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걷는 예술 산책, '모두의 달'로 물든 당현천 '노원달빛산책'

시민기자 염지연

발행일 2025.10.30. 09:09

수정일 2025.11.06. 13:58

조회 404

노원구를 대표하는 공공미술 빛조각 가을 축제 ‘노원달빛산책’이 시작되었다. ⓒ염지연
노원구를 대표하는 공공미술 빛조각 가을 축제 ‘노원달빛산책’이 시작되었다. ⓒ염지연
산책하기 좋은 선선한 가을 날씨가 찾아왔다. 특히 밤공기가 좋아서 친구와 함께 ‘노원달빛산책’을 처음 방문했다. 노원구를 대표하는 공공미술 빛조각 가을 축제로 지하철 7호선 중계역을 나와 보이는 여러 안내 팻말을 따라 어렵지 않게 입구를 바로 찾을 수 있었다. 이른 저녁 시간대였지만, 당현천에는 이미 많은 시민들이 가볍게 몸을 풀며 운동을 준비하거나 러닝과 자전거를 즐기고 있었다.

다만 행사가 진행되는 달빛브리지부터는 자전거 반입이 금지되며, 당현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멀리서부터 눈에 띄어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입구부터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걸음을 멈추고 둘러보니, ‘달빛쉼터 푸드트럭’이었다. ©염지연
입구부터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걸음을 멈추고 둘러보니, ‘달빛쉼터 푸드트럭’이었다. ©염지연
입구부터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에 걸음을 멈추고 둘러보니, ‘달빛쉼터 푸드트럭’이었다. 저녁 시간답게 많은 시민들도 가벼운 간식을 사 먹거나 테이블에 앉아 분위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춥지 않은 가을밤에서야 즐길 수 있는 야외 좌석은 관람 후에 돌아와서 즐겨도 좋을 듯했다.

‘노원달빛산책’을 떠나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입구 초입에 위치한 운영본부에서 약도를 확인해 보니, 길이 일자로 이어져 있어 어려운 코스는 없었다. 이곳에서부터 스탬프 투어 도장을 받고 시작할 수 있으니 잊지 말고 챙겨야 한다.

가을다운 분위기 속에서 코스모스로 물든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미디어아트가 눈앞에 펼쳐졌다. 다른 공간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빛의 작품들이 등장했고, 그 크기와 규모에 압도당했다. 예상보다 다양하고 웅장한 조형물들이 각기 다른 테마를 담고 있었고, 작품 설명을 읽으며 관람하는 동안 이곳이 당현천이 아니라 하나의 야외 전시관처럼 느껴졌다. 달빛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달을 상징하는 여러 조형물빛의 작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아 쉽게 눈을 뗄 수 없었다.
  • 운영본부에서 스탬프 투어 도장을 받고 시작할 수 있다. ©염지연
    운영본부에서 스탬프 투어 도장을 받고 시작할 수 있다. ©염지연
  • 당현천을 배경으로 미디어아트와 함께 접목된 작품들이 펼쳐졌다. ©염지연
    당현천을 배경으로 미디어아트와 함께 접목된 작품들이 펼쳐졌다. ©염지연
  • 운영본부에서 스탬프 투어 도장을 받고 시작할 수 있다. ©염지연
  • 당현천을 배경으로 미디어아트와 함께 접목된 작품들이 펼쳐졌다. ©염지연
올해 ‘노원달빛산책’의 주제는 ‘모두의 달’총 30개의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우리를 비추는’ ▴‘함께 걷는’ ▴‘내가 찾는’ 모두의 달로 짜여져 있다. 당현천이라는 일상 속 산책로를 예술 작가들의 시선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공간의 모습이 펼쳐졌다. 도심 속 건물을 배경으로, 자연 당현천을 배경으로 미디어아트와 함께 접목된 작품들의 모습을 관람하는 것이 특히 흥미로운 포인트였다.
  • 달을 테마로 한 다양한 작품들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감상했다. ©염지연
    달을 테마로 한 다양한 작품들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감상했다. ©염지연
  • ‘노원달빛산책’에는 총 30개의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염지연
    ‘노원달빛산책’에는 총 30개의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염지연
  • 달을 테마로 한 다양한 작품들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감상했다. ©염지연
  • ‘노원달빛산책’에는 총 30개의 작품들이 설치되어 있다. ©염지연
달을 테마로 한 다양한 작품들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감상하며 작품 설명을 읽다 보니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당현천 대교 아래에 설치된 불덩이처럼 보이는 작품이 눈길을 끌어 주제를 살펴보니, 제목은 ‘어제의 달(The Moon I Saw Yesterday)’이었다. 달은 하나이고 늘 같은 모습이지만, 각자가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저마다의 달이 존재한다는 의미가 특히 인상 깊었다. 하나의 작품을 감상하고 나면 곧이어 펼쳐지는 다음 작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작품들 중에서 인상 깊었던 것 중 하나는 시민들의 응원 낙서 모음이었다. 시민들이 응원하는 내용을 모아 하나의 작품을 만든 듯한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 같은 달도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각자의 달이 된다. ©염지연
    같은 달도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각자의 달이 된다. ©염지연
  • 시민들이 응원하는 내용을 모아 하나의 작품을 만든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염지연
    시민들이 응원하는 내용을 모아 하나의 작품을 만든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염지연
  • 같은 달도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각자의 달이 된다. ©염지연
  • 시민들이 응원하는 내용을 모아 하나의 작품을 만든 듯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염지연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은 ‘당현천 호랭이(Haetae of the Flowing River)’였다. 보자마자 최근 큰 화제를 모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호랑이를 연상시키며 아이들이나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모두가 줄을 서서 인증 사진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었다. 마치 애니메이션에서 살아나온 것 같은 빛조각이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전통적 상징인 호랑이를 현대 도시 풍경 속에 되살린 작품의 의미를 담고 있다.

기존의 예술 작품들 중에는 상징이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만, 당현천에 펼쳐진 빛조각들은 각자의 심오한 메시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미디어아트 자체로도 감탄을 자아내는 멋진 작품들이었다. 난해하거나 어렵지 않아 시민들의 호응도 더욱 높았던 듯하다.
많은 작품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건 ‘당현천 호랭이’였다. ©염지연
많은 작품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건 ‘당현천 호랭이’였다. ©염지연
만약 작품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매일 오후 7시 30분에 진행하는 ‘달빛투어’를 신청하면 지역 구민의 안내와 해설을 들어볼 수 있다. 누리집을 통해 사전 신청을 받으며, 저녁 관람이 어렵다면 ‘햇살투어’도 신청 가능하다.

2020년부터 5년간 이어져 온 ‘노원달빛산책’은 국내 유명 작가들뿐만 아니라, 올해는 해외 협약을 통해 대만 작가팀과 함께 대형 설치작품 ‘Infinity Nowon’을 선보였다. 당현천을 꿰뚫는 듯한 레이저 연출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외에도 세계 여러 나라에 설치된 유영호 작가의 거대 조각상 ‘그리팅 맨’을 이곳에서 실물로 마주할 수 있어 더욱 인상 깊었다.
  • 대만 작가팀과 대형 설치작품 ‘Infinity Nowon’을 선보였다. ©염지연
    대만 작가팀과 대형 설치작품 ‘Infinity Nowon’을 선보였다. ©염지연
  • 유영호 작가의 거대 조각상 ‘그리팅 맨’도 실물로 볼 수 있어 더 신기했다.©염지연
    유영호 작가의 거대 조각상 ‘그리팅 맨’도 실물로 볼 수 있어 더 신기했다.©염지연
  • 대만 작가팀과 대형 설치작품 ‘Infinity Nowon’을 선보였다. ©염지연
  • 유영호 작가의 거대 조각상 ‘그리팅 맨’도 실물로 볼 수 있어 더 신기했다.©염지연
한참을 구경하며 걷다 보니 드디어 올해 새롭게 개장한 ‘당현마루’가 나왔다. 이미 많은 시민들이 쉼터로 오래 걸었던 발을 쉬어가는 휴게소 겸 카페, 한강라면 등 다양한 먹거리도 있었고 이곳에서도 스탬프 투어의 열기는 이어져 줄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운영본부와 당현마루, 인피니트노원에서 스탬프를 찍고 받은 엽서는, 방문의 흔적을 남기는 특별한 기념품이었다.”

계단에서부터도 이어지는 조명과 아래 이어지는 빛 작품들을 감상하며 반대편에 보이는 ‘노원달빛산책’ 간판을 보며 와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식사 후 가볍게 시작한 산책이었지만, 마치 시간을 내어 전시 작품을 감상하러 나온 야외 전시장에 온 듯한 특별한 경험이었다. 산책하기 좋은 날씨에 어디로 갈지 고민된다면, 도심 속 산책로를 걸으며 야외 미디어아트 작품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노원달빛산책이 열리는 이곳을 추천한다.
  • 정식 개장을 앞둔 ‘당현마루’ ©염지연
    정식 개장을 앞둔 ‘당현마루’ ©염지연
  • 스탬프를 찍고 받은 엽서는, 방문의 흔적을 남기는 특별한 기념품이었다. ©염지연
    스탬프를 찍고 받은 엽서는, 방문의 흔적을 남기는 특별한 기념품이었다. ©염지연
  • 정식 개장을 앞둔 ‘당현마루’ ©염지연
  • 스탬프를 찍고 받은 엽서는, 방문의 흔적을 남기는 특별한 기념품이었다. ©염지연

2025 노원달빛산책

○ 기간 : 2025년 10월 17일~11월 16일(작품 점등 : 17:30~22:00)
○ 장소 : 서울시 노원구 당현천(노원수학문화관~당현1교)
○ 교통 : 지하철 4호선 상계역 3번 출구에서 도보 3분, 7호선 중계역 1번 출구에서 도보 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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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현천 수변활력거점 '당현마루'

○ 위치 :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225-1 일대 당현천
○ 교통 : 지하철 7호선 중계역 1번 출구에서 671m
○ 운영시간 : 09:00~21:00 ※동절기(12~2월) 10:00~19:00 단축 운영

시민기자 염지연

2021년부터 시작한 활동, 꾸준히 좋은 기사 쓰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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