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방치되어 출입이 불가능했던 녹지가 시민들을 위한 쉼터로 돌아왔다. ©이선미
- 진입로를 정비하고 데크를 조성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한 쉼터가 되었다. ©이선미
올해 더 푸른 서울을 기대해! 못 보고 지나쳤던 '서울초록길' 어디?
발행일 2025.02.18. 14:10

'서울초록길' 프로젝트는 서울의 곳곳을 숲과 공원, 녹지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사진은 국사봉 녹지연결로 ©이선미
2022년부터 시작된 ‘서울초록길’ 프로젝트가 올해도 쭉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 어디서든 5분 거리 내에서 정원을 만날 수 있도록 서울 전역의 숲, 공원, 녹지 등 선형길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총 2,000km를 목표로 서울의 곳곳을 숲과 공원, 녹지로 연결하는 중인 서울초록길 가운데 지난해 조성된 몇 군데를 찾아가 보았다. ☞ [관련 기사] 숲·공원 연결해 '서울초록길'로! 올해 2,000㎞ 조성 박차

지난해 북한산 체험형 숲속쉼터가 문을 열었다. ©이선미
북한산 아래 체험형 숲속쉼터
북한산 자락에는 서울둘레길과 연계해 체험형 여가공간이 조성됐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출입과 이용이 불가능했던 녹지가 시민들을 위한 쉼터로 돌아왔다. 진입로를 정비하고 데크를 놓는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숲속쉼터가 만들어졌다.
햇빛 좋은 날 주민들이 목재칩이 깔린 길을 걸으며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겨울을 나기 위해 나무에는 보온 볏짚으로 울타리를 둘러놓았다. 숲속쉼터에는 서울둘레길 8-4 구간과 연계해 순환 코스로 만들어 놓은 네 가지 테마의 숲길이 있다. 소나무와 참나무, 아까시나무와 밤나무 숲길은 시간이 지나며 더 울창해질 것이다.

따스한 햇살 아래 주민들이 목재칩을 밟으며 걷고 있다. ©이선미

나무들은 보온 볏짚으로 겨울을 나고 있었다. ©이선미
숲길의 2km 구간은 맨발 산책로로 조성했다. 주민들의 요청을 반영한 것이라고 한다. 포근한 날씨에 땅이 녹고 있어서 흙길에 푹푹 빠졌다. 낙엽과 눈이 쌓인 길을 조심조심 걸었다. 정말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고 싶어졌다. 맨발로 걷는 시민들을 위해 출발지점에 세족장도 만들어져 있다.

맨발로 걷는 주민들이 많았다. ©이선미
맨발 산책로 중심부에는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는 사색쉼터를 만들었다. 지붕이 있는 사색쉼터 안도 맨발길로 조성되어 있어 맨발길을 걷던 주민들이 잠시 쉬어가거나 돌아갈 채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숲속쉼터 한복판에는 널찍한 네트 놀이터와 통나무, 원반 건너기 등이 마련된 쾌적한 유아 놀이공간도 조성됐다.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도룡뇽 테이블과 그네 의자 등도 눈에 띄었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는 선베드와 등펴기의자 등을 설치해 햇빛 속에서 한껏 몸과 마음을 이완해볼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었다. 햇살이 따사로워서 잠시 선베드에 누워보았다. 아직은 앙상한 나뭇가지가 살랑살랑 바람결에 흔들렸다. 그대로 눈을 감고 낮잠을 잘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선베드와 등펴기의자 등을 설치했다. ©이선미

한참을 햇빛 아래 서서 몸과 마음을 이완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선미
산책로 곳곳에는 평상과 지붕 있는 테이블 등도 설치해 북한산의 자연을 즐기며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했다. 봄이 오고 꽃이 피면 더할 나위 없이 멋진 곳이 될 것 같다.

산책로 곳곳에 쉴 수 있는 시설이 준비돼 있다. ©이선미
숲속쉼터에서는 지난해 갱년기 돌봄드림, 맨발로 건강드림, 숲에서 힐링드림 등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제 봄이 오면 또다시 새로운 프로그램들이 운영될 계획이라고 한다. 숲속쉼터를 찾아 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일상을 즐길 수 있다면 좋겠다.

지난해 8월 국사봉과 상도공원을 잇는 녹지연결로가 조성되었다. ©이선미
국사봉과 상도공원을 잇는 녹지연결로
도로 때문에 단절됐던 동작구 국사봉숲은 녹지연결로로 이어졌다. 이제 상도근린공원과 동작충효길 제6코스인 동작마루길도 한걸음에 오갈 수 있게 되었다.
지난해 8월 이어진 연결로는 길이 20m, 폭 10m 규모로 시민들의 보행로이자 동물들에게도 이동 통로가 되고 있다. 녹지연결로에는 크고 작은 키의 식물을 섞어 식재했는데 동물들이나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조성했다고 한다.

‘국사봉 녹지연결로’는 오랫동안 단절된 국사봉 녹지를 연결해주었다. ©이선미

녹지연결로를 통해 국사봉에서 내려와 길을 건너 다시 산을 올라야 했던 불편이 해소되었다. ©이선미
사람들의 산책로와 동물 이동통로 사이에는 울타리를 설치했는데 안전을 위해 ‘동물 이동통로 구역’에는 출입하지 말라는 안내도 붙어 있었다. 녹지연결로에는 동물들을 위해 물웅덩이와 나무더미, 돌무더기, 수로 등도 설치했다. 동물의 이동로에는 먹이가 될 수 있는 식물들을 주로 심어 새와 벌, 나비들이 찾아오게 하였고, 작은 동물들이 이동할 수 있는 길도 만들어놓았다.
고양이 한 마리가 물웅덩이에서 물을 마시다가 눈이 마주치자 경계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저기 고양이가 있네?” 한 아빠가 고양이를 가리키자 아이가 보고 싶다고 졸랐다. 아빠가 아이를 번쩍 들어올려 고양이를 보여주었다. 국사봉을 연결한 녹지연결로는 사람과 동물이 조금 더 가까워지는 길이었다.

아빠가 아이를 번쩍 안아 고양이를 보여주고 있다. ©이선미
고가도로 하부에도 초록 정원이
서대문구 홍은사거리 내부순환로 고가도로 하부에도 작은 정원이 만들어졌다. 100m 길이의 분수도 설치했다. 애초에 1차로 50m를 조성했다가 지난해 50m를 추가했다고 한다. 고가차도 하부는 그늘져 어둡고 워낙 교통량도 많아서 미세먼지나 오염도 염려되는 공간이다. 서울초록길 프로젝트의 하나인 ‘그린아트길’은 지난 2022년 용산구 반포대교 북부를 시작으로 어두운 이미지의 구조물 하부를 편안한 공간으로 변신시키고자 한다.

고가 하부는 아무래도 늘 그늘지고 어두워 보인다. ©이선미
홍제천 길에는 여전히 산책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열린 홍제천길’을 지나 올라가면 고가 하부의 정원으로 이어진다.

‘열린홍제천길’에서 올라가면 고가 하부 그린아트길로 갈 수 있다. ©이선미
그린아트길에 접어들자 오솔길처럼 편안한 곡선의 길이 나타났다. 겨울이어서 조금 삭막하기는 했지만 관목과 초화류가 심어지고 간간이 조경석도 놓여 나름대로 정원의 느낌이 있었다. 길에는 벤치도 놓여 있었다. 시민들과 자전거가 오가는 중에도 벤치에 편안하게 앉아 쉬는 시민이 있었다.

그린아트길에 놓인 벤치에 시민이 편안하게 쉬고 있다. ©이선미
기대했던 분수는 아쉽지만 동절기에는 가동하지 않고 있었다. 안내판에는 매년 5월부터 9월까지 운영한다고 써 있었다.

그린아트길에서 내려다보이는 홍제천길 ©이선미
그린아트길의 끝지점에는 횡단보도가 이어져 이용하는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빙 둘러가지 않아서 좋아요. 그리고 나무랑 꽃도 보고요.” 집으로 돌아가던 주민이 그린아트길에 대해 한마디해주었다. 복잡한 도로를 오가며 잠시라도 초록의 정원을 통과하는 건 꽤 기분 좋은 일일 것 같았다.

한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선미
초록이 부족한 길은 ‘더 만들기’, 시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길은 ‘더 열기’, 단절되고 떨어진 길은 ‘잘 잇기’를 목표로 확대되고 있는 ‘서울초록길’이 정말 필요한 곳에 지속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조성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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