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의 미소, 이순신의 눈빛…봄날 세척 작업으로 더욱 빛나게!

시민기자 정향선

발행일 2025.04.22. 13:00

수정일 2025.04.22. 16:57

조회 1,326

역사의 숨결을 닦아내다: 광화문광장에서 보낸 따뜻한 봄날의 기록

시간의 먼지를 걷어내는 손길, 광화문에서 역사를 다시 만나다

봄기운이 고스란히 내려앉은 광화문광장에서 색다른 장면과 마주했다. 바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 겨우내 묵은 때를 벗고 새롭게 단장하는 순간이었다. 4월 15일부터 16일까지 양일간 진행된 세종대왕·이순신 장군 동상 세척 작업 현장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잇는 손길이자, 역사에 대한 예우였다.

15일 오전 9시, 세종대왕 동상 앞. 고요한 광장을 깨우는 분주한 움직임 속에 전문 세척 인력이 저압세척기와 부드러운 천을 이용해 동상 표면의 먼지를 하나하나 닦아내고 있었다. 물줄기는 마치 시간의 때를 씻어내는 정갈한 의식처럼 느껴졌다. 첫 단계가 끝나자, 천으로 다시 조심스레 닦아낸 뒤, 메탄올을 이용해 잔여 이물질과 녹을 제거한다. 마지막으로 재코팅 작업까지, 4단계의 치밀한 세척 과정은 감탄을 자아냈다.

16일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같은 과정을 거쳤다. 동상 앞 청동북과 거북선, 그리고 장군의 높은 칼끝에서 발치까지, 정성어린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장군의 강인한 표정이 점점 또렷해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나 역시 어느새 자세를 고쳐 앉게 되었다.

시민의 눈높이에서 만나는 동상은 언제나 위엄 그 자체였지만, 이날은 더욱 특별했다. 한 뼘 앞에서 마주한 세종대왕의 자애로운 인품과 이순신 장군의 굳은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하게 느껴졌다. 세월의 흔적을 닦아내며 동상을 다시 빛내는 이틀간의 작업 속에서, '보존'이란 단어의 진정한 의미를 체감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조각도시 서울(Sculpture in Seoul)’ 사업의 일환인 한평조각미술관 3차 프로젝트의 조각 전시도 관람했다. 미술관에 특별히 방문하지 않아도 지하철 역 가까이에서 자연스럽게 예술작품을 접하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특히 일상의 작은 공간이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전시 공간으로 변신한다는 점이 놀라웠다.

광화문 광장을 떠나면서 내 안에 쌓여있던 먼지도 어느새 씻겨나갔음을 느꼈다. 바쁜 일상 속 무심히 지나쳤던 동상들이 다시 깨끗해진 모습을 바라보며, 그 앞에 다시금 경건한 마음을 되새긴 소중한 경험이었다.
4월 15일 세종대왕 동상이 겨우내 묵은 때를 벗고 새롭게 단장했다.
4월 15일 세종대왕 동상이 겨우내 묵은 때를 벗고 새롭게 단장했다.ⓒ정향선
특수 약품으로 동상을 청소하기 전 부식되기 쉬운 부분들을 필름으로 감싸고 작업을 시작한다.
특수 약품으로 동상을 청소하기 전 부식되기 쉬운 부분들을 필름으로 감싸고 작업을 시작한다.ⓒ정향선
세종대왕 동상의 뒷부분부터 조심스럽게 청소를 시작하고 있다.
세종대왕 동상의 뒷부분부터 조심스럽게 청소를 시작하고 있다.ⓒ정향선
 봄날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가운데, 작업자들은 조심스럽게 동상의 표면을 닦아내고 있다.
봄날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가운데, 작업자들은 조심스럽게 동상의 표면을 닦아내고 있다. ⓒ정향선
전문 세척 인력이 저압세척기와 부드러운 천을 이용해 동상 표면의 먼지를 닦아내고 있다.
전문 세척 인력이 저압세척기와 부드러운 천을 이용해 동상 표면의 먼지를 닦아내고 있다.ⓒ정향선
작업이 진행될 수록 동상이 마치 새롭게 태어난 듯 반짝인다.
작업이 진행될 수록 동상이 마치 새롭게 태어난 듯 반짝인다. ⓒ정향선
청소 작업을 마친 세종대왕 동상의 미소가 더욱 따뜻하게 빛나는 느낌이다.
청소 작업을 마친 세종대왕 동상의 미소가 더욱 따뜻하게 빛나는 느낌이다. ⓒ정향선
세종대왕의 동상을 청소하는 동안 아래에서는 측우기와 해시계를 청소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
세종대왕의 동상을 청소하는 동안 아래에서는 측우기와 해시계를 청소하는 작업이 이루어졌다.ⓒ정향선
측우기를 청소하는 작업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측우기를 청소하는 작업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정향선
해시계 앙부일구도 겨우내 쌓인 매연을 깨끗하게 씻어냈다.
해시계 앙부일구도 겨우내 쌓인 매연을 깨끗하게 씻어냈다.ⓒ정향선
4월 16일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 청소 작업이 진행되었다.
4월 16일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 청소가 작업이 진행되었다.ⓒ정향선
특수 필름으로 약품이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고 세척 작업이 시작된다.
특수 필름으로 약품이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고 세척 작업이 시작된다.ⓒ정향선
햇살이 비추는 가운데, 동상의 청동 표면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생명을 얻는 듯하다.
햇살이 비추는 가운데, 동상의 청동 표면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생명을 얻는 듯하다.ⓒ정향선
동상의 표면을 닦아내는 물줄기는 마치 시간의 때를 씻어내는 정갈한 의식처럼 느껴졌다.
동상의 표면을 닦아내는 물줄기는 마치 시간의 때를 씻어내는 정갈한 의식처럼 느껴졌다. ⓒ정향선
청소 작업이 진행되면서, 동상의 청동 표면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생명을 얻는 듯하다.
청소 작업이 진행되면서, 동상의 청동 표면은 오랜 세월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생명을 얻는 듯하다.ⓒ정향선
 청소 작업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되새기고, 미래를 향한 다짐을 새롭게 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청소 작업을 통해 우리는 과거를 되새기고, 미래를 향한 다짐을 새롭게 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정향선
동상 밑에 있는 거북선을 청소하기 전 보호 필름으로 부식되기 쉬운 곳을 방수 처리한다.
동상 밑에 있는 거북선을 청소하기 전 보호 필름으로 부식되기 쉬운 곳을 방수 처리한다.ⓒ정향선
청동 거북선에 고압 세척기로 세척액을 뿌리며 청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청동 거북선에 고압 세척기로 세척액을 뿌리며 청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정향선
청소 작업은 동상 앞 거북선부터 청동북까지, 정성어린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청소 작업은 동상 앞 거북선부터 청동북까지, 정성어린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었다. ⓒ정향선
광화문역 7번 출구에 위치한 민복기 작가의 작품 '바라보다'
광화문역 7번 출구에 위치한 민복기 작가의 작품 '바라보다'ⓒ정향선
세종문화회관(2층 테라스)에 설치된 안경진 작가의 ‘승리의 여신 새로운 변주’
세종문화회관(2층 테라스)에 설치된 안경진 작가의 ‘승리의 여신 새로운 변주’ ⓒ정향선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입구의 미디어월 작품들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입구의 미디어월 작품들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정향선
세종문화회관에 자리잡은 서울시 굿즈 판매점에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모형을 판매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에 자리잡은 서울시 굿즈 판매점에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의 모형을 판매하고 있다.ⓒ정향선
하얀 구름과 푸른 하늘 밑에 다시 시민들을 찾아온 광화문 광장 분수의 모습
하얀 구름과 푸른 하늘 밑에 다시 시민들을 찾아온 광화문 광장 분수의 모습.ⓒ정향선
광화문 광장 분수도 겨우내 휴식을 끝내고 시민들을 찾아왔다.
광화문 광장 분수도 겨우내 휴식을 끝내고 시민들을 찾아왔다.ⓒ정향선
새봄을 맞아 광화문 주변 화단을 정비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새봄을 맞아 광화문 주변 화단을 정비하는 작업이 한창이다.ⓒ정향선
광화문 지하철 주변에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나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
광화문 지하철 주변에 형형색색의 꽃들이 피어나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정향선
새로 정비된 길가 화단에 다양한 색상의 화초들이 울긋불긋 피어났다.
새로 정비된 길가 화단에 다양한 색상의 화초들이 울긋불긋 피어났다. ⓒ정향선
겨우내 쌓인 먼지를 씻어낸 이순신 장군장의 모습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웅장한 모습이다.
겨우내 쌓인 먼지를 씻어낸 이순신 장군장의 모습이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웅장한 모습이다.ⓒ정향선

광화문광장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175
○ 교통 :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에서 235m
누리집
○ 문의 : 02-120

광화문광장 분수

○ 가동기간 : 4월 1일 ~ 10월 31일
○ 가동시간 : 4~5월, 9~10월 10:00~19:50 / 6~8월 10:00~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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