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깜빡깜빡하세요? 뇌가 빨리 늙는 습관 7가지

김희진 교수

발행일 2025.01.24. 17:04

수정일 2025.01.24. 17:21

조회 172

김희진 교수의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 (1) 치매란 무엇일까? 왜 생길까?
김희진 교수의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 ⓒGetty Images Bank

김희진 교수의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 (1) 치매란 무엇일까? 왜 생길까?

최근 젊은 치매 환자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건강을 챙기는 것은 선택 아닌 필수인 시대이지만, 치매나 ‘뇌 건강’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아 막연한 걱정이 앞서는데요. 그래서 국내 최고 치매 전문가이자 ‘성동구 치매안심센터장’을 맡고 있는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와 함께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김희진 교수가 20년 넘게 환자들을 상담하며 쌓아온 뇌 건강에 대한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드릴 예정이니,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치매, 다 같은 치매는 아니다…주요 원인별 치매

2015년에 줄리언 무어가 주연한 <스틸 앨리스>는 오로지 '앨리스'를 중심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삶을 사실 그대로 담아낸다. 원어 제목이 'Still Allice: 그래도 여전히 앨리스'이다. 이 영화에서는 억지 감동이나 픽션은 모두 배제한 채 질환의 악화에 따른 환자와 가족의 사실적인 인식과 감정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스틸 앨리스는 알츠하이머의 항체 치료개발에 헌신했던 ‘닥터 래 린버크(Dr. Rae Lyn Burke, 1948-2022)’를 모델로 만들어진 대표적인 영화이다. 닥터 래 린버크는 알츠하이머 치료개발의 선구자였지만 결국은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질환 속에서 잠식당한 채, 20년의 긴 투병 끝에 2022년 유명을 달리했다.

유명한 액션 헐리우드 배우인 브루스 윌리스‘전두측두엽 치매’라는 또 다른 원인에 의한 치매로 언어기능을 잃어가면서 배우에서 은퇴하여, 오랜 기간 결혼생활을 해왔던 현재 부인은 잊어버리고, 결별한 지도 오래된 전처 데미 무어의 간병을 받고 있다는 소식도 얼마 전 언론의 한 장을 장식했다.

그렇다면, 치매란 무엇일까? 치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건망증’과는 어떻게 보면 전혀 다른 질환이다. 건망증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이 조금 나빠지는 자연스런 과정이라고 하면 치매는 뇌 기능이 점점 손상되면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주는 병이다.

치매는 정확히 말하자면 80여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증상의 집합을 뜻한다.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이냐에 따라 최초 증상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결론적으로 시간이 흐르게 되면 이로 인해 기억력, 판단력, 언어 능력, 그리고 성격 변화까지 영향을 받게 되어서 독립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치매는 주요 원인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성 치매, 혈관성 치매, 루이체 치매와 파킨슨병에 의한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을 꼽을 수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가장 흔한 치매의 원인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약 60~70%를 차지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에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쌓이고, 타우 단백질의 엉킴이 생기면서 기억력 부위인 해마의 신경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며 기능을 잃게 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기억력 감퇴가 가장 먼저 나타나며 점차 다른 인지 기능도 악화된다.

두 번째 흔한 것은 혈관성 치매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등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치매다. 뇌졸중(중풍) 이후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갑자기 치매가 발병했다고 하면 이 원인에 의한 치매일 가능성이 높다.

세 번째는 루이체 치매파킨슨병에 의한 치매다. 뇌에 ‘루이소체’라는 비정상 단백질이 쌓이는 것이 원인이다. 알츠하이머병과는 달리 환각, 파킨슨병과 유사한 운동 장애, 수면 문제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드물지만, 젊은 치매의 흔한 원인인 전두측두엽 치매를 들 수 있다. 전두측두엽 치매는 비교적 젊은 연령(50~60대)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알츠하이머병과의 주요 차이점 중 하나이다. 병리학적 변화는 서서히 진행되며, 감정적 둔감, 사회적 부적절 행동, 충동성 등이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의사소통 능력이 저하되면서 언어를 이해하거나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흔하다.
뇌의 단순 노화에서 '치매 뇌'로 바꾸는 생활습관은 무엇일까?

뇌의 단순 노화에서 ‘치매 뇌’로 바뀌는 나쁜 습관은?

그러면 단순 노화에서 치매 뇌로 병리적으로 바꾸게 하는 원인은 무엇을 들 수 있을까?

치매는 단순히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노화와는 다르다. 치매는 뇌에 병리학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발병하며, 이러한 변화를 촉진하거나 위험을 높이는 데 생활 습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특정 생활 습관이 뇌를 병리적으로 변화시켜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전두측두엽 치매 등의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1. 신체활동부족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신체활동부족이다. 운동 부족은 뇌로 가는 혈류를 감소시키고, 뇌의 신경세포 연결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성장 인자(예: BDN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의 생성을 저하시킨다.

2. 나쁜 식습관
둘째로는 나쁜 식습관인데, 고지방·고당분을 섭취하게 되면 혈관 건강을 해치고,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며, 뇌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은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알츠하이머병 원인)을 촉진한다. 또한 비만을 일으키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적 문제를 동반하며, 뇌의 혈관손상과 치매를 일으킨다.

3. 수면부족
수면 부족도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데, 수면이 부족하게 되며 뇌에서 베타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제거를 방해하면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발생시킨다.

4. 감정적인 문제
스트레스와 우울증은 뇌의 ‘해마(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부위)’의 손상을 발생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장기간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 신경세포 손상이 가속화되기 때문에 치매를 앞당길 수 있다.

5. 흡연과 음주
흡연은 열 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데 흡연 자체가 뇌혈관을 손상시키고 노화를 촉진시키는 산화 스트레스를 증가시켜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을 높인다. 또한 한국에서 너무나 관용적인 술도 치매를 일으킬 수 있는 정말 중요한 원인이다. 만성적인 음주는 뇌의 전두엽과 해마를 손상시키며, 뇌 위축과 인지 기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6. 사회적 고립
코로나 시기인 2020년부터 2023년 사이에 알츠하이머 발생율이 증가하였다. 원인으로 사회적 고립이 대표적으로 대두되었는데, 인간관계가 부족하면 뇌 자극이 줄어들고, 이는 신경 연결이 감소하고 뇌세포가 더 빨리 퇴화하게 만든다.

7. 인지 활동 부족
독서, 퍼즐, 악기 연주 등 뇌를 자극하는 활동이 부족할 경우, 뇌의 신경 회로가 비활성화되면서 병리적 변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저자는 치매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며, 한번 인연을 맺으면 그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짧게는 2, 3년 길게는 10~20년씩 함께 동행하는 의사이다.

치매의 원인도 증상도 너무 다양하지만, 환자를 진료하면서 정말 치매로 진행돼서 악화될 거 같았던 분들도 노력 여하에 따라서 정신을 되찾아가고, 못 걸어서 휠체어 신세를 지던 분들도 멀쩡하게 걸어서 진료실 안쪽으로 들어오는 것을 보게 된다. 뇌의 구조적인 변화는 인간 신체의 기능을 다 설명할 수 없고, 언제든지 호전될 수 있다는 것을 느낀다. ‘느리게 나이 드는 뇌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여러분께 위에서 설명한 치매를 예방할 수 있고 고칠 수 있는 다양한 지식을 제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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