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정수장이 친환경 쉼터로! 너구리 가족도 놀러 오는 '서서울호수공원'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25.07.28. 13:53

수정일 2025.07.28. 13:53

조회 4,294

동네 주민들의 편안한 쉼터, 서서울호수공원 ©김종성
동네 주민들의 편안한 쉼터, 서서울호수공원 ©김종성
서울 서쪽 끝에 자리한 동네 양천구 신월동에는 서울에선 보기 드문 너른 호수를 품은 공원이 있다. 바로 서서울호수공원이다. 이곳은 하루 평균 12만 톤의 물을 공급하던 신월 정수장이 문을 닫으며 재탄생한 공원이다. 공원 곳곳에 옛 정수장 건물과 시설물을 재활용해서 만든 공간이 호수공원과 조화롭게 어울린 특색 있는 모습으로 방문객을 맞이한다.

곁에 있는 능골산 숲까지 품은 서서울 호수공원의 총 면적은 22만 5,368m² 규모로(약 6만 6,000평) 인근 여의도공원과 비슷한 크기다. 공원은 중앙호수, 물놀이장, 재생정원, 몬드리안정원, 미디어벽천, 야구장, 캠크닉을 즐기는 열린풀밭 등 10여 개의 테마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동네 주민들은 물론 너구리 가족도 놀러 오는 친환경 생태공원이다.

대중교통편은 지하철 2·5호선 까치산역 4번 출구에서 653번 간선버스를 탑승하거나 지하철 5호선 화곡역 7번 출구로 나와 652·6627·6625번 버스를 타면 된다.
나무 그늘 시원한 호숫가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김종성
나무 그늘 시원한 호숫가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 ©김종성
비행기가 지나가면 작동하는 호수 안 소리분수대 ©김종성
비행기가 지나가면 작동하는 호수 안 소리분수대 ©김종성

‘서울에디션 25’에 선정된 생태공원

서서울호수공원은 전문 심사위원과 시민 투표를 거쳐 선정한 ‘서울에디션 25’양천구를 대표하는 명소로 뽑히기도 했다. ☞ [관련 기사] 믿고 가는 핫플! 시민이 뽑은 '서울에디션25' 명단 공개

공원 정문에 들어서면 과거 정수장 시설물로 사용했던 둥근 철관을 기둥처럼 세워 놓았다. 정수장의 녹슨 수도관에 구멍을 뚫어 자전거 거치대로 활용하고, 밤이 되면 공원을 밝게 비출 일부 조명 시설도 정수장 시절 쓰이던 수도관을 사용해 만들었다. 정수장에서 쓰였던 상수관 조형물과 건물들 흔적이 공원 풍경과 조화를 이루며 예술 작품처럼 자리하고 있어 이채롭고 산책이 즐겁다.

공원 중심에는 1만 8,000m²(약 5,450평) 규모의 널따란 중앙호수가 있다. 수련, 갈대, 버드나무 등 다양한 수생식물이 어우러져 호숫가를 따라 산책하기 좋다. 나무보다 갈대숲을 더 좋아하는 여름 철새 개개비가 이름처럼 독특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호숫가에 있는 미루나무 문화데크광장, 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낙우송 전망대 등에서 쉬어가기 좋다.
무료로 운영하는 어린이 물놀이장 ©김종성
무료로 운영하는 어린이 물놀이장 ©김종성

비행기가 지나가면 작동하는 소리분수대

잉어와 거북이가 유영하는 잔잔한 호수는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면 그 진가를 드러낸다. 인근 김포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호수 상공을 ‘윙~’ 하고 지나가면 호수에 설치된 긴 소리분수대에서 물을 차례로 뿜어낸다. 81데시벨(dB) 이상의 소음을 감지하는 시설을 설치해 분수가 자동으로 켜지도록 만든 것. 소음이라는 환경적인 단점을 재미있는 볼거리로 보완한 것이다.

호수 옆에는 워터슬라이드, 분수터널, 물바구니 등을 갖춘 무료 어린이 물놀이장이 있다. 주말·휴일에는 버블쇼, 물총놀이, 마술쇼 등 재미있는 이벤트가 열려 온 가족이 즐기는 종합 물놀이 시설로 변신한다. 양천구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물놀이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전문 자격을 갖춘 안전관리요원을 현장에 상시 배치하여 응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8월 17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호수공원 안 예쁘게 꾸며 놓은 정원 ©김종성
호수공원 안 예쁘게 꾸며 놓은 정원 ©김종성
옛 정수 시설을 살린 이색적인 정원 ©김종성
옛 정수 시설을 살린 이색적인 정원 ©김종성

호수공원에 놀러 오는 너구리 가족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은 몬드리안 정원, 재생정원, 옥상정원은 옛 정수 시설인 수도관 등을 활용한 자연친화적인 정원으로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물’과 ‘재생’을 테마로 조성한 서서울호수공원과 잘 어울리는 곳이다. 재생정원 한편에 시냇물처럼 정원을 순환하는 수로가 있어 올챙이와 잠자리와 같은 수서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옛 정수장 시설이었던 우둘투둘한 콘크리트 기둥과 철근 등이 등나무와 담쟁이덩굴을 만나 어우러진 모습에서 풍화와 공존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서서울호수공원의 정원은 동네 주민들 외에 너구리 가족도 산책하러 나온다. 야행성인 너구리들은 공원 곳곳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낮엔 주로 휴식을 취하고 밤에 먹이를 구하러 돌아다닌다.
호수공원에 찾아오는 너구리 ©김종성
호수공원에 찾아오는 너구리 ©김종성
주민들이 잘 대해주는지 너구리들은 경계심이 없고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너구리 출몰이 잦은지 ‘너구리가 살고 있어요!’라고 적힌 현수막과 안내판이 공원에 걸려 있다. 사람과 야생동물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야생동물에게 먹이 주기 않기, 먼저 다가가지 않기, 자극 하지 않기 등의 ‘긍정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적혀 있다.

너구리는 엄연한 야생동물이다. 감염병 전염이나 물림 등 사고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 이에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5월 20일부로 서울시 야생동물구조센터의 협조를 받아 도심에 출몰하는 야생 너구리를 대상으로 인수공통감염병 10종과 파보바이러스 등 갯과(犬科) 동물 주요 질병 13종에 대한 정밀 검사를 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 중 야생 너구리 대상 각종 검사를 하는 건 서울시가 최초라고 한다.
몬드리안 정원에서 바로 이어지는 능골산 산책로 ©김종성
몬드리안 정원에서 바로 이어지는 능골산 산책로 ©김종성

호수공원에서 이어지는 능골산 산책로

서서울호수공원 곁에 능골산이 자리하고 있는 덕택에 풍성한 생태공원이 됐다. 서울 시내 곳곳에는 동네 주민들에겐 익숙하지만, 타지역 사람들은 잘 모르는 산들이 적지 않다. 서울을 여행하다 보면 ‘동네 뒷산 여행기’로 책을 내도 될 정도로 크고 작은 산들이 정말 많다. 몬드리안 정원에서 이어지는 능골산 산책로는 새소리를 들으며 호젓하게 거닐 수 있다. 서서울 호수공원을 조성할 때 숲속 산책로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면서 남녀노소 주민들이 등산이나 산책을 하는 쉼터이자 힐링 공간이 되었다.
능골산 맨발 걷기 황톳길 ©김종성
능골산 맨발 걷기 황톳길 ©김종성
능골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2.4km 길이의 자락길과 여러 산길이 나 있다. 능골산 산책로는 서울 테마 산책길이기도 하다. 호수공원과 가까운 산기슭에는 여러 주민이 함께 맨발로 걸으면서 건강과 친목을 다지는 능골산 숲속 황토 오솔길이 있다. 웃음 치료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는 주민 한 분은 남녀노소 누구나 이곳에서 맨발로 하루만 걸어도 좋은 기운을 받는다며 꼭 해보라고 추천하신다.

서서울호수공원

○ 위치 : 서울시 양천구 남부순환로64길 26
○ 운영시간 : 00:00~24:00
○ 입장료 :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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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김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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