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복지상 주인공, "봉사하다 집수리 전문가가 다 되었어요"

시민기자 엄윤주

발행일 2024.10.07. 16:10

수정일 2024.10.07. 17:58

조회 1,661

2024 ‘서울시 복지상’ 대상을 받은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 ©엄윤주
2024 ‘서울시 복지상’ 대상을 받은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 ©엄윤주
서울시에서는 매년 이웃에게 남다른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며 건전한 시민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기여한 시민과 단체에게 ‘서울시 복지상’을 시상한다. ‘서울시 복지상’은 나눔 문화를 조성하며, 따뜻하고 안심할 수 있는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2003년 제정돼 올해로 22회째를 맞고 있다.

올해는 지난 9월 5일 시상식이 있었으며, 수상자는 복지자원봉사자, 후원자, 종사자 3개 분야로 나누어 대상 1명과 최우수상 3명(각 분야 1명씩), 우수상 6명(각 분야 2명)으로 총 10명(팀)이 선정되었다. 이번 수상자들은 심사과정에서 시민사회의 파급성, 효과성, 지속성, 봉사활동 전문성, 자원봉사 체계성 항목들을 고려해 가장 우월하고 기여도가 높은 대상자들이 선정되었다고 한다.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은 17년간 주거환경이 열악한 저소득 가구의 집수리 봉사를 펼치고 있다. ©엄윤주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은 17년간 주거환경이 열악한 저소득 가구의 집수리 봉사를 펼치고 있다. ©엄윤주
2024 ‘서울시 복지상’ 대상은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한 저소득층 이웃을 위해 집수리 봉사를 펼치고 있는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이 수상했다.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은 전문기술자 등 38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체로 무려 17년간 꾸준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월 1회를 주기로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펼친다.

9월 마지막주 토요일, 서울 성북구 장위동 주택가에서 진행된 집수리 봉사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을 직접 만나보았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소중한 주말을 반납하고, 따뜻한 봉사를 펼치는 봉사단원들의 얼굴에는 이날 화창한 날씨만큼 환한 미소가 담겨 있었다.
집수리 봉사는 전기, 도배, 장판, 보일러, 싱크대 공사 등 집수리에 필요한 전 분야를 아우른다. ©엄윤주
집수리 봉사는 전기, 도배, 장판, 보일러, 싱크대 공사 등 집수리에 필요한 전 분야를 아우른다. ©엄윤주
누군가는 휴일 달콤한 늦잠에 빠져 있기 좋은 이른 아침, 장위동 골목에 위치한 집으로 삼삼오오씩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공통적으로 입고 있는 작업복 조끼에는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이란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이날 집수리 작업은 도배와 싱크대 교체로 저소득 취약계층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다. 작업을 위해 바로 누가 먼저일 것도 없이 모두 솔선해 저마다의 위치에서 철거 작업이 시작되었다.

아침 일찍 현장에 나온 성북구청 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은 성북구에서 집수리를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단체입니다. 이 분들만 있어도 집 한 채는 거뜬히 지을 수 있을 정도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최정예요원들이죠”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 들었다.

일사천리로 빠르게 전개된 철거 작업에는 여성 봉사자들의 손길도 함께 담겼다. 철거작업 과정에서 떨어진 파편과 먼지들이 이들의 머리 위로 뽀얗게 내려앉기도 했지만, 누구 하나 개의치 않고 바로 도배작업을 이어갔다.
도배작업은 수혜가구의 만족도도 높다. ©엄윤주
도배작업은 수혜가구의 만족도도 높다. ©엄윤주
도배작업이 완성되어 새롭게 거듭난 취약가구의 방 안 모습 ©엄윤주
도배작업이 완성되어 새롭게 거듭난 취약가구의 방 안 모습 ©엄윤주
“처음에는 몇 명이서 금요일마다 우정을 나누는 모임을 만들자는 뜻에 친목모임으로 시작했어요. 단체명에 들어 있는 ‘금우’가 그런 뜻이죠. 그러다 점차 이왕 모이는 김에 다 함께 가까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를 펼쳐보자 하고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성북천을 따라 쓰레기를 줍고 정화활동을 펼치다가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로 집수리 봉사를 하기 시작했죠. 봉사가 반복되면서 주변 사람들이 하나, 둘 들어오고, 이제는 다양한 연령층에 38명이 모여 활동 중입니다.”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 초대 회원 마권수 고문은 17년이나 되는 봉사단의 역사를 알기 쉽게 들려주었다.

봉사단에는 마치 봉사가 대물림 되듯 최근 신입회원으로 들어온 젊은 청년부터 초대 회원인 어르신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도 돋보였다. 회원 모두가 전문가는 아니었는데, 봉사를 꾸준히 해오면서 몇 년 사이 도배 전문가가 되었다는 회원도 있었다. 이들은 관내 어려운 청소년에게 장학금 지원활동도 펼치고 있다.
17년간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의 초창기 사진과 현재의 모습이 그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엄윤주
17년간 봉사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의 초창기 사진과 현재의 모습이 그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엄윤주
다른 봉사단체에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을 찾아올 정도로 실력이 탁월하다. ©엄윤주
다른 봉사단체에서 기술을 배우기 위해 성북금우 집수리 봉사단을 찾아올 정도로 실력이 탁월하다. ©엄윤주
봉사는 전기, 도배, 장판, 보일러, 싱크대 공사 등 집수리가 필요한 전 분야다. 실력을 겸비한 전문가들이 많아 인근에 위치한 대학교 봉사단체에서 기술을 배우기 위해 방문할 정도다.

2011년에는 우면산에 산사태가 일어났을 때 관내를 넘어 서초구에 위치한 3가구 집수리 봉사활동을 펼쳤다고 한다. 집수리 봉사는 도배 등 작업 특성상 사전 답사로 꼼꼼히 실측 후 진행되어 수혜가구의 만족도도 높다.

유효상 회장과 회원들은 강산이 변할 정도로 오랜 기간 꾸준한 봉사활동이 이어지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봉사의 맛에 중독되면 어떤 맛보다 특별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휴일을 반납하고 진심을 다해 서로서로 봉사활동을 펼치는 팀원들이 자랑스럽다고도 했다.

봉사현장에서 이들의 미소를 보며 왜 봉사가 쉼표가 아닌 느낌표로 비유되는지 공감할 수 있었다.

시민기자 엄윤주

서울 토박이 숲해설가 입니다. 숲을 즐겨 찾는 저를 따라 서울의 초록 숲 산책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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