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청계천에 발 담그며 미디어아트 감상, '청계 소울 오션'

시민기자 정향선

발행일 2025.08.01. 11:00

수정일 2025.08.01. 14:54

조회 2,328

도심 한복판, 그 익숙한 청계천이 낯설게 다가왔다.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가는 이 공간이, 어느 여름밤에는 예술로 숨을 쉬고, 빛으로 말을 건넸다. 서울관광재단이 야심 차게 선보인 미디어아트 전시 ‘청계 소울 오션’. 그 현장을 직접 걸으며 마음속에 물든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아본다. 광교에서 발걸음을 옮기는 순간, 물빛이 감정을 품고 일렁인다. ‘청계 소울 오션’은 청계천이라는 공간 전체가 살아 움직인다. 청계천 수면 위를 흐르는 영상은 바람에 흔들리는 감성처럼, 내 마음도 뒤흔들었다.

가장 먼저 마주한 건, ‘해치의 물놀이’. 서울시 마스코트 해치와 친구들이 물속을 헤엄치며 관람객들과 장난을 치는 듯했다. 아이들도, 어른도 웃음을 터트렸다. 귀여움 그 자체. 그리고 그 뒤를 잇는 건 ‘서울랜드마크’. 반짝이는 도시 야경과 함께 서울의 에너지와 리듬을 꾹꾹 눌러 담아낸 영상이었다.

작년 서울빛초롱축제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신비의 물결’이 다시 등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깊어졌다. 영상 속 물결은 현실의 물길과 맞닿아 더욱 입체적이고 몰입감 있게 다가왔다. 발밑을 흐르는 청계천이, 예술로 다시 태어난 순간이었다. 특히 '클로드 모네'의 명화를 미디어아트로 재해석한 영상이 물결 위에 비쳐지는 순간, 빛의 화가가 다시 살아난 줄 알았다. ‘수련’이 피어나고, 바람에 잎사귀가 흔들리는 듯한 영상 앞에선 모두가 조용해졌다. 숨소리조차 아깝게 느껴졌다.

광교갤러리 산책로에 설치된 인터랙티브 아트는 또 다른 즐거움을 줬다. 관람객이 움직이면, 빛이 따라오고 색이 바뀐다. 아이들이 뛰며 환호했고, 어른들도 그걸 찍으며 미소 지었다. 예술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삶에 스며들 수 있다는 사실이, 왠지 가슴 뭉클했다. 갤러리 내부로 들어서니 더욱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청계천 수면에서 비친 영상이 벽면으로 확장되어 감싸듯 투사된다. 마치 내가 작품 안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 보는 것, 걷는 것, 느끼는 것. 모든 감각이 깨어나는 감각의 재조합이었다.

전시장을 나오며 다시 청계천을 바라본다. 예전엔 단지 걷는 길이었는데, 지금은 예술이 흐르는 공간이 됐다. 물결 따라 감성이 밀려오고, 빛 따라 기억이 피어난다. 이곳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아니, 매달 새로운 콘텐츠가 공개된다니, 꼭 다시 오고 싶다.

이번 전시는 청계천 복원 20주년과 함께, 서울이라는 도시가 예술과 기술을 어떻게 엮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획이다. 특히 관광객뿐 아니라 시민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특별한 선물처럼 느껴진다. 이 여름, 도심 한복판에서 가장 시원한 파도가 밀려오는 곳, ‘청계 소울 오션’. 더 많은 시민들의 찾아 무더운 여름밤을 시원한 예술의 향기로 채워보길 바란다.
'서울랜드마크' 영상에서 '서울 마이 소울' 로고가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정향선
'서울랜드마크' 영상에서 '서울 마이 소울' 로고가 관람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정향선
'해치의 물놀이' 영상에서는 해치와 친구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향선
'해치의 물놀이' 영상에서는 해치와 친구들이 물놀이를 즐기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향선
서울시 마스코트 '해치와 친구들'이 물속을 헤엄치며 관람객들과 장난을 치는 듯하다. ©정향선
서울시 마스코트 '해치와 친구들'이 물속을 헤엄치며 관람객들과 장난을 치는 듯하다. ©정향선
'앵그리버드'의 익살스런 표정이 물놀이 나온 시민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정향선
'앵그리버드'의 익살스런 표정이 물놀이 나온 시민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정향선
청계천 물결 위에 마치 꽃이 핀 듯, 보라색, 주황색의 화려한 색상이 만들어내는 영상이 시민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정향선
청계천 물결 위에 마치 꽃이 핀 듯, 보라색, 주황색의 화려한 색상이 만들어내는 영상이 시민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정향선
알록달록한 파스텔 톤의 영상이 비추는 청계천 물결 위로 어린아이가 손을 뻗어 물장구를 치고 있다. ©정향선
알록달록한 파스텔 톤의 영상이 비추는 청계천 물결 위로 어린아이가 손을 뻗어 물장구를 치고 있다. ©정향선
'신비의 물결' 작품은 전통과 시간을 거슬러 현재 우리 곁에 느껴지는 순간들을 고래의 형상을 통해 표현한다. ©정향선
'신비의 물결' 작품은 전통과 시간을 거슬러 현재 우리 곁에 느껴지는 순간들을 고래의 형상을 통해 표현한다. ©정향선
수많은 반딧불들이 반짝이며 날아다니는 듯한 모습을 초록색 LED를 통해 감각적으로 나타낸다. ©정향선
수많은 반딧불들이 반짝이며 날아다니는 듯한 모습을 초록색 LED를 통해 감각적으로 나타낸다. ©정향선
'클로드 모네'의 명화를 영상으로 재해석한 시도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정향선
'클로드 모네'의 명화를 영상으로 재해석한 시도가 신선한 느낌을 준다. ©정향선
'클로드 모네'가 그린 프랑스의 들판과 보리밭이 청계천 물살 위에 다시 태어난 듯하다. ©정향선
'클로드 모네'가 그린 프랑스의 들판과 보리밭이 청계천 물살 위에 다시 태어난 듯하다. ©정향선
청계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연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정향선
청계천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연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정향선
'청계 소울 오션'에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많이 보여 청계천이 세계적 관광 명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정향선
'청계 소울 오션'에는 시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도 많이 보여 청계천이 세계적 관광 명소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정향선
광교갤러리에 들어서면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아트' 전시가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정향선
광교갤러리에 들어서면 관람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아트' 전시가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정향선
갤러리 내부에는 청계천 수면에서 비친 영상이 벽면으로 확장되어 감싸 듯 투사되어 마치 내가 작품 안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정향선
갤러리 내부에는 청계천 수면에서 비친 영상이 벽면으로 확장되어 감싸 듯 투사되어 마치 내가 작품 안으로 들어간 듯한 착각에 빠진다. ©정향선
'대형 디자인 그늘막' 이 모전교와 광통교 구간에 설치되어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정향선
'대형 디자인 그늘막' 이 모전교와 광통교 구간에 설치되어 청계천을 찾은 시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정향선
'청계 소울 오션'은 청계천이 가진 문화 예술의 힘과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정향선
'청계 소울 오션'은 청계천이 가진 문화 예술의 힘과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정향선
도시의 소음 속에서 잠시 벗어나 미디어아트가 선사하는 아름다운 빛의 향연 속에서 휴식을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정향선
도시의 소음 속에서 잠시 벗어나 미디어아트가 선사하는 아름다운 빛의 향연 속에서 휴식을 얻은 소중한 시간이었다. ©정향선

청계천 미디어아트 '청계 소울 오션'

○ 위치 : 청계천 광교 하단, 광교 갤러리 일대
○ 운영일시 : 6월 24~12월 31일 매일 18:00~22:00 

시민기자 정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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