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찾아온 복통…공공 심야약국 있어 안심이었어요

발행일 2025.04.29. 14:25

수정일 2025.04.29. 14:25

서울시 공공 심야약국 중 하나인 신정네거리역 '매일열린약국' ©송수연

어느 늦은 밤, 예상치 못한 복통이 찾아왔다. 점심에 먹은 매운 떡볶이 때문인지, 위가 뒤틀리는 듯한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조금만 움직여도 속이 뒤집히는 것 같았고, 불편함은 잠을 방해할 만큼 심각했다. 급히 약이 필요했다. 하지만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이미 밤 11시. 일반 약국은 대부분 문을 닫은 시간이었고, 가까운 편의점에도 원하는 약은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휴대폰을 꺼냈다. 그러다 문득, 예전에 들은 '서울시 공공 심야약국' 제도가 떠올랐다. 바로 검색창에 '서울시 공공 심야약국'을 입력했다. 손쉽게 스마트서울맵에서 실시간으로 운영 중인 약국들의 위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도에 표시된 약국들 중 하나가 눈에 띄었다. 다행히 내가 머물고 있던 곳에서 멀지 않은, 신정네거리역 부근의 '매일열린약국'이었다. 믿을 수 없을 만큼 반가웠다. 곧장 가벼운 겉옷을 걸치고 신정네거리역을 향해 달려갔다.

서울시 공공 심야약국. 연중무휴 새벽 1시까지 열고 있다. ©송수연

늦은 시간임에도 '매일열린약국'은 이름처럼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약사가 친절한 눈빛으로 맞아주었다. 서둘러 위장약을 찾고 있다고 말씀드리자, 약사는 내 증상을 간단히 확인한 뒤, 적절한 약을 추천해 주었다. 덕분에 간절히 찾던 위장약을 구입할 수 있었고, 복용 방법과 주의사항까지 상세히 안내받을 수 있었다. 단순히 약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약사와의 짧지만 따뜻한 상담을 통해 안심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작은 약을 손에 쥐고 약국을 나섰을 때, 가슴 한켠에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안도의 숨이 새어 나왔다. 만약 공공 심야약국이 없었다면, 긴긴 밤을 고통과 불안 속에서 버텨야 했을지도 모른다. 늦은 밤, 아픈 몸을 안고 헤매던 중 만난 '서울시 공공 심야약국'은 단순한 약국이 아니라 작은 희망의 등대 같았다.

서울시 공공 심야약국 내부 ©송수연

서울시의 공공 심야약국 제도는 이런 위급한 순간을 대비해 탄생했다. 공공 심야약국은 심야시간대에도 약사로부터 정확한 복약 지도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정·운영되는 약국을 뜻한다. 특히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대부분의 약국이 문을 닫는 시간에도 운영되며, 단순 약 판매를 넘어 복약 상담, 의약품 안전사용 지도, 경증질환 상담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운영시간 동안 약사가 반드시 상주하여, 단순 판매가 아닌, 시민들의 건강을 직접 관리하고 안내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밤 늦게도 비상상비약을 구매할 수 있다. ©송수연

현재 서울 25개 자치구 38개소의 공공 심야약국이 지정되어 있다. 이들은 주로 지하철역 주변, 대형 주거지 인근 등 시민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분포되어 있다. 단순히 편의를 넘어, 응급 상황을 대비하고, 의료 공백 시간을 메우는 중요한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위협받을지 알 수 없다. 그렇기에 더욱, 미리 준비된 지원망이 중요하다. 서울시 공공 심야약국은 바로 그런 대비책이자 시민의 곁을 지키는 든든한 울타리였다. 급하게 약이 필요했던 그날 밤, 공공 심야약국을 만난 것은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 서울시가 오랜 시간 고민하고 마련해둔 시민 건강 보호망 덕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