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은 시(詩)를 싣고~ 이제 지하철역에서 외국어로도 감상할 수 있어요!

시민기자 정수민

발행일 2025.03.20. 09:43

수정일 2025.03.20. 19:11

조회 1,494

서울시민의 발, 서울 지하철 ©정수민
서울시민의 발, 서울 지하철 ©정수민
서울 지하철은 하루 평균 약 660만 명을 싣고 달리는 서울시민의 발이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서울 지하철은 대중교통이라는 본연의 역할뿐만 아니라 공연장, 스마트팜, 전시실, 헬스장 등 다채로운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오늘 만나볼 특별한 서울 지하철의 모습은 ‘일상 속에서 접하는 문학’이다. 문학과 서울 지하철…. 좀처럼 감이 안 오는 조합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마 많은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한 번쯤은 보았을 것이다.

바로 스크린도어에서 전시하는 '서울 시(詩) 지하철 공모전'이다. 서울시는 시에 대한 시민의 관심 제고, 시민의 정서 함양 및 문화 수준 고양, 시민 참여를 통한 문학 도시 서울 구현을 위해 시민 창작시를 공모해 게재해 왔다. ☞ '서울 詩 지하철 공모전' 바로가기
'서울 詩 지하철 공모전'은 보통 6월에 공모가 시작된다. ©서울 詩 지하철 공모전 누리집
'서울 詩 지하철 공모전'은 보통 6월에 공모가 시작된다. ©서울 詩 지하철 공모전 누리집
보통 6월에 공모가 시작되는 '서울 詩 지하철 공모전'에 지역 관계없이 누구나 창작시(1인당 1편)를 응모할 수 있다. 주제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재의 작품’이 되어야 한다. 형식은 스크린도어라는 한정된 공간 위에 붙이는 시인만큼 짧은 것이 특징이다. 1줄 20자 이내(띄어쓰기 포함), 총 15줄 이내(줄바꿈 포함)다.
홍대입구역에 게시된 김소월 시인의 시, ‘꿈’ ©정수민
홍대입구역에 게시된 김소월 시인의 시, ‘꿈’ ©정수민
나도 문학 중에서 ‘시’가 가장 어려웠다. 사건과 인물을 자세히 설명하는 서술 방식의 소설을 즐겨 읽었기 때문에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시는 난해하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그만큼 시는 매력적인 문학 장르임에는 틀림없다. 짧은 시간에 짧은 글귀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장르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서울 지하철은 쉴 틈 없는 일상에서 바쁘게 오가는 시민들에게 한 편의 시를 통해 잠깐의 여유와 쉼, 그리고 희망을 전달했고, 지금도 전달하고 있다.
신촌역에서 볼 수 있는 순턴푸 시인(태국)의 시와 번역문 ©정수민
신촌역에서 볼 수 있는 순턴푸 시인(태국)의 시와 번역문 ©정수민
그리고 이제는 그 대상이 넓어졌다. 서울을 찾는 전 세계인들에게 해외 각국의 유명 시를 선사하게 된 것이다. K-컬처가 세계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 서울시 곳곳에서 외국인들을 참 많이 볼 수가 있다. 이에 따라 서울 지하철은 2023년에 외국인들과 함께 감성을 나누고자 13개 언어, 24편의 시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외국인이 많은 이태원역, 홍대입구역 등 13개 역사에 설치된 외국어 시는 2024년에는 16개 언어, 45편으로 확대되었다. 2025년에는 62편까지 늘어날 예정이라고 한다.
2024 시민공모작, ‘파이터의 퇴근’ ©정수민
2024 시민공모작, ‘파이터의 퇴근’ ©정수민
홍대입구와 신촌, 이대역에서 지하철 시를 감상했다. 이곳은 외국인 관광객과 유학생 등이 많이 이용하는 역이다. 역대 시민공모작에 당선된 시들과 김소월, 윤동주, 이육사 등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시, 현재 활동하는 시인들의 작품, 한국시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한국작가협회 등에 소속된 시인의 작품, 그리고 해외 유명 시 등이 전시되어 있었다.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예이츠의 시와 번역본 ©정수민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예이츠의 시와 번역본 ©정수민
해외 작품은 원문과 번역본을 함께 읽을 수 있다. 전시된 시들은 대사관 관계자와 언어권별 전문가 등의 추천을 받아 선정된 작품이라고 한다. 서울 지하철을 오고 가는 외국인 방문객들이 서울과 한국에 더욱 친근감을 느끼게 되길 바란다.
임성구 시인의 ‘꽃이 오는 방식’. 시를 읽는 마음에도 봄꽃이 내려 앉은 것 같다. ©정수민
임성구 시인의 ‘꽃이 오는 방식’. 시를 읽는 마음에도 봄꽃이 내려 앉은 것 같다. ©정수민
이번 기회를 통해 서울 지하철에 걸린 시들을 한 편 한 편 자세히 읽어보았다. 그동안 스치듯 지나쳤던 일상이 새롭게 다가왔고, 덕분에 여유롭고도 풍성한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이것이 문학의 힘이 아닐까? 늘 똑같아 보이는 단조로운 풍경에 문학이라는 아름답고 빛나는 색이 덧입혀질 거다. 여러분도 ‘세상에서 가장 큰 시집’이자 ‘세상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읽는 시집’, 서울 지하철에서 시 한 편의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시민기자 정수민

K-컬처를 대표하는 서울을 소개합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