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앞두고 떠난 정동 순례길 탐방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

시민기자 백진숙

발행일 2025.08.01. 09:26

수정일 2025.08.01. 17:06

조회 596

서울썸머비치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에서 만날 수 있는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 ©백진숙
서울썸머비치가 열리는 광화문광장에서 만날 수 있는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 ©백진숙

시원한 광화문에서 광복 80주년 찾기

광화문에서는 8월 8일까지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도심 속 여름 물놀이 축제 ‘2025 서울썸머비치’가 진행된다. 두 동의 넓은 수영장과 더불어 워터 슬라이드, 샌드비치, 바운스 수영장으로 다채롭게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번 행사는 광복 80주년의 의미를 담은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바로 국가보훈부가 개최하는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이다. 광복절을 맞이하기 전 서울을 역사적으로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순례길로 역사 속 서울을 다시 둘러보고 왔다.
  • 도심 속에서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2025 서울썸머비치’ ©백진숙
    도심 속에서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2025 서울썸머비치’ ©백진숙
  • 물놀이를 신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워터 슬라이드 ©백진숙
    물놀이를 신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워터 슬라이드 ©백진숙
  • 도심 속에서 여름을 이겨낼 수 있는 ‘2025 서울썸머비치’ ©백진숙
  • 물놀이를 신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워터 슬라이드 ©백진숙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

국가보훈부는 7월 19일부터 8월 8일까지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광복80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 걷기 행사를 개최한다. 앞서 3월 남산 백범광장에서 출범식 거행 후 현재 서울을 중심으로 순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윤동주 따라 별 헤는 밤’의 순례길로 서촌 일대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에 이어 ‘헬로 헐버트-굿나잇 정동’의 이름으로 정동 일대를 탐방하는 시간을 가졌다.

더운 날씨를 피해, 저녁 때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정동 순례길 탐방을 위해 사전 지급된 기념품을 준비했다. 간식으로 배를 든든하게 채웠으며 함께 참여한 시민들과 눈인사로 이번 순례길의 결의를 다져봤다. 이번 여정에는 지급받은 기념품 중 단연 돋보였던, 해태와 협업한 양갱도 잊지 않고 챙겼다.
  •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 기념품 ©백진숙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 기념품 ©백진숙
  • 광복 80주년을 맞아 특별 제작된 양갱 ©백진숙
    광복 80주년을 맞아 특별 제작된 양갱 ©백진숙
  •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 기념품 ©백진숙
  • 광복 80주년을 맞아 특별 제작된 양갱 ©백진숙
그리고 이 순례길의 명칭이자 ‘헬로 헐버트-굿나잇 정동’의 주인공인 호머 헐버트 선생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듣고 출발했다. 우리에게는 낯설 수 있는 파란 눈의 독립운동가인 호머 헐버트 선생은 외국인 최초로 건국훈장이 추서된 독립운동가이자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인물이다. 한글의 우수성을 깊이 깨달아 고종에게 한자 대신 한글을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상소도 건의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활동한 한글학자이자 문화운동가에 먼저 이해하고 본 순례길을 떠나 보았다.
고종을 도왔던 파란 눈의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 ©백진숙
고종을 도왔던 파란 눈의 독립운동가, 호머 헐버트 ©백진숙
  • 고종과 헐버트의 기억이 남아 있는 덕수궁 ©백진숙
    고종과 헐버트의 기억이 남아 있는 덕수궁 ©백진숙
  • 주권을 지키려 했던 애국 선열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백진숙
    주권을 지키려 했던 애국 선열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백진숙
  • 고종과 헐버트의 기억이 남아 있는 덕수궁 ©백진숙
  • 주권을 지키려 했던 애국 선열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백진숙

덕수궁으로 보는 독립 투사의 발자취

조선이라는 별이 저물어 가는 시대에 어찌 보면 불운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고종. 고종이 이 덕수궁에서 기울어지는 나라의 정세를 일으키기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를 들었다. 덕수궁은 고종이 대한제국 선포 후 황제의 자리에 오르며 황궁으로 사용하던 곳이다. 이후 규모를 확장하고 서양식 건물을 지으며 전통 건축물과 서양식 건축물의 조화를 이루게 된 곳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현재의 덕수궁 모습이 이해되었다.
하지만 항일 투쟁기 이후 궁 내의 모습이 많이 축소되며 그 면모도 변해 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기울어져 갔던 당시의 상황이 떠올라 덕수궁의 풍파가 느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한없이 약해져 가는 정세 속에서 어떤 것도 할 수 없었던 그때의 아픔을 담고 있었다는 것이 비로소 보여지게 된 것이다. 아관파천으로만 짧게 알고 있었던 지식들이 덕수궁을 다시 방문하며 역사 속 한 장소라는 것을 깊이 깨달을 수 있었다.

더불어 현재 보고 있는 대한문이 사실은 현재 대한문 앞 횡단보도 건너편에 위치해 있었다는 것도 새롭게 배울 수 있었다. 당시 만들어졌던 이 문들이 조립이 가능하여 하나씩 분해하여 현재의 위치로 옮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대한문도 새롭게 보였다.
육영공원과 독립신문사 터 둘러보기 ©백진숙
육영공원과 독립신문사 터 둘러보기 ©백진숙

교육과 보도로 국권을 지키고자 했던 현재의 서울시립미술관 일대

호머 헐버트 선생을 통해 고종이 결심하게 된 내용 중 하나는 공립 교육을 실현시켜야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서양의 신식 문물이 들어오고 서양인들과의 소통 기회가 많아지며 영어의 필요성을 느꼈던 고종은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공교육 현장을 만들게 되었는데 그것이 육영공원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학교로서 호머 헐버트 선생이 수업을 하기도 했던 그 터를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향하는 길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오늘의 정동 탐방을 통해 그 터를 확실하게 만나게 되니 덕수궁을 품은 정동이 역사를 담은 하나의 의미 있는 장소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방문한 곳이 배재학당 역사박물관이다. 미국의 선교사인 아펜젤러가 한국에 세운 근대식 교육기관으로 이는 외국인이 최초로 세운 학교이기도 하다. 배재중학교와 고등학교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현재 이곳은 역사박물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곳에서 외국인들은 서울에서 한국을 위해 애썼던 현장을 다시 한번 새롭게 만날 수 있었다.
  • 현재의 서울시립미술관 ©백진숙
    현재의 서울시립미술관 ©백진숙
  • 배재동관 ©백진숙
    배재동관 ©백진숙
  •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배재학당 ©백진숙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배재학당 ©백진숙
  • 현재의 서울시립미술관 ©백진숙
  • 배재동관 ©백진숙
  •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배재학당 ©백진숙

중명전으로 바라보는 고종과 헐버트 선생 이야기

마지막 코스는 중명전이었다. 중명전은 황실 도서관으로 지어져 덕수궁의 대화재 후 황제의 거처로 사용되었다. 아울러 을사늑약이 체결된 아픔이 함께 서려 있다. 중명전에는 덕수궁, 을사늑약과 관련한 전시실과 더불어 을사늑약 전후 대한제국, 대한제국의 특사들을 알아볼 수 있다. 을사늑약 이후 부당하게 이루어진 이 조약을 알리기 위해 1907년 만국평화회의가 열렸던 헤이그에 특사를 파견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들은 이준, 이상설, 이위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의 이동에 대해 혼란을 주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이 바로 호머 헐버트 박사다. 그리고 도움을 주는 특사 임명을 고종이 진행했던 곳이 바로 이 중명전이었다.
고종과 헐버트 박사가 함께했던 중명전 ©백진숙
고종과 헐버트 박사가 함께했던 중명전 ©백진숙
중명전은 헤이그 특사 외에 다른 사건으로 또한 의미가 있다. 고종은 독일 은행에 마련해둔 예치금이 있었다. 그 예치금으로 이 나라를 다시 세워보고자 노력했는데, 누구를 파견하여 그 도움을 받을까 고민하다가 결정한 인물이 바로 호머 헐버트 박사다. 이제 예상되시겠는가? 맞다! 그 결정을 알린 장소가 바로 중명전이었다. 하지만 그 예치금은 이미 일본이 빼돌려 가져올 수 없는 상태였다. 이후 호머 헐버트 선생은 미국의 도움을 받아 이를 회복하고자 하지만 가쓰라 태프트 밀약으로 이미 일본과 무언의 약속을 했던 미국은 이를 들어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후 역사는 우리가 아는 바대로 진행된다.

현재는 정동 골목 뒤편에 위치한 그 모습이 어쩐지 실패했던 그때의 처참했던 모습을 담은 것 같아 한없이 슬프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역사 속 주요 장소를 둘러보며 우리가 쉽게 오가며 만나왔던 이 장소들이 더 의미 있게 다가온 시간이었다.
의미 있었던 서울 속 광복 80주년 순례길 ©백진숙
의미 있었던 서울 속 광복 80주년 순례길 ©백진숙

광복 80주년을 정동에서 의미 있게 준비하기

덕수궁의 진짜 역사 속 이야기를 듣고 난 후에는 좀 더 의미 있게 다가왔다. 그저 높은 빌딩 안 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국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그 노력들과 슬픔이 모두 담겨 있었다는 것을 이제야 바로 보게 된 것이다. 덕수궁 옆 돌담길을 따라 서울시립미술관 속 육영공원과 독일영사관 터, 독립신문사 터를 제대로 발견한 것은 화려한 건물 속 진짜 역사 속 서울을 바라보는 시간이었다.

미술관을 위해 방문했던 길들은 이제 근대 역사의 산증인이었다는 것을 바로 보게 되었고 미술관을 지나 배재학당 역사박물관과 뒤쪽 배재어린이공원을 지나치는 길은 서울의 중심에서 고즈넉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했던 중명전 역시 역사의 아픔을 기억하는 만큼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였다.

꼭 이 행사가 아니더라도 덕수궁과 돌담길을 따라 서울시립미술관-배재학당을 넘어 중명전까지 이르는 순례길을 걸어보길 추천한다. 서울 도심 속에서 전하는 역사를 우리가 깊이 깨달아 이번 광복 80주년을 의미 있게 맞이하길 바라는 마음이다.

코리아 메모리얼 로드 인 서울

○ 기간 : 2025년 7월 19일~8월 8일
○ 장소 :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
○ 운영시간 : 금·토요일 19:00~21:00(총 9회)
○ 참가비 : 무료
○ 코스 안내
- 1코스 : 독립과 저항에 나선 여성들 
- 2코스 : 윤동주 따라 별 헤는 밤
- 3코스 : 헬로 헐버트-굿나잇 정동
※ 모두 완주 시, 특별 기념품 증정
※ 현재 정원 마감으로 접수 불가

시민기자 백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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