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시민들에게 개방된 종묘대제, 그 역사적 현장에 다녀오다

시민기자 김지연

발행일 2025.05.15. 13:00

수정일 2025.05.15. 14:35

조회 1,355

조선 왕실의 숨결이 되살아나는 날, 6년 만에 개방된 종묘대제
조선 왕실의 가장 크고 중요한 제사인 종묘대제가 지난 5월 4일, 종묘 정전에서 봉행되었다. 2020년부터 시작된 종묘 정전 보수공사가 2025년 4월에 마무리되며, 6년 만에 시민에게 다시 개방된 것이다. 특히 올해는 종묘대제가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50주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 30주년을 맞는 해로, 더욱 뜻깊은 의미를 지녔다.

종묘대제는 매년 5월 첫째 일요일과 11월 첫째 주 토요일에 봉행되는 국가의 중요한 제례로, 조선시대 국왕이 직접 주관했던 가장 엄숙한 의식이다. 역사와 예법, 음악과 무용이 하나로 어우러진 이 행사는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도 등재되어 있으며, 우리 전통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날 행사는 조선시대 국왕의 이동을 상징하는 어가행렬로 시작되었다. 예로부터 국가 의례에는 왕실의 위엄을 드러내는 장중한 어가행렬이 따랐다. 경복궁을 출발해 광화문, 종로를 지나 종묘 외대문에 이르는 길은 도심의 현대적인 모습과 어우러지며 이색적인 풍경을 자아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장면이었다.

종묘 정전의 제례는 온라인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를 통해 입장할 수 있었다. 현장 접수의 경우 정전 앞에서 약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했는데, 그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이었다. 6년 만에 시민에게 공개되는 소중한 기회였던 만큼, 기다림을 선택한 덕분에 정전 앞 좌석에 앉아 직접 의식을 관람할 수 있었다.

종묘대제는 ‘치위신관례’부터 ‘망료례’까지 총 열한 절차로 구성되어 있었다. 각 의식에는 조선의 격식과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어, 마치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제례악과 무용은 느리지만 장중한 리듬으로, 매 순간 몸에 전율을 안겨주었다. 현장에는 한국어와 외국어 해설이 함께 제공되어 2시간에 이르는 의식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었던 점도 인상 깊었다.

모든 절차가 끝난 후에는 평소에는 개방되지 않는 ‘신실’을 둘러보는 시간이 주어졌다. 신실은 총 19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안쪽에는 조상신의 신주가 모셔져 있고, 그 앞에는 제사를 지내는 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양옆으로는 각 실을 구분 짓는 주렴이 드리워져 있어 신성한 공간의 위엄이 느껴졌다. 왕과 왕비의 신위가 모셔진 신비로운 공간인 신실을 직접 마주할 수 있어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종묘대제는 조선의 정신과 미학, 예의 문화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던 놀라운 경험이었다. 과거로 돌아가 우리의 전통을 온전히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이었으며, 시간과 문화를 초월한 종묘 제례악은 깊은 감동을 전해주었다.

종묘대제는 2025년 11월 초 가을에 한 번 더 거행될 예정이며, 이번 5월의 행사는 국가유산청 공식 유튜브에서 다시 볼 수 있다. 6년 만에 일반 시민에게 개방된 종묘대제의 현장에서, 조선 왕조의 숨결을 느끼는 하루를 보내보기를 바란다.
종묘대제 진행 현장으로 제관이 입장하는 모습
종묘대제는 매년 5월 첫째 일요일과 11월 첫째 주 토요일에 봉행 되는 국가의 중요한 제례다. ⓒ김지연
  •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되는 어가행렬의 모습
    종묘대제를 시작하기 전, 어가행렬을 진행한다. ⓒ김지연
  •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되는 어가행렬의 모습
    어가행렬은 조선 시대 국왕의 이동을 상징한다. ⓒ김지연
  •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되는 어가행렬의 모습
    경복궁을 출발해 광화문, 종로를 지나 종묘 외대문까지 이어진다. ⓒ김지연
  •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되는 어가행렬의 모습
    어가행렬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정취를 선보인다. ⓒ김지연
  •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되는 어가행렬의 모습
  •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되는 어가행렬의 모습
  •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되는 어가행렬의 모습
  • 광화문 일대에서 진행되는 어가행렬의 모습
  • 사전예약과 현장예약에 대한 안내
    종묘대제는 온라인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를 통해 입장할 수 있다. ⓒ김지연
  • 종묘대제 브로슈어
    입구에서는 안내 브로슈어를 나누어준다. ⓒ김지연
  • 현장예약으로 입장해 마주한 종묘대제의 모습
    현장 접수에 성공하면 좌석에 앉아 종묘대제를 감상할 수 있다. ⓒ김지연
  •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종묘대제
    직접 보지 않더라도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종묘대제를 감상할 수 있다. ⓒ김지연
  • 사전예약과 현장예약에 대한 안내
  • 종묘대제 브로슈어
  • 현장예약으로 입장해 마주한 종묘대제의 모습
  • 스크린으로 감상하는 종묘대제
  • 종묘대제 진행 현장으로 악공이 연주하는 모습
    종묘대제는 ‘치위신관례’부터 ‘망료례’까지 총 열한 절차로 구성된다. ⓒ김지연
  • 종묘대제 진행 현장으로 악공이 연주하는 모습
    각 의식은 경건하고 위엄있다. ⓒ김지연
  • 종묘대제 진행 현장
    종묘제례는 2시간 이상 이어진다. ⓒ김지연
  • 종묘대제 진행 현장으로 악공이 연주하는 모습
  • 종묘대제 진행 현장으로 악공이 연주하는 모습
  • 종묘대제 진행 현장
  • 신실의 내부 모습
    모든 절차가 끝난 후에는 평소에는 개방되지 않는 ‘신실’을 둘러보는 시간이 주어진다. ⓒ김지연
  • 신실의 외부 모습
    신실은 총 19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가장 안쪽에는 조상신의 신주가 모셔져 있다. ⓒ김지연
  • 신실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
    안내에 따라 대기 후 입장할 수 있다. ⓒ김지연
  • 신실의 내부 모습
  • 신실의 외부 모습
  • 신실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

종묘

○ 위치 : 서울 종로구 종로 157
○ 운영시간 : 수~월요일 09:00~18:00(매주 화요일 정기휴무)
○ 입장료
- 만25~64세 : 1,000원
- 만24세 이하 청소년, 만65세 이상 어르신 : 무료
누리집
○ 문의 : 02-765-0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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