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따라 걷는 시간 여행, 남산골한옥마을 야간투어

시민기자 김연희

발행일 2025.10.13. 09:05

수정일 2025.10.13. 17:13

조회 186

낮과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는 밤의 남산골한옥마을 입구 ©김연희
낮과 다른 매력을 만날 수 있는 밤의 남산골한옥마을 입구 ©김연희
서울의 밤은 화려한 불빛으로 물들지만, 남산 자락에 위치한 남산골한옥마을에서는 조금 다른 빛을 만날 수 있다. 은은한 달빛과 고운 조명이 어우러진 한옥마을의 야경은 현대 속에 살아 숨 쉬는 전통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남산골한옥마을을 전문 해설가의 설명을 들으며 야간투어로 둘러보았다.

남산골한옥마을은 서울 각지에 흩어져 있던 전통 가옥을 이곳으로 옮겨 복원한 공간이다. 낮에는 활기찬 체험 프로그램이 열리지만, 밤이 되면 조용히 옛 정취가 살아난다. 이번 야간투어는 해설사의 안내와 함께 다섯 채의 한옥과 전통 정원을 돌며 각 한옥의 특징과 한옥에 살았던 사람들의 지위 등에 대해 전문 설명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첫 방문지는 ‘청학동’이라 불렸던 남산골의 지명을 딴 청학지천우각이다. 연못과 정자로 구성된 전통 정원 공간으로, 당시의 자연관과 휴식 문화를 엿볼 수 있었다.
  • 정원의 천우지 옆에 위치한 정자, 천우각 ©김연희
    정원의 천우지 옆에 위치한 정자, 천우각 ©김연희
  • 지명을 딴 연못 천우지, 전통정원 ©김연희
    지명을 딴 연못 천우지, 전통정원 ©김연희
  • 전통정원 내 청학지, 한옥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이룬다. ©김연희
    전통정원 내 청학지, 한옥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이룬다. ©김연희
  • 정원의 천우지 옆에 위치한 정자, 천우각 ©김연희
  • 지명을 딴 연못 천우지, 전통정원 ©김연희
  • 전통정원 내 청학지, 한옥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경치를 이룬다. ©김연희
  • 문살무늬와 난간의 조각이 돋보이는 이승업 가옥 ©김연희
    문살무늬와 난간의 조각이 돋보이는 이승업 가옥 ©김연희
  • 전후면의 지붕길이가 다르게 꾸민 이승업 가옥 ©김연희
    전후면의 지붕길이를 다르게 꾸민 이승업 가옥 ©김연희
  • 구조가 치밀하고 실용적으로 지은 이승업 가옥 ©김연희
    구조가 치밀하고 실용적으로 지은 이승업 가옥 ©김연희
  • 문살무늬와 난간의 조각이 돋보이는 이승업 가옥 ©김연희
  • 전후면의 지붕길이가 다르게 꾸민 이승업 가옥 ©김연희
  • 구조가 치밀하고 실용적으로 지은 이승업 가옥 ©김연희

삼각동 도편수 이승업의 가옥, 건축 장인의 집

가장 먼저 들른 가옥은 경복궁 중건에 참여한 도편수였던 이승업이 1860년대에 지은 집이다. 도편수라 하면 건축의 총책임자라 할 수 있다. 이승업의 가옥은 건축장인 답게 구조가 치밀하고 실용적으로 지어졌다. 안채에서 부엌과 안방쪽은 반오량(삼량과 오량 사이 규모)으로 꾸며 전후면의 지붕 길이를 다르게 꾸몄다.
  • 오위영 대장 김춘영의 중소형 가옥 ©김연희
    오위영 대장 김춘영의 중소형 가옥 ©김연희
  • 사랑채와 안채가 ㄱ자형으로 배치된 중소형 규모의 가옥 ©김연희
    사랑채와 안채가 ㄱ자형으로 배치된 중소형 규모의 가옥 ©김연희
  • 평민의 집과 양반집의 특징이 조금씩 보이는 김춘영 가옥 ©김연희
    평민의 집과 양반집의 특징이 조금씩 보이는 김춘영 가옥 ©김연희
  • 오위영 대장 김춘영의 중소형 가옥 ©김연희
  • 사랑채와 안채가 ㄱ자형으로 배치된 중소형 규모의 가옥 ©김연희
  • 평민의 집과 양반집의 특징이 조금씩 보이는 김춘영 가옥 ©김연희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중인의 집

다음은 조선 말기 오위장을 지낸 김춘영이 1890년대에 지은 집이다. 사랑채와 안채가 ㄱ자형으로 배치된 중소형 규모의 가옥이다. 전체적으로 평민 주택의 양식을 보이고 있지만, 안방의 뒤쪽 벽, 즉 길가에 면한 부분은 화방벽을 쌓아 집의 격조를 높였다. 당시 화방벽은 양반가 가옥의 특징이었다.
  • 민씨 가옥 안채로 들어가는 입구 ©김연희
    민씨 가옥 안채로 들어가는 입구 ©김연희
  • 청사초롱을 밝혀 아름다운 민씨 가옥 안채 ©김연희
    청사초롱을 밝혀 아름다운 민씨 가옥 안채 ©김연희
  • 상류층이었던 민씨 가옥의 사랑채 ©김연희
    상류층이었던 민씨 가옥의 사랑채 ©김연희
  • 민씨 가옥 안채로 들어가는 입구 ©김연희
  • 청사초롱을 밝혀 아름다운 민씨 가옥 안채 ©김연희
  • 상류층이었던 민씨 가옥의 사랑채 ©김연희

관훈동 민씨 가옥, 고위 관료의 집

관훈동 민씨 가옥은 친일파였던 민영휘의 관훈동 가옥 중 일부를 옮겨온 집이다. 민씨는 고위 관료였고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답게 화려하고 규모도 컸다. 사랑채 뒤로 안채와 별당채를 구성하였으며 담과 문으로 적절하게 공간을 나눴다. 별당과 행랑채까지 갖춘 웅장한 구조로, 당시 상류층 가옥의 구조적 특징을 갖고 있다.
가장 위쪽 터에 위치한 해풍부원군 윤택영의 재실 ©김연희
가장 위쪽 터에 위치한 해풍부원군 윤택영의 재실 ©김연희
  • 재실과 몸채 사이가 멀지 않고 한 단 아래에 몸채가 있다. ©김연희
    재실과 몸채 사이가 멀지 않고 한 단 아래에 몸채가 있다. ©김연희
  • 재실 안에 차려진 제사상 ©김연희
    재실 안에 차려진 제사상 ©김연희
  • 상류층의 가옥 모습, 윤택영 가옥 ©김연희
    상류층의 가옥 모습, 윤택영 가옥 ©김연희
  • 재실과 몸채 사이가 멀지 않고 한 단 아래에 몸채가 있다. ©김연희
  • 재실 안에 차려진 제사상 ©김연희
  • 상류층의 가옥 모습, 윤택영 가옥 ©김연희

제기동 해풍부원군 윤택영 재실, 순종 장인의 집

제27대 왕 순종의 장인, 해풍부원군 윤택영의 재실을 옮겨온 것이다. 1906년 윤택영이 딸이 동궁의 계비로 책봉되어 창덕궁에 들어갈 당시 지은 집이라고 한다. 이 집의 평면은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元(원)자형 구조로 되어 있다. 가장 위쪽 터에는 사당을 배치하고, 그 아래 터에는 몸채를 두어 위계가 뚜렷하다. 현재 다른 건물은 새로 복원한 것으며, 제를 지내던 재실만 옮겨온 것으로 당시의 생활 풍속과 건축 양식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양반가에서 사당을 두고 조상을 기리던 풍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고, 사당의 구조나 제사상 모습은 과거 양반가의 생활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
  • 옥인동 윤씨 가옥의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 ©김연희
    옥인동 윤씨 가옥의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 ©김연희
  • 규모가 매우 큰 'ㅁ자형' 안채 ©김연희
    규모가 매우 큰 'ㅁ자형' 안채 ©김연희
  • 기둥머리에 익공을 치장한 최상류층 주책인 옥인동 윤씨 가옥 ©김연희
    기둥머리에 익공을 치장한 최상류층 주책인 옥인동 윤씨 가옥 ©김연희
  • 옥인동 윤씨 가옥의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 ©김연희
  • 규모가 매우 큰 'ㅁ자형' 안채 ©김연희
  • 기둥머리에 익공을 치장한 최상류층 주책인 옥인동 윤씨 가옥 ©김연희

옥인동 윤씨 가옥, 순정효황후 큰아버지의 집

순정효황후의 큰아버지 윤덕영이 소유하던 집 중 옥인동에 그의 첩이 거처했던 가옥으로 대략 1910년대에 지었다고 알려졌다. 규모가 매우 큰 'ㅁ자형' 안채에 사랑채 구실을 하는 마루방과 대문간이 더해져 전체 배치는 'ㅁ자형'을 이루며 정교한 공포, 익공장식이 특징이다. 간소하게 민도리집을 채택하였으나 안채 앞쪽은 일반 민가에서는 보기 드물게 기둥머리에 익공(翼工)을 치장하는 등 건축구조와 세부 기법은 당시 최상류층 주택의 면모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남산골한옥마을의 밤마실은 단순한 야경 감상이 아니다. 서울의 역사와 전통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시간 여행이다. 조선의 생활상과 건축미, 그리고 한옥의 정취가 어우러진 공간에서 서울이 가진 또 하나의 얼굴을 만나볼 수 있었다. 가을밤,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 남산골한옥마을의 밤산책을 떠나보길 권한다.

남산골한옥마을

○ 위치 : 서울시 중구 퇴계로34길 28
○ 관람일시 : 화~일요일 하절기(4월 ~10월) 9:00~21:00, 동절기(11월 ~3월) 9:00~20:00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 입장료 : 무료
누리집
○ 현장투어 : 정문 안쪽 관리사무소 앞에서 신청 가능
○ 사전투어 : Visit Seoul 누리집에서 신청 가능

시민기자 김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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