공간에는 전문 조명, 3색 크로마키 배경, 고성능 마이크, 카메라, 그리고 VMIX 같은 영상 편집 및 송출 소프트웨어가 완비되어 있다. 주민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유튜브 라이브 체험교실', '오디오북클럽', 심지어 '라이브 커머스 아카데미'까지, 최신 미디어 트렌드를 반영한 실전형 교육이 진행된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는 '어린이 라이브 더빙 극장'이나 영상에 소리를 입히는 '폴리아티스트' 체험 교육을 운영하여 미디어 리터러시를 놀이처럼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시청자미디어재단과 연계하여 경력보유(경력단절) 여성을 대상으로 '1인 미디어 크리에이터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등, 미디어를 통한 사회 참여와 역량 강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은빛문단' 어르신들의 시낭송 영상 제작 역시 이 미디어센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공부'와 '휴식'이 공존하는 햇살 가득한 독서 공간
금호도서관은 금호동 특유의 경사진 지형을 역으로 활용한 독창적인 건축 설계가 돋보인다. 정문으로 들어서면 1층이 아닌 2층 로비가 나오는 구조는 방문객에게 독특한 공간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공간 설계는 공부도 휴식도 함께하는 햇살 가득한 독서 공간을 창조해내어 학습과 휴식의 조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집중적인 학습이 필요한 이용자들을 위해 1층에는 '일반열람실''자율열람실'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일반열람실은 평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되어 학생, 직장인, 취업준비생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학습에 몰두할 수 있다.

금호도서관의 진정한 매력은 3층 '문헌정보실'에서 발산된다. 풍부한 장서가 빼곡한 서가 사이, 창가를 따라 길게 배치된 '창가 열람석'은 이곳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이용자들은 칸막이로 나뉜 답답한 좌석이 아닌, 통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맞으며 창밖의 풍경을 감상하며 독서와 사색을 즐길 수 있다. 이는 '공부는 고통'이라는 인식을 '학습은 즐거운 경험'으로 바꾸는 도서관의 세심한 배려다.

'쉼'의 정점은 5층 '하늘공원'이다. 언덕 위에 위치한 도서관의 지형적 이점을 극대화한 이 옥상 정원은 서울의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비밀의 화원'과도 같다. 공부에 지친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탁 트인 하늘을 보며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심리적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각 층마다 마련된 작은 테라스형 '휴게 쉼터' 역시 도서관 곳곳에 숨을 틔워주는 역할을 한다.

도서관 네트워크를 통한 편리하고 풍부한 지식 자원 제공
금호도서관은 19년의 역사 동안 양적, 질적으로 꾸준히 성장해왔다. 개관 당시 1만 8,000여 권이었던 장서는 현재 9만 3,000여 권에 달하며, DVD 등 비도서 자료는 3,800여 점을 확보하여 풍부한 지식 자원을 제공한다.

그러나 금호도서관의 가장 강력한 이용자 편의 기능은 바로 '통합 도서관 네트워크'이다. 금호도서관은 성동구립도서관, 용답, 성수, 청계, 그리고 새롭게 추가된 무지개도서관, 숲속도서관까지 총 7개 구립도서관을 하나로 묶는 네트워크의 핵심 허브다.

'책누리'로 불리는 이 상호대차 서비스는 이용자 편의를 극대화했다. 예를 들어, 금호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직장 근처의 성수도서관에서 반납할 수 있으며, 금호도서관에 없는 책이라도 용답도서관에 있다면 금호도서관에서 편리하게 받아볼 수 있다. 또한 '신금호역 북토리지', '옥수역 북토리지'무인 도서 대출 시스템과도 연계되어, 도서관 운영 시간이 끝나도 24시간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이처럼 성동구립 금호도서관은 19년이라는 시간 동안 지역의 지형적 특색을 살린 매력적인 공간, 전 세대를 아우르는 알찬 프로그램, 그리고 미디어센터라는 혁신적인 시도를 통해 '일상 속 문화 쉼터'의 모범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책을 넘어 사람을 연결하고, 지식을 넘어 창작을 지원하는 금호도서관은 오늘도 금호동 언덕 위에서 지역 주민들의 내일을 소장 중이다.
맑고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성동구립 금호도서관 건물을 아래에서 올려다본 전경이다. 건물은 5층 규모로, 노란색 수평 띠와 회색 벽이 교차하며 독특한 원형 창문이 특징이다. 상단에는 '성동구립 금호도서관' 간판이, 오른쪽에는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다. ©양정화
서울 시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사랑받는 금호도서관 전경 ©양정화
금호도서관 5층 옥상 '하늘공원'의 넓은 전경이다. 바닥은 붉은색과 녹색의 격자무늬 타일로 덮여 있고, 중앙에는 나무로 만든 정자 쉼터를 제공한다. 주변으로는 다양한 관목과 나무들이 심겨 있으며, 탁 트인 하늘 너머로 도시의 주변 아파트 풍경이 보인다. ©양정화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는 5층 하늘공원 ©양정화
5층 하늘공원으로 들어가는 유리문 입구의 모습이다. 유리문 위에는 무지개 그림과 '하늘공원'이라는 글자가 쓰인 간판이 붙어 있다. 입구 왼쪽으로는 붉은 단풍이 든 나무와 푸른 소나무, 관목들이 붉은 벽돌 화단에 무성하게 자라 있다. ©양정화
금호도서관 5층 하늘공원 입구 ©양정화
금호도서관 4층의 넓고 밝은 엘리베이터 홀 전경이다. 왼쪽에는 청록색 엘리베이터 문이 있고, 그 옆 휴식 공간에 고풍스러운 괘종시계와 소파가 놓여 있다. 광택이 나는 대리석 바닥 복도가 안쪽으로 길게 이어진다. ©양정화
각종 강좌와 미디어센터가 있는 4층 ©양정화
도서관 4층 복도 벽면에 설치된 '미디어센터'의 입구 모습이다. 'ON AIR' 사인이 달린 짙은 남색의 방음문이 닫혀 있고, 문 옆에는 '성동구립금호도서관 미디어센터' 현판이, 오른쪽 벽에는 도서관 로고가 붙어 있다. ©양정화
콘텐츠 제작 및 미디어 교육을 위한 '미디어센터' ©양정화
도서관 복도에 마련된 테라스형 '휴게 쉼터'의 입구이다. 통유리창과 문으로 복도와 분리되어 있으며, 안쪽으로 나무 바닥이 깔린 발코니 공간과 바깥 풍경이 보인다. 문 위에는 녹색 비상구 표시등이 켜져 있다. ©양정화
각 층에 마련된 테라스형 휴게 쉼터 ©양정화
4층 문화강좌실로 향하는 긴 복도의 모습이다. 왼쪽의 닫힌 문에는 '디지털배움터 8월 수강생 모집 안내'라고 쓰인 녹색 포스터와 '냉·난방 끄지 마세요'라는 파란색 안내문이 붙어 있다. ©양정화
4층 문화강좌실들로 이어지는 복도 ©양정화
금호도서관 3층 로비의 중앙 모습이다. 정면에는 '문헌정보실, 디지털정보실' 입구가, 오른쪽에는 이용자들을 위한 나무 사물함이, 왼쪽에는 테라스형 휴게 쉼터와 도서 전시 선반이 자리하고 있다. ©양정화
문헌정보실과 디지털정보실이 있는 3층 로비 ©양정화
3층 문헌정보실 내부의 모습이다. 책이 가득 꽂힌 높은 서가들 사이로, 밝은 창가에 긴 책상이 '창가 열람석'으로 마련되어 있다. 두 명의 이용객이 창밖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자리에 앉아 독서나 공부를 하고 있다. ©양정화
햇살이 드는 3층 문헌정보실 창가 열람석 ©양정화
금호도서관 2층의 안내 데스크와 어린이열람실, 가족열람실 입구 모습이다. ©양정화
어린이열람실과 가족열람실이 있는 2층 입구 ©양정화
신발을 벗고 들어온 어린이열람실 내부 복도의 모습이다. 밝은 나무 바닥으로 된 복도 양옆으로 노란색, 초록색, 분홍색 등 알록달록한 개인용 신발장이 길게 늘어서 있다. ©양정화
신발을 벗고 이용하는 쾌적한 어린이열람실 ©양정화
1층 일반열람실 내부의 조용한 풍경이다. 나무로 만든 높은 칸막이 책상(독서실 책상)들이 줄지어 배치되어 있으며, 몇몇 이용객들이 자리에 앉아 각자 공부에 집중하고 있다. ©양정화
1층 일반열람실의 집중도 높은 학습 공간 ©양정화
언덕 지형에 자리한 금호도서관의 정문 입구를 보여준다. '성동구립도서관' 간판이 붙은 유리문 입구가 1층이 아닌 건물 2층 높이에 바로 연결되어 있어, 경사지를 활용한 독특한 건축 구조를 알 수 있다. ©양정화
언덕 지형을 활용해 정문이 2층으로 이어지는 금호도서관 ©양정화

시민기자 양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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