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지 말고 나와서 친구 만나요! 청소년을 위한 '행복동행학교'
발행일 2025.01.09. 13:03
현대인에게 외로움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은 후, 고립과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점점 더 늘고 있다. 혹 입시와 진로를 앞둔 청소년은 어떨까? 누구보다 또래 친구를 원하고 있지만, 실제 놀이나 체험 활동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친구를 사귈 기회도 적고, 인터넷에 익숙해져 실제 대인 관계에서 더욱더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이 많다.
이런 청소년 시기에 함께 어울려 건강한 대인 관계를 형성해 나간다면, 이후의 고립, 은둔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성과공유회에 참석한 청소년들은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이곳을 많이 알게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 뼘은 더 성장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부모 도움 없이 외출도 꺼리던 청소년이 친구와 헬스장을 다니게 되고 센터에 놀러 가는 등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달라졌다. 발표하면서 눈물도 흘리고 ‘서울시 행복동행학교’에 더 다니고 싶다고 했다.
‘서울시 행복동행학교’에서는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했을까? 궁금한 생각이 들어 ‘서울시 행복동행학교’를 직접 찾아가 보기로 했다.
“요즘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가장 어려워 하는 부분이 친구 사귀는 것이라고 해요. 저희는 청소년들이 놀이와 체험을 기반으로 친구를 사귀고, 이를 통해 배려와 행복감을 가장 최우선으로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지원했습니다.”
외로운 청소년을 위한 ‘유스톡! 프로젝트’
식사부터 먼저 하는 것은 부담 없이 일상생활을 누리고 자연스럽게 친구들에게 다가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다양한 놀이와 감정 훈련 등을 배우고 외부 활동에 도전했다. 또 기수별로 주제를 정해 몰입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협동심과 자신감을 키웠다.
그 이유를 묻자 서현아 단장은 “관심이었어요”라고 답한다. “선생님들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을 돌보면서 꾸준히 나올 수 있도록 응원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물론 각각 트라우마가 있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계속 듣게 하는 것이 수월하진 않았다. 단체 활동을 하다가 간혹 공황 상태가 오거나 괴로운 생각이 들면 혼자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가서 쉴 수 있도록 했다.
학교로 찾아가는 ‘유스톡! 스쿨’
지난해는 양천, 서대문 근방의 5개 중학교에서 진행됐다. ‘유스톡! 스쿨’은 유스톡! 프로젝트와 달리 학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주어진 환경이 다르다. 그만큼 ‘유스톡! 스쿨’에서는 학교 부적응과 복지 위주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입시 등 학교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발산할 기회,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외부 활동을 통해 내보내도록 지원했다. 그렇지만 모두 고민은 비슷해 학업보다 친구 관계에 대한 고민이 훨씬 많았다.
지친 학부모를 응원하는 ‘보호자 자조모임’
그렇지 않아도 복도나 휴게실 곳곳마다 캐릭터들이 눈에 띄었다. 캐릭터는 귀엽기도 했지만 저마다 정체성이 뚜렷했다. 가방 속으로 숨는 거북이, 행복을 기다리는 사막여우, 알을 깨고 나와 어떻게 성장할지 고민하는 아기새 등 어쩌면 자신들과 닮아 이런 캐릭터를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한 아이는 캐릭터로 쿠션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사격 국가대표인 아이는 어제 대회에서 상을 탔다고 뿌듯해 하며 이야기하러 왔었어요. 간혹 집에서 우울한 생각이 들면 기타를 들고 ‘서울시 행복동행학교’로 오더라고요. 여기서 기타 치면서 친구들이나 선생님과 이야기하면 기분이 다 풀린대요.”
“아이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아닌 상대방을 중점에 두고 이야기하고 행동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자기 이야기만으로도 바쁘고 나와 다르면 표정이 달라지기도 했는데요. 서로 다른 걸 인정하면서 타인을 존중하는 방법을 깨닫고 맞춰가더라고요.”
물론 갈등도 있었다. 그렇지만 갈수록 그 해결 방법이 성숙해졌달까. 처음에는 그 점이 어려워 상처를 받거나 포기했던 아이들이 양보와 배려를 익히고 함께 즐거운 방안을 찾아갔다. 특히 지난해 몰입 프로젝트에서는 밴드를 했는데, 아이들이 서로 지지해 주고 해결하면서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무엇보다 담당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도 컸다. “저희가 한 건 기다려준 게 다였던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어준 것. 처음부터 안 된다고 하지 않고 말하는 그대로 들어준 건 데도 아이들은 위안을 받더라고요.” 그들은 손사래를 치며 쑥스러운 듯 말했다.
앞으로 바람도 있을까? 담당자들은 온·오프라인 활동을 병행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더 많은 청소년과 만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성과발표회에서 사업의 효과성과 아이들 소감 발표를 동시에 하게 된 만큼 연구 발표 중 아이들에게 혹시나 상처가 될까 싶어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그런데 아이들이 오히려 뿌듯해 하며 공감해 줘 기뻤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이곳을 정말 좋아한다는 건 굳이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이제 졸업(회차를 마침)을 해서 수업도 없지만 센터에 와서 놀고 있었다. 인터뷰가 궁금하다고 슬쩍 문 앞에 오기도 하고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한다. 누구보다도 붙임성이 좋고 적극적인 아이들이다.
어떤 이유로 사회와 친구들과 거리가 생긴 청소년들이 자신감을 찾으며 친구 관계를 익히는 곳. ‘서울시 행복동행학교’가 더 많은 청소년과 만나길 소망한다. 그리고 분명 이후에 찾아올지 모를 외로움과 고독의 극복 방법을 일찍 체득한 만큼. 잘 헤쳐나가리라고 본다.
서울시 행복동행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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