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말똥말똥~ 외롭고 잠이 오지 않을 때, 효과 있는 '이것'!
김경일 교수
발행일 2025.07.18. 15:21


김경일 교수의 ‘천만의 서울, 만만의 마음’ (1) 외로움과 수면 부족, 따뜻한 대화
이 절묘한 연구를 해낸 연구자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국내 독자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는 책인 ‘왜 사람들은 자살하는가’의 저자인 플로리다 주립 대학의 토마스 조이너(Thomas Joiner) 교수와 그의 제자인 멜라니 홈(Melanie Hom) 박사가 주도한 연구진이 최근에 매우 의미심장한 메타분석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메타분석이란 동일하거나 유사한 주제로 연구된 많은 수의 기존 연구 결과를 계량적으로 종합해 고찰하는 연구방법을 말한다. 이를 통해 보다 개별 연구보다 통합적이고 거시적인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연구 자체가 쉽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 분야에 정통한 연구자가 아니면 하기 어려운 것 역시 사실이다.
조이너 교수 연구진은 수면 및 우울감 관련 연구 84개를 취합해 20만 명 이상의 조사 대상자들에 대한 결과를 종합했다. 분석을 통해 도출된 첫 번째 결론은 매우 상식적이다.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을수록 외로움을 더 강하게 느꼈기 때문이다. 특히, 악몽보다는 불면증 정도가 더 강하게 외로움의 크기와 상관이 높게 나왔다. 물론, 여기에는 두 종류의 해석이 가능하다. 한 가지 가능성은 수면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나빠서 결과적으로 외로운 것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외롭기 때문에 수면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어느 가능성 모두 인과관계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저 단순한 상관관계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는 종종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일어나는 착시 현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심리학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과학 분야에서 단순한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착각하지 말라고 자주 경고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중요한 실마리가 연구진이 분석한 종단적 연구들의 패턴을 통해 보인다. 필자가 연구진의 통찰력에 감탄한 이유도 바로 이 대목에 있다. 서로 다른 집단을 동시에 표집하여 그들로부터 얻은 자료를 비교하는 횡단적 연구에 비해, 한 집단을 일정기간 동안 추적해서 반복 측정하는 종단적 연구는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연구진이 종단적 연구들을 메타분석해 보면, 초기의 수면 장애가 이후의 외로움을 예측하는 경우가, 그 반대 방향인 초기 외로움으로 이후 수면장애를 예측하는 경우보다 더 강하고 분명하게 관찰됐다. 무슨 뜻일까. 제대로 자지 못했기 때문에 외로움이 증가된 것이 더욱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외로움으로 인해 더욱더 잠을 자는 것이 어려워져 아예 불면으로 밤을 지새우는 최악의 결과가 결국 초래된다는 시나리오가 가장 개연성 있다.
많은 사람들이 외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외로움을 지나치게 느낌으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사기꾼과 간신배들에 놀아나는 왕이나 리더들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러니 잘 자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방법은 무엇일까? 값비싼 수면 보조제, 좋은 침대, 혹은 쾌적한 주거 환경 등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조이너 교수의 연구가 최고의 빛을 발하는 것은 바로 이점을 연구에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나 소중한 주위 사람들에게 더 많이 감사하고 소소하지만 따뜻한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수록 수면에 긍정적 영향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한 상관관계가 아니라 분명한 인과관계로 나타났다. 외로움과 불면의 밤이 계속되고 있는 이 시점에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야기다. 외롭고 잠이 오지 않는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더 따뜻하게 대하셔야 한다. 생각해 보면 날씨가 따뜻하다 못해 무더울수록 우리가 잘 하지 않는 언행이다.
*Hom, M.A., Chu, C., Rogers, M.L., & Joiner, T.E. (2020). A meta-analysis of the relationship between sleep problems and loneliness. Clinical Psychological Science, 8(5), 799-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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