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언덕 올라 "대한독립만세!" 광복절엔 아이와 함께 서울광장으로

발행일 2025.08.14. 13:00

수정일 2025.08.14. 16:51

서울광장이 광복 80주년 기념 행사를 위해 태극기 무늬로 새 옷을 입었다. ©김은주

“일부러 아이들 데리고 나왔어요. 광복의 의미를 점점 잊어가는 세대들에게 진정한 광복을 알려주고 싶었거든요.”

서울광장이 광복 80주년을 맞아 태극기 장식으로 새 옷을 입었다. 여름방학을 맞아 4학년, 6학년 두 형제를 데리고 서울광장을 찾은 김 모 씨는 정성스럽게 만든 태극기 바람개비를 손에 쥐고 ‘대한독립만세, 우리나라 만세’라고 쓰여 있는 메모지를 ‘태극기 언덕’의 지정된 장소에 붙여본다. 그저 역사 속 이야기로만 전해지기에는 광복이 전하는 이야기가 많기에 두 아이들에게 제대로 알려주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서울도서관 앞에 마련된 ‘태극기 언덕’에는 태극기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김은주

스탬프 투어로 더욱 알차게 즐겨 볼 수 있다. ©김은주

서울도서관 앞에 조성된 ‘태극기 언덕’은 멀리서도 보일 정도였다. 평소라면 독서와 관련된 글귀가 적혀 있을 서울도서관의 꿈새김판에는 안중근 열사의 ‘단지동맹 혈서 태극기’가 걸려 있었다. 건곤감리 대신 대한독립이라는 한자어가 적혀 있으며 독립유공자 150명과 함께 여러 서울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장식을 하고 있었다.

서울도서관 건물을 가릴 정도로 큰 ‘태극기 언덕’은 가로 45m, 세로 5m, 높이 6m의 규모에 300개의 태극기 바람개비가 빼곡하게 장식되어 있다. 안전을 위해 이곳은 20명 이하로 입장이 가능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정상에서는 사진작가가 올라온 시민들의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는 이벤트도 열렸다. 매 정각 30분간 운영되는 무료 사진 이벤트는 인스타그램(@gwangbok80_seoul)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꿈새김판의 ‘단지동맹 혈서 태극기’를 배경으로 흔하지 않는 멋진 사진을 남겨 볼 수 있다. 이미 많은 서울 시민들이 사진으로 남긴 것을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광장에서는 광복의 역사와 함께 우리의 다양한 태극기를 만나볼 수 있다. ©김은주

‘태극기 언덕’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메모지를 붙이고 나니 흰 저고리에 검정 치마를 입은 광복 해치를 만날 수 있었다. 시민들과 기념사진을 찍어 주기 위해 광장에 나와 서 있는 모습에 많은 시민들이 함께 사진을 찍으며 역사 속 오늘을 기록해 본다.

서울광장을 둘러싼 하얀 부스에서는 여러 프로그램과 이벤트가 진행 중이다. 부스를 방문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 종합안내소 부스를 찾아 차표 모양의 ‘광복패스 스탬프 투어’ 티켓을 먼저 받자. 태극기 언덕, 태극기공방, KTX-청룡, 해방자호 총 4곳을 방문해 스탬프를 찍으면 깜찍한 광복절 굿즈를 득템할 수 있다. 태극기공방 부스에서는 누구나 사전 예약 필요 없이 태극기를 이용해 바람개비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어린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여해 열심히 만드는 모습이다.

태극기 바람개비를 만들었다면 바로 옆에서 진행하는 ‘광복절 컬러링 체험’도 해보자. 보는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그림을 나만의 감성 가득한 컬러로 색칠해 볼 수 있다. 날이 너무 더워 지치고 힘들다면 무더위쉼터를 이용해 보자. 시원한 아리수를 무료로 나눠 주니 물 한 잔 마시며 잠깐의 휴식을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경성에서 서울로’라는 해방의 시대를 달리는 열차인 해방자호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은주

KTX-청룡에서는 서울의 변천사와 주요 독립운동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김은주

서울광장에서 태극기 언덕만큼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다. 해방 이후 우리의 기술력으로 만들었다는 해방자호는 우리에겐 첫 열차였다. 그 열차를 재현해 놓은 것과 함께 KTX -청룡으로 구성한 광복열차 전시도 볼만하다. 해방자호에서는 서울의 독립운동가와 독립운동을 도운 외국인의 인연과도 같은 이야기를 전시로 만날 수 있다. 광복열차 전시에서는 지역별 주요 독립운동 유적지 소개와 잘 몰랐던 역사적 이야기도 만날 수 있으며 80주년 광복이 주는 남다른 의미와 해석을 해볼 수 있다.

‘광복, 그날의 함성을 울려라!’는 81.5dB 이상 나면 스탬프를 받을 수 있다. ©김은주

다양한 이벤트와 체험 행사가 있어 서울광장에서 광복절을 기념하며 즐기기에 좋다. ©김은주

블록으로 쌓은 광복의 길 부스에서는 작은 블록으로 만든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의 한 장면을 만날 수 있다. 영웅 이순신 거북선, 코브라 전투단 의장대, 해양경찰-인명구조작전 등 작은 블록으로 만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8.15초의 시간 계산을 잘해서 광복의 순간을 맞추는 이들에게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긴 줄을 세울 만큼 인기다.

또 다른 재미난 이벤트는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광복, 그날의 함성을 울려라!’다. 81.5dB 이상 소리의 기록이 나면 스탬프를 선물로 받을 수 있다. 데시벨 측정기를 이용해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게 하니 이곳을 지나갈 때 그 소리가 들려 역사의 한 장면을 마주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태극기를 손에 들고 한복을 입은 광복 해치가 서울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김은주

서울광장에서는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를 만날 수 있다. 1945년 광복군 제3지대 2구대에서 활동하던 문웅명이 간직한 이 태극기는 2008년 국가등록문화재 제389호로 지정된 것이다.

낮에는 여러 이벤트와 프로그램에 참여해 볼 수 있다면 8월 15일 광복절 저녁에는 서울광장에서 광복 80주년 서울시 기념콘서트가 열린다. 사전 참여로 참가자 입장이 가능하지만 넓은 광장이라 잘 보이고 들릴 수 있으니 광장 인근에서 즐기며 참여해 보자.

광복 80주년인 2025년에는 반가운 광복절 행사가 다른 해보다 많이 열리고 있다. 이 뜻깊은 순간을 직접 경험해 보며 내 개인의 역사 속 한 페이지도 장식해 볼 수 있었다. ☞ [관련 기사] 태극기언덕, 열차전시관…9일부터 서울광장서 시민축제

광복 80주년 기념사업

○ 기간 : 2025년 8월 9~16일
○ 위치 : 서울시 중구 을지로 12 서울광장
○ 교통 :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6번 출구에서 64m
○ 행사 내용 : 태극기 바람개비 300개로 꾸민 높이 6m ‘태극기 언덕’, 최초 기관차 ‘해방자호’와 ‘KTX-청룡’ 전시, 서울시 경축식, 기념 콘서트, 뮤지컬 공연 등
○ 누리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