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있는 보석 같은 곳, '천호동 장미마을'서 아늑한 정원 산책

발행일 2025.06.10. 13:00

수정일 2025.06.10. 16:07

장미의 계절이 한창이다. 다양한 곳에 장미 축제를 진행하고 있지만 어디든 사람들이 한가득하다. 장미를 보러 가기엔 사람이 많아서 장미를 포기하신 분이라면 ‘천호동 장미마을’을 추천한다. 화려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생활과 자연, 그리고 이웃 간의 따뜻한 정이 공존하는 마을, 주말에 가도 잔잔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편안하게 장미를 구경할 수 있는 곳으로 가보자.

천호동 장미마을의 시작점이다. ⓒ유해진

표지판이 우리를 반겨준다. ⓒ유해진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있는 ‘장미마을’은 이름 그대로 장미꽃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작은 마을이다. 장미마을의 시작은 아주 소박하다. 몇 년 전부터 주민들이 골목 곳곳에 직접 꽃을 심고 가꾸며 하나둘씩 만들어 온 작은 정원이 하나의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주택가 골목길 하나를 장미터널길로 조성해놓아서 도심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한적한 산책을 하면서 장미를 보시고 싶으신 분들에겐 숨어있는 보석 같은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봄과 초여름에 마을 곳곳에 형형색색의 장미들이 만개해서 마치 동화 속 마을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곳이기도 하다. 단순히 꽃만 보는 공간이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가꾼 정성과 따뜻한 이웃의 정취가 곳곳에 묻어나 할머니네 동네에 온 것 같은 따스함이 느껴지는 곳이다.

곳곳에 장미들이 이쁘게 피어있다. ⓒ유해진
감성사진을 찍기에 아주 좋은 장소이다. ⓒ유해진
자전거 바구니 안에도 꽃을 키우는 마을이다.ⓒ유해진

장미마을을 걷다 보면 계절마다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이 주는 신선한 감동도 빼놓을 수 없다. 봄에는 새싹과 꽃들이 피어나고, 여름엔 짙은 녹음과 함께 장미가 절정을 이루며, 가을에는 은은한 낙엽과 어우러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렇게 사계절 내내 변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에, 한 번 방문한 이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시 찾고 싶어 하는 매력을 지녔다. 도심 한가운데서 누리는 사계절의 작은 축제, 장미마을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주택가랑 한껏 어우러지는 장미는 너무 아름다웠다. ⓒ유해진

옛 정서가 느껴지는 곳이다. ⓒ유해진

필자가 방문한 날에도 따사로운 햇살 아래에 장미꽃들이 반짝이며 맞이해주었다. 골목마다 펼쳐진 꽃길은 걷는 내내 힐링을 선사했고 카메라로 이쁜 꽃들을 담는 분들이 발걸음을 쉽게 떼지 못하였다. 벽화 또한 좋은 문장들로 구경 온 분들을 위로해주었다. SNS 감성의 사진 명소로도 소문도 자자하고 서울 도심에서 멀지 않은 접근성 덕분에 당일치기 나들이 코스로 방문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벽화에 따스한 글귀가 우리를 맞이해준다. ⓒ유해진
어린왕자도 우리에게 인사를 건낸다. ⓒ유해진

골목길에서 구경할 수 있는 곳이기에 주차 공간은 거의 없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주위의 주차장을 이용하는 걸 추천한다. 대중교통으로 방문 시에는 5, 8호선 천호역을 이용해서 방문하는 게 좋다. 천호동 장미마을은 바쁜 일상 속 잠시 멈춰서서 자연과 사람의 온기를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따뜻한 쉼터가 되어주는 장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