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한옥의 정취에 흠뻑 빠지다! 북촌과 서촌의 한옥들 7곳
발행일 2025.10.16. 11:25

가을에 찾은 북촌문화센터 ©박미선
서울의 가을은 하루하루가 산책하기 좋은 시간들의 연속이다. 공기에는 선선함이 스며 있고 조금씩 나무들이 가을빛으로 물드는 듯하다. 이런 계절 서울의 경복궁을 중심에 두고 펼쳐진 북촌 한옥마을은 올가을이 끝나기 전에 반드시 걸어봐야 할 장소라 생각한다. 기자는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이어진 서울한옥위크와 북촌의 날, 도시건축비엔날레, 그리고 서촌라운지 전시까지 다녀와 보았다. 서울한옥위크 행사는 이제 막 끝났지만, 가을은 아직 한참 남아있으니 북촌과 그 인근을 걷고 한옥의 정취를 가득 느끼길 바란다. ☞ [관련 기사] 한옥에 반할걸요? 26일부터 '서울한옥위크' 열린다

한층 높아진 가을 하늘과 한옥의 처마가 멋스럽게 어울리는 북촌문화센터 내부 ©박미선
북촌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북촌문화센터'
북촌을 처음 방문한다면 북촌문화센터에서 여정을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계동길 초입에 자리한 이곳은 북촌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이자,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조용한 공간이다. 과거 한옥을 개보수해 만든 건물로,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고요한 한옥 특유의 정취가 느껴진다. 무엇보다 여행객들에게 유용한 점은 북촌 안내지도와 추천 코스, 전시 정보를 무료로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분들이 친절하게 북촌 골목 탐방 루트를 설명해 주셔서 초행자도 어렵지 않게 한옥길을 즐길 수 있다.

북촌문화센터 내부에서 열린 전시 <고요의 울림> ©박미선
센터 내부에는 북촌의 변천사와 전통 한옥의 구조를 소개하는 전시가 마련되어 있고, 방문했을 때는 <고요의 울림>, <균형과 절제> 전시가 열리고 있었다. <고요의 울림> 전시가 열리는 사랑방 마루에 앉자 곧 빗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소리지만 당장이라도 비가 쏟아져 들어올 것처럼 생생했고, 비내리는 한옥을 상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한옥이 지닌 미적 감각과 여백의 아름다움을 차분히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북촌문화센터 인근에 위치한 한옥지원센터 ©박미선
한옥 관련 상담·자료·전시·교육 모두 가능한 '한옥지원센터'
이어서 북촌문화센터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한옥지원센터를 찾았다. 한옥지원센터는 서울시와 서울한옥포럼이 함께 운영하는 기관으로, 한옥 관련 상담·자료·전시·교육을 모두 아우르는 ‘한옥종합안내소’라고 한다. 북촌의 중심인 계동길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만날 수 있고, 누구나 무료로 방문할 수 있다. 평일에는 상시 개방되어 있어서, 예약 없이 가볍게 들러 전시를 보거나 자료를 살펴볼 수 있으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무로 운영된다.

한옥지원센터에서 열린 묵향회의 전시 ©박미선
이날은 서울특별시 묵향회의 전시가 한창이었는데,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잔잔한 먹향이 느껴지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도시의 소음이 잘 닿지 않는 듯 고요한 북촌 마을서재 ©박미선
고즈넉한 분위기의 '북촌 마을서재'
그다음 발걸음은 한옥지원센터 바로 옆에 위치한 '북촌 마을서재'로 이어졌다. 공식 명칭은 '작은쉼터갤러리'라고 한다는데 이곳은 도시 한가운데 있어도 도시의 소음이 잘 닿지 않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시민들은 마치 사랑방에 들어온 것처럼 모여 앉아 이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정원의 언어들> 전시의 일부분인 ‘미기후의 자리’라는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작가가 수집한 다양한 흙들과 설명이 흥미로웠다.

북촌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계동길 ©박미선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계동길
북촌의 중심을 가로지르는 계동길은 서울의 오래된 시간과 새로운 일상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거리다. 한옥과 근대 건축, 그리고 세련된 카페와 공방이 어깨를 맞대고 서 있어,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과거와 현재를 오가게 된다. 전통 한옥의 기와선 너머로 보이는 붉은 벽돌 건물, 그리고 거리마다 걸린 작은 국기 장식들이 여행의 설렘을 더한다.
계동길은 단순한 관광 코스가 아니라, 서울의 일상 속 한옥길로 주민들이 오가고, 작은 가게에서 커피 향이 퍼지며, 전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활기찬 기분을 준다.
계동길은 단순한 관광 코스가 아니라, 서울의 일상 속 한옥길로 주민들이 오가고, 작은 가게에서 커피 향이 퍼지며, 전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활기찬 기분을 준다.

공공한옥 놀이터에서 열린 <서울우수한옥 사진전> ©박미선
열린 한옥 문화 체험 공간, '공공한옥 놀이터'
계동길을 따라 걷고 난 뒤 만난 곳은 '공공한옥 놀이터'였다. 이름만 들으면 아이들을 위한 공간 같지만, 실제로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도심 속 한옥 문화 체험 공간이다. 이곳 역시 시민과 관광객이 자유롭게 머물고, 전시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마침 <서울우수한옥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서울의 대표적인 한옥 6곳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만날 수 있었다. 각각의 한옥이 품은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도심 속에도 여전히 살아 숨 쉬는 전통의 결이 느껴진다.

<서울우수한옥 사진전>에서는 서울의 대표 한옥 6곳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으로 만날 수 있었다. ©박미선

한국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북촌 한옥청 내부 ©박미선
한국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북촌 한옥청'
다음으로 향한 북촌 한옥청에서는 <공존>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마초의 사춘기는 장난스런 도깨비를 불러내었다. 표현해야 하는 '불'이라는 요소를 고민하다가 한국적 상상 속 존재인 ‘도깨비불’을 소재로 선택했다고 한다. 그들은 ‘정원의 언어’를 이야기로 풀어내며, 외국인에게도 낯설고 신비로운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고자 했다. 1전시실에서는 도깨비의 '흔적'을 찾아, 2전시실에서는 '형상'을 유추하는 이야기 속 서사를 따라 관람하는 형태라고 하는데 옛날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북촌 한옥청에서 열린 전시 <공존> ©박미선

한국 꽃꽂이 전시가 열린 '호경재' ©박미선
꽃 교육 공간 '호경재'에서 열린 한국 꽃꽂이 전시
이번에 방문한 한옥들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곳 중 하나가 '호경재'였다. 여기서는 ‘한국 꽃꽂이 전시’가 열리고 있었는데, 고즈넉한 한옥 안에 활짝 핀 꽃들은 마치 시간의 결을 따라 피어난 예술 같았다. 평소에는 꽃 교육 공간이라 오픈된 전시 공간은 아니지만, 서울한옥위크 기간(9월 26일~10월 5일) 동안 특별히 문이 열렸다. 이 전시는 창경궁에서 열리는 ‘궁중문화축전’에서도 볼수 있다고 하니 아쉬움 대신 기대를 품게 한다.

'호경재'는 평소 꽃 교육 공간으로 사용되며, 이번 한옥위크 기간 동안 전시 공간으로 개방했다. ©박미선

무료로 한옥의 매력을 즐길 수 있는 '서촌라운지' ©박미선
무료로 한옥의 매력과 전시를 즐길 수 있는 '서촌라운지'
서울한옥위크는 북촌뿐 아니라 서촌에서도 열리고 있었다. 이후 발걸음을 서촌으로 옮겨 '서촌라운지'에 갔을 때, K-리빙 전시 <아이가 자라는 집>이 열리고 있었다. 휴식과 체험이 함께 있는 전시공간으로, 서촌에서 무료로 한옥의 매력과 전시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특히 색칠해 볼 수 있는 체험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가봐도 좋은 곳이다. 한옥위크는 끝났지만 해당 전시는 10월 19일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서촌라운지에서 열린 K-리빙 전시 <아이가 자라는 집> ©박미선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 만난 가을 정원 ©박미선
도시건축비엔날레가 진행 중인 '열린송현녹지광장'
밤이 되어 찾은 마지막 장소는 한옥은 아니지만 굉장히 핫한 곳, 열린송현녹지광장이었다. 코스모스와 댑싸리가 어우러진 밤공원은 도심 속 또 다른 가을 정원이었다. 마침 도시건축비엔날레가 진행되고 있어, 건축과 자연이 만나는 특별한 야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 [관련 기사] 건축 전시, 왜 가야 할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서 확인!
북촌과 서촌은 단순히 오래된 동네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전시와 이야기들이 자라나는 살아 있는 한옥 마을이다. 가을이 지나가기 전에, 천천히 걷고 머물며 한옥의 숨결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북촌과 서촌은 단순히 오래된 동네가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전시와 이야기들이 자라나는 살아 있는 한옥 마을이다. 가을이 지나가기 전에, 천천히 걷고 머물며 한옥의 숨결을 느껴보길 추천한다.

열린송현녹지광장에서는 도시건축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다. ©박미선
북촌문화센터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계동길 37
○ 개방시간 : 화~금요일 09:00∼18:00(수요일 20:00까지), 토~일요일 09:00∼17: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입장료: 무료
○ 서울한옥포털
○ 개방시간 : 화~금요일 09:00∼18:00(수요일 20:00까지), 토~일요일 09:00∼17: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입장료: 무료
○ 서울한옥포털
한옥지원센터
북촌 마을서재(작은쉼터갤러리)
북촌 공공한옥 놀이터
북촌 한옥청
호경재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77-3 호경재
○ 호경재 누리집
○ 호경재 누리집
서촌라운지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27-4
○ 운영일시 : 화~목요일, 토·일요일 11:00~19:00, 금요일 12:00~20: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서촌라운지 인스타그램
○ 운영일시 : 화~목요일, 토·일요일 11:00~19:00, 금요일 12:00~20: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서촌라운지 인스타그램
열린송현녹지광장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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