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여기'에서 역사를 기억하다
발행일 2025.08.26. 10:35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아픈 역사를 되새기기 위해 조성된 '기억의 터' ©박유진
최근 중구 남산에 위치한 '기억의 터'에 방문했다. 지난 8월 14일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기도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피해자를 기리기 위하여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2017년 12월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이전까지 민간에서 진행돼 오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중국 남산에 위치한 '기억의 터' 전경 ©박유진
시민의 손으로 세운 '기억의 터'
서울 남산에 위치한 '기억의 터'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기리고, 아픈 역사를 되새기기 위해 시민들의 힘으로 조성된 상징적인 공간이다. '기억의 터'는 단순한 기념비가 아니라, 일제 강점기의 치욕적인 역사가 서려 있는 장소에 평화와 인권의 의미를 담아 조성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2016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뜻에 따라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약 1만 9,755명의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으로 설립되었다. 또한 경술국치일인 2016년 8월 29일에 맞춰 제막식을 열어 역사적 의미를 더했다.

일본군이 아이가 있는 전사자 유가족까지 속여 위안부로 끌고 갔다는 사연도 보인다. ©박유진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피해자들의 사연들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은 한국의 소녀와 처녀들을 위안부로 끌고 갔다. 이는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곳 '기억의 터'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사연이 적혀 있었다. 내용을 보니 전쟁에 강제로 징용되었던 남편의 사망소식을 알리며 보상금을 받으러 오라고 속인 뒤 아이가 있는 유가족을 위안부로 끌고 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의 가족에게 예우를 해준다. 하지만 당시 일본제국은 전쟁에서 전사한 군인의 아내를 욕보였다. 당시 일본제국은 비정상적 국가임이 자명하며 식민지의 주민들을 동등한 인격으로 대하지 않았다. 이는 해당 사연이 적힌 기념비가 증명한다.

빛줄기에 대한 설명이 적힌 기념비 ©박유진

피해자로 인정된 247인의 이름이 새겨진 보라빛 빛줄기 ©박유진
피해자들을 기리는 보라색과 은색의 빛줄기들
피해자로 인정된 247인의 이름이 새겨진 '보라빛 빛줄기'는 평화를 상징하기 위해 힘차게 나는 나비의 형상으로 배치되어 있다. 또한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해 이름없는 '은빛 빛줄기'도 함께 서 있다.

일본 통감이 머물렀던 통감관저터 ©박유진
통감관저터에 자리잡은 '기억의 터'
'기억의 터'가 자리 잡은 곳은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한일강제병합이 이루어질 때까지 일본의 통감들이 머물렀던 '통감관저'가 있던 자리다. '통감관저터'라고 적힌 표석이 이곳이 당시 한일 강제병합의 상징적인 장소라는 것과 비극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문구를 가슴 깊이 새겼다. ©박유진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우리는 끔찍한 전쟁을 겪으면서 감당하기 힘든 상처들을 안게 되었다. 그러나 세계는 지금도 곳곳에서 전쟁을 치르고 있으며 늘 그렇듯 가장 큰 전쟁 피해자는 힘 없는 여성과 아이, 노인 등의 약자들이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라는 문구가 적힌 비석을 보면서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어야 후세대가 같은 비극을 맞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기억의 터
○ 위치 : 서울시 중구 퇴계로26가길 6(예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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